[그래픽=홍영주 기자]

오랜 시간 지체돼왔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의 재건축이 활기를 찾으며 초고층 마천루 대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여의도 일대는 1970년대 조성돼 ‘반백 살’이 임박한 아파트 단지가 즐비해 노후화가 극심한 지역이다. 이에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가 많았지만 지난 2018년 ‘여의도 마스터플랜’ 이슈 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각종 심의가 수차례 보류되는 등 부침을 겪은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35층 룰’ 폐지에 이어 ‘여의도 금융 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을 수립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았다. 계획안에서 중심상업지역은 용적률을 1,000%까지 적용하고, 각종 높이규제를 폐지해 초고층 국제 금융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특히 친환경, 창의·혁신디자인을 적용할 경우 용적률을 1,200% 이상 완화할 수 있는 내용까지 담겼다. 이에 각 사업장은 사업시행자·대행자 등 신탁방식과 조합설립방식을 토대로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서울시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를 개정해 조합설립인가 이후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게 된 점도 새로운 흐름을 낳았다. 여의도 일대 첫 시공자 선정 단지로는 한양아파트가 유력한 상황이다.

 

[그래픽=홍영주 기자]
여의도 주요 재건축 단지 현황(2023.6.21. 기준) [그래픽=홍영주 기자]

 

▲지구단위계획안 발표로 마천루 아파트 건립 가능성 열려… 여의도 초고층 첫 시공권 주인에 이목 집중


서울시는 지난 5월 25일부터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 공람에 들어갔다. 이로써 여의도 일대에 50·60층대의 초고층 마천루 아파트 건립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런 호재 속에 여의도 첫 초고층 시공자 선정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가 발표한 지구단위계획안의 골자는 금융기관이 밀집된 여의도 일대를 대상으로 용도지역 상향과 더불어 용적률 인센티브, 높이 완화 등의 지원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심상업지역은 용적률을 1,000%까지 부여한다. 더불어 친환경, 창의·혁신디자인을 적용하면 추가로 1,200% 이상 완화할 수 있게 된다. 또 시는 지난 3월 조례개정을 통해 올 7월부터 조합설립 후 시공자 선정을 가능토록 해 여의도 일대 첫 입찰 공고가 가시화되고 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사진=서울시]
여의도 한양아파트 [사진=서울시]

주인공은 한양아파트다.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지난 1975년 최고 12층 8개동 588가구 규모로 입주했다. 지난해 8월 KB부동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하고 올해 1월에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

향후 최고 54층 1,000가구 규모의 신축 단지로 탈바꿈한다는 구상이다. KB부동산신탁은 조만간 시공자 선정 공고를 내고 여의도 일대 첫 시공권 주인을 찾을 계획이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국내 정상급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의도 한강변 스카이라인 계획안 [사진=서울시]
여의도 한강변 스카이라인 계획안 [사진=서울시]

 

▲신탁방식의 원조는 여의도… 사업시행자 지정·고시 등 활기


지난 2016년 도입된 신탁방식은 초기 여의도 일대에서 주로 채택됐다. 여의도가 신탁방식의 원조 격인 셈이다. 최근에도 신탁방식 추진 단지가 늘면서 사업시행자로 지정·고시되거나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첫 시공자 선정에 나설 한양아파트와 더불어 시범, 공작, 광장3~11동, 삼익, 은하 등이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사진=서울시]
여의도 시범아파트 [사진=서울시]

먼저 시범아파트의 경우 지난 1971년 준공된 노후 단지로 2017년 6월 한국자산신탁과 손잡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최고 13층 24개동 1,584가구로 구성됐다. 향후 재건축을 통해 최고 65층 2,500가구의 초고층 아파트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신통기획안을 확정하고 올해 2월에는 안전진단을 마무리지었다. 현재는 정비계획 변경을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공작아파트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공작아파트 [사진=서울시 제공]

공작아파트도 한양아파트에 이어 지난 2월 KB부동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고시했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50층 582가구를 건립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최고 12층 4개동 373가구 규모다.

 

여의도 광장아파트 현황 [그래픽=홍영주 기자]
여의도 광장아파트 현황 [그래픽=홍영주 기자]

광장아파트는 지난해 9월 대법원 판결로 분리재건축이 확정됐다. 이에 3~11동과 1·2동이 각각 사업시행에 나선다. 광장3~11동은 한국자산신탁을 2019년 6월 사업시행자로 지정했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56층 1,020가구의 초고층 단지를 계획하고 있다. 3~11동은 최고 12층 8개동 576가구로 이뤄졌다.

이곳은 지난 2월 주민총회를 개최하고 설계업체 등 협력업체 선정을 마쳤다. 이어 지난달 30일 시에 신통기획 주민제안안 접수까지 완료했다. 앞으로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 등 절차를 진행해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 짓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될 시 이르면 내년 상반기 내 시공자 선정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 외에도 여의도 삼익 329가구(한국토지신탁 MOU), 여의도 은하 360가구(하나자산신탁 MOU) 등이 신탁방식을 적용해 사업을 추진한다.

 

▲‘여의도 1호 조합’ 목화부터 대교, 삼부, 광장1·2동 등은 조합방식으로 간다


여의도가 신탁방식만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여의도 1호 조합설립인가’ 목화아파트부터 대교, 광장1·2동, 삼부, 진주 등은 조합방식으로 재건축에 나선다.

 

목화아파트 전경 [사진=네이버 거리뷰]
목화아파트 전경 [사진=네이버 거리뷰]

목화아파트는 1977년 준공돼 지난해 9월 여의도 첫 조합설립 사업장으로 주목받았다. 이곳은 현재 최고 12층 2개동 312가구로 구성됐다. 향후 50층에 육박하는 초고층 단지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주민들의 추진 열기가 뜨거워 조합설립인가 당시 약 94%의 동의율을 보였다. 이 단지는 조합방식과 신통기획으로 재건축을 진행한다. 지난 2월 시에 신속통합기획 주민제안 접수를 마쳤다. 안전진단은 2021년 1월 E등급으로 통과했다.

최인식 조합장은 “우리 아파트는 재건축 동의율이 94% 이상이며, 최근 신통기획 동의서 징구 때도 3주 만에 68%의 동의율을 보일 정도로 소유주들의 참여 의지가 높다”며 “현재 신통기획안에 대해 시와 논의하고 있으며 관련 보완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대교아파트  [사진=네이버 거리뷰]
대교아파트  [사진=네이버 거리뷰]

대교아파트의 경우 지난 1975년 입주했다. 지금은 최고 12층 4개동 576가구로 구성됐다. 향후 최고 59층 999가구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당초 인근 화랑, 장미아파트와 통합 재건축을 구상했지만 지난해 단독 재건축으로 방향을 정했다.

이 일대는 지난 2월 추진위원회를 승인받고 3월에는 신통기획 주민제안안을 제출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추진위 승인 3개월 만에 조합설립을 위한 법정 동의율 75%를 확보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지난 3월 25일 신속통합기획 주민제안안 제출을 마치고 현재 지자체에서 검토 중에 있다”며 “오는 8월 중 총회를 개최해 정비업체, 설계업체 등 선정을 마치고 연내 창립총회를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광장아파트 1·2동 [사진=네이버 거리뷰]
광장아파트 1·2동 [사진=네이버 거리뷰]

광장아파트 1·2동은 올해 1월 89.28%의 높은 동의율로 추진위원회 승인을 마쳤다. 2개동을 합쳐 최고 14층 168가구 규모다. 지난 2월에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고 3월 정밀안전진단 예치금을 납부해 안전진단을 진행 중이다. 추진위는 오는 9월 경 관련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이달 17일 주민총회에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등 협력업체 선정을 마치고 설계와 관련한 주민설문조사를 준비 중”이라며 “이르면 7월 말 주민 설문조사를 시작해 올해 초가을까지 소유주들의 의견을 취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삼부아파트 [사진=심민규 기자]
서울 여의도 삼부아파트 [사진=심민규 기자]

지난 1975년 건설된 삼부아파트는 최고 15층 10개동 866가구 규모로 들어섰다. 지난 2020년 8월 추진위원회를 승인받았다. 현재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서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진주아파트의 경우 지난 2018년 한국토지신탁을 예비신탁사로 선정하는 등 신탁방식을 선택했으나, 현재는 조합방식으로 전환했다. 규모는 최고 12층 4개동 376가구다. 지난 2021년 정비계획 입안제안을 마치고 보완작업 중이다. 조만간 구청이 주관하는 정비계획과 관련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연내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호준 기자 leejr@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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