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산성동에 대한 애정

30대 젊은 시절부터 40년 이상 살아 온 제2의 고향

청계천 이주민 정착지… 주민 서로 도우며 동네 일궈


성공 재개발 위한 통합과정

사업 초기 3개 가칭 재개발 추진위원회가 치열한 경쟁

추진위 통합된 후 사업 활기… 이달 중 승인 신청 예정


재정착률 높이기 위한 사업성 확보

개략적인 사업성 분석 결과 비례율 141% 이상 나올 듯

법적상한용적률 추진해 조합원 분담금 최소화에 역점



“우리 동네가 어떻게 만들어진 줄 아십니까? 주민들의 노역으로 만들어진 곳이에요. 청계천에서 쫓겨나다시피 해서 정착한 주민들입니다. 지금은 그나마 사람이 살만한 동네이지만, 이주 초기에는 집이 없어서 흙으로 집을 만들었을 정도입니다. 함께 고생해 온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만큼 정도 많습니다. 재개발이 완료돼도 지금처럼 주민들이 함께 사는 아파트를 만드는 것이 최고의 목표입니다.” 안중선 산성동 재개발 추진위원장에게 산성동은 고향과 다름없는 곳이다. 허허벌판인 산성동에 집이 한두채 들어서 사람 사는 동네를 만들기까지 청춘을 바쳤다. 30대에 정착해 이미 40년 이상을 거주해 고향에서보다 오랜 시간을 이곳에서 살아왔다. 이런 산성동에도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재개발예정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인 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안 위원장은 자신과 주민의 손으로 만든 산성동이 재개발을 통해 보다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추진위원회 승인을 위한 동의율이 거의 확보된 것으로 알고 있다.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현재 전체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 동의율을 확보해 막바지 추진위원회 신청 준비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 이달 중에는 추진위원회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성남시에서도 적극적으로 행정업무를 도와주고 있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내달 중순경에는 추진위원회를 승인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 덕분에 사업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그동안 경쟁을 벌였던 추진위원회와 최근 통합을 했다. 추진위원회를 통합하게 된 이유는=당초 우리 구역에는 가칭 추진위원회가 3곳이 있었다. 다수의 추진위원회가 경쟁을 하는 것은 다른 구역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경쟁이 반드시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추진위원회가 경쟁을 통해 보다 좋은 사업 방향을 모색하고, 사업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추진위와 조합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통합이 필요했다. 재개발을 추진하는 목적은 모든 가칭 추진위원회가 같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동네를 발전시키고, 주민 생활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러한 뜻을 모아 지난 5월 가칭 추진위원회 1곳을 통합한데 이어 지난 6월에도 나머지 한 곳과 재개발사업을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추진위원회 통합에 대해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나=대부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아무래도 가칭 추진위원회가 서로 경쟁하다보면 주민들은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다수의 가칭 추진위가 존재하면 동의서를 제출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추진위원회가 통합되면서 재개발사업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물론 통합 과정에서 힘든 점도 많았다. 3개의 가칭 추진위원회를 통합하다보니 추진위 동의서를 3번이나 걷어야 했다. 최초 추진위에서 징구하고, 1차 통합 후 다시 징구해야 했다. 또 이번 2차 통합 후에도 새로운 동의서를 받았다. 그럼에도 주민들이 싫은 내색도 하지 않고 동의서를 제출해 주셨다. 주민에게 보답하는 방법은 신속하게 재개발을 추진해 조합원들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통합 과정 외에 다른 힘든 점은 없나=재개발사업이란 것이 간단하지 않다. 처음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사업을 추진할수록 힘든 사업이다. 일부 주민들은 추진위원장이면 큰돈을 버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도 알지 못하는 이익이 있으니까 추진위원장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동네 발전에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동네 어르신은 물론 젊은 사람들도 안부를 물었다. 하지만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의심의 눈초리로 변했다. 근거 없는 의심을 받다보니 스트레스가 심해 건강까지 해쳤다. 집사람도 병을 얻었다. 미안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여기서 그만 두면 의심을 사실로 여겨질 것이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처음의 마음을 잊은 적이 없다. 사업을 마치고 ‘그래도 안중선이가 일은 잘 했네’라는 말을 듣고 싶다.


▲산성동은 성남에서도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구역 내 주민들의 겪고 있는 불편함은 무엇인가=불편함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이건 생존이 걸린 문제로 봐야 한다. 단순히 건물이 낡은 것만이 아니다. 여름 장마철이나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날이면 집에서 잘 수 없다. 언제 건물이 무너져 내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동사무소 숙직실에서 자는 경우도 허다했다. 눈·비가 오는 날이면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공무원도 숙직을 한다. 좁은 도로로 인해 화재의 위험에 항시 노출되어 있다. 소방도로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주차장이 부족해서 도로에 주차된 차들로 통행이 어려울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저녁이면 어김없이 고성이 오간다. 몸이 불편해서 택시라도 타려면 통행이 불편하기 때문에 죄인이 된다. 심지어는 장의차가 들어오지 못해 주차된 차를 일일이 정리하고서야 운구할 수 있었다. 주거환경개선이 시급하다.


▲재개발사업은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사업추진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재개발을 통한 사업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동의서 징구를 위한 개략적인 사업성을 검토해본 결과 개발이익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시된 정비계획에 따르면 용적률 265%를 적용할 경우 3,583가구를 건립하게 된다. 개략적인 사업성 분석이기 때문에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비례율이 약 141%~160%로 상당히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물론 향후 분양가나 감정평가금액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현재 계획만으로도 충분한 사업성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된다. 여기에 법적상한용적률을 적용하면 최고 300%까지 상향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분담금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보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방안은=무엇보다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재개발을 추진하는 기간이 줄어들수록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그만큼 사업 경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법적상한용적률 적용도 반드시 추진해야 할 상황이다. 용적률이 높아질수록 사업성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또 현재 상황에서는 사업비를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심지어 식사도 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직접 밥을 지어 해결하고 있다. 사소한 부분에서도 소홀하지 않기 위해서다. 내 돈이 아깝다면 남의 돈도 아까운 법이다. 단순히 월급을 받기 위해 추진위원장이라는 자리에 앉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주민과 사업을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재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산성동은 서울 청계천 등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만든 곳이다. 당시 서울에서 거주하던 사람들이 개발을 이유로 쓰레기처럼 이곳에 버려졌다. 이른바 광주대단지가 바로 이곳이다. 집이 없어서 흙과 돌로 집을 지었다. 이곳에 터를 잡은 사람들이 서로 도와 노역으로 일궈낸 곳이다. 심지어 물이 없어서 새벽부터 양동이로 퍼 날라야 했다. 조금이라도 늦는 날에는 그나마 우물에서 물도 풀 수 없었다. 화장실은 드럼통을 뭍은 것이 전부였다. 장마철이면 화장실에서 나오는 구더기로 길에 가득 찼다. 그렇게 힘들게 살아온 사람들이 바로 동네 주민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동네를 만들어 세금을 내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나 시에서 주민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 단순히 금전적인 보상인 아닌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고맙다는 말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을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은 도움을 부탁드린다. 사업이 완료되면 명품아파트를 건설해 주민들에게 보답하겠다. 재개발이 완료된 후 주민들의 웃음을 보는 것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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