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이후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일반분양, 미분양가구 추이 [그래프=부동산인포 제공]
2006년 이후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일반분양, 미분양가구 추이 [그래프=부동산인포 제공]

최근 일부 지역에서 거래가 증가하며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아파트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2월15일 기준 서울 아파트매매거래량은 1,220건으로 지난해 5월(1,737건) 이후 8개월 가운데 가장 많이 거래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미분양 증가에 고금리 등 악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재고 아파트 거래가 회복되지 않은 바닥론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지난 2021년 호조를 보였던 주택시장은 2022년 꺾인 후 올해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18.38%를 기록했지만 2022년은 -3.43%로 하락 전환됐다. 1월 들어서도 -1.91%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분양이 급증한 분양시장 분위기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가구는 6만8,000여 가구로 2012년(7만4,835가구) 이후 10년 중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인포가 거래량, 가격변동률, 분양가구, 미분양가구 통계 분석을 통해 집값 바닥론 짚어 봤다.

▲저조한 거래량, 적체중인 미분양 리스크 여전=부동산인포가 2006년부터 2022년까지의 매매거래량(출처: 한국부동산원), 일반분양(출처: 부동산R114), 미분양가구(출처: 국토교통 통계누리) 추이를 살펴보면 매매시장과 미분양은 반비례 관계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6년 72.1만건을 기록했던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는 2007년 53.9만건까지 감소했다. 이 기간 전국 미분양 가구는 10만가구를 넘었고 2008년에는 리먼브라더스 사태까지 터지며 16.5만가구까지 치솟았다.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면 수요자들은 신규분양으로 눈을 돌린다.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분양아파트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분양도 이때 소진이 빨라진다.

2020년 당시 전국 아파트매매 거래는 약 93.4만건을 기록했고 가격도 올랐다. 결국 미분양가구 소진으로 이어져 당시 전국 미분양가구는 1만9,005가구까지 줄었다.

하지만 금리인상 여파로 2022년 매매거래는 29.8만건까지 급감했고 분양시장도 함께 위축 돼 1년 새 미분양가구는 약 3.9배가 증가한 6만8,107가구로 급증한 것이다.

2006년 이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거래량 추이 [그래프=부동산인포 제공]
2006년 이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거래량 추이 [그래프=부동산인포 제공]

▲거래량과 가격변동률 비례하나=통상 거래와 가격의 흐름은 유사하다. 다만 거래가 늘어도 당장 시세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급매나 저가매물 위주의 거래는 거래량을 늘지만 가격 변동률은 마이너스가 된다. 가격이 플러스 변동률을 기록하려면 종전보다 오른 가격의 물건들이 거래돼야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거래가 감소했지만 가격이 오른 경우도 있다. 2021년은 2020년에 비해 거래량이 감소했지만 가격 변동률이 매우 높다. 이 시기는 매도자들이 가격을 올리거나 매물을 거두는 등 매도우위 시장으로 오른 가격에 매입을 하는 매수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거래 빈도는 줄었지만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2022년엔 거래급감과 함께 변동률(-3.43%)도 크게 하락했다. 이때는 시중에 싼 매물이 증가했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적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바닥’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좋아할 만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 증가 소식도 전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평년보다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지역 2020년 월평균 아파트매매거래는 6,749건이며 △2021년 3,498건 △2022년 1,000건 등의 순이다. 올해 1월 1,220건은 지난해 평균보다는 많긴 하지만 이전해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다.

월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 추이 [그래프=부동산인포 제공]
월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 추이 [그래프=부동산인포 제공]

▲거래 회복이 중요=결국 지금의 시장은 집값 ‘바닥론’을 논할 단계는 아니란 얘기다. 현 주택시장은 고금리, 거래량 감소, 미분양 증가, 신규분양 감소 등 악재들이 산재해 있다. 3.50%인 기준금리에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불안정한 상황이다.

결국 최근 거래 증가는 저가, 급매물 일부의 일시적 소진된 것으로 거래 분위기가 계속되기는 쉽지 않다. 일부에서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높이려는 움직임도 분위기를 꺾는 일이다.

다만 정부가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최근 시중 대출금리보다 낮은 특례보금자리론(최저 3.25~4.55%)이 출시했고 지난 7일에는 1기신도시를 비롯한 노후계획도시들의 정비를 위한 특별법의 주요 골자를 확정·발표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바닥은 지나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며 “현재의 거래 수준으로 봤을 바닥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전후로 지난해 거래량의 70% 안팎을 기록할 만큼 거래가 이뤄져야 바닥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바닥에 집중하기 보다는 시중 매물이 어떻게 나오고 들어가는지 봐가면서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매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홍영주 기자 hong@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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