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전세가격 차이 큰 곳이 대상

매매 계약금으로 매입 ‘무피투자’

뉴타운 속 길음동 아파트값 출렁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지역 내 아파트의 가격이 출렁이고 있다. 이 일대는 실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역세권, 중소형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그동안 안정적인 가격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2014년 하반기 이후 가격변동이 심상치 않다.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차이를 공략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나타나며 매매, 전세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길음뉴타운 일대 아파트 가격과 시장분위기를 짚어 봤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말부터 부동산 투자 모임이나 지방 투자자들로부터 길음동 일대 저평가된 아파트에 대한 향후 가격 상승가능성에 대한 소문이 돌면서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급등했다. 단기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늘어난 것이다. 


갭투자란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gap)가 최저치로 줄어든 상황에서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 급매물을 매입 후 기존 전셋값보다 높게 임대하여 투자자금 회수는 물론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방식을 말한다. 서울 전역에 퍼져 있는 전세난, 대출부담이 적은 저금리, 길음동 일대 주거환경 개선에 따른 시세차익 가능성이 갭투자 행태를 더욱 부채질했다.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전세난을 틈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전세매물을 내 놓으면서 전셋값마저 급등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은 갭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지역이다. 보다 적은 투자 금액으로 단기 시세차익 목적의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길음동 일대 아파트 전세가율은 86.70%로 서울 전체 (68.89%)는 물론 성북구(82.22%)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호당 평균 매매-전세’ 가격으로 분석해보면 서울 전체의 경우 호당 매매-전세가격의 격차가 1억7,223만원인데 반해 길음동의 경우 6,398만원에 불과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을 매입 후 전셋값 상승 분위기에 맞춰 오른 가격에 전세를 놓을 수 있다면 매매 계약금만으로 매입할 수 있는 속칭 ‘무피투자’도 가능하다. 


길음동에서 부동산 중개 사무소를 운영 중인 개업공인중개사는 “작년 말부터 지방 투자자들이 길음동 일대를 돌며 소형 아파트 위주로 몇 채씩 사곤 했다”며 “이후 부동산 관련 투자모임에서 길음동이 언급되면서 투자 수요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전세 아파트 매물을 비싸게 내놓기 시작하면서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와 투자는 이론적으로 구분이 가능할 뿐 실제 양자의 차이는 딱 잘라 구분하기 어렵다. 오죽하면 “내가하면 투자, 남이 하면 투기”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다. 


소액 자본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지만 최근 열풍처럼 번지고 있는 갭투자를 단순한 투자의 트렌드로 치부하기에는 그 위험이 크다. 길음동의 경우처럼 투자자들이 전세매물 품귀를 이용해 비싸게 내놓은 전세 아파트로 전셋값 상승은 더 커지고 있어 전세입자의 시름은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또 갭투자는 전셋값의 지속적인 오름세가 전제가 되어야 하는데 향후 전셋값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세입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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