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가 공공성을 대폭 강화해 추진된다. 명칭도 뉴스테이 대신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바뀌었다. 정부가 공공임대주택을 확보하기 위해 뉴스테이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초기 임대료를 낮추고,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등의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토대로 국토교통부와 인천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 공모 접수가 한창 진행 중이다. 후보구역에 대한 선정·발표는 오는 3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나친 공공성 강화로 향후 임대사업자들에 대한 정비사업 참여율이 낮아질 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무주택자 우선 공급, 주거복지


정부가 ‘뉴스테이’ 간판을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바꿔 달았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성을 크게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게 골자다.


국토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르면 우선 임대료 규제 부문이 수술대 위에 올랐다. 기존 뉴스테이에서는 임대료 상승률만 연 5%로 제한해왔지만,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에서는 초기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90~95%로 묶인다. 


신혼부부와 청년주택 등 특별공급 물량에는 이보다 낮은 70~85%가 적용된다. 임대료 상승률은 종전과 동일한 연 5% 수준을 유지한다.


이와 함께 입주 요건도 강화시켰다. 무주택자들을 대상으로 우선 입주권을 부여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기존 뉴스테이는 만 19세 이상일 경우 주택 소유 여부나 소득 등의 제한을 두지 않고 청약이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모든 물량이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된다.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고, 미달한 주택에 한해서만 유주택자에게 입주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사업장별로 총 가구수의 20% 이상 물량은 청년층과 신혼부부 등 정책지원계층에 별 공급한다. 정책지원계층은 전년도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의 120% 이하인 19~39세 1인 가구, 혼인 기간이 7년 이내인 신혼부부, 고령층 등이 대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뉴스테이는 임대료가 비싸고, 입주자격 제한이 없어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한계가 있었다”며 “공적 지원과 공적 규제의 강도에 따라 재편한 공공지원 민간임대를 통해 서민 주거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 평가항목에 따라 후보 선정


국토부는 기존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도 공공지원 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동시에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서를 반드시 첨부해야만 공모 신청이 가능하도록 정했고, 평가지표에 재정착 임대주택 공급 계획 등을 포함하면서 공공성도 강화했다.  

우선 공공지원 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 후보구역 선정을 위한 별도의 평가지표를 마련해 동의하는 주민들이 많을수록 높은 배점을 받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즉, 동의하는 주민 비율이 높을수록 후보구역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공모 평가지표에 따르면 주민동의율 등 지표 신설 및 비중을 기존 15점에서 35점으로 강화했다. 또 공공지원 민간임대 수급균형 지표를 신설해 정비구역과 주변 지역들의 균형 발전을 도모했다. 여기에 임대시세와 매수가격 비율 및 임대사업 적합성 지표도 신설하는 등 사업 현실화에 대한 가능성도 평가항목에 포함시켰다. 아울러 정비구역 내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조합원과 세입자 등의 재정착률을 높이기 위한 재정착리츠 방식도 도입한다.

실제로 지자체가 평가하는 일반평가지표 항목에는 주민동의율, 정비구역 내 폐공가 비율, 정비사업의 정체기간, 추진단계, 매도의향가격 비율, 임대시세·매수가격 비율, 재정착임대주택 공급 계획 등이 포함됐다. 현장실사평가지표 항목으로는 사업시행자 추진의지, 지자체 추진의지, 공공지원 민간임대사업 준비도, 공공지원 민간임대 수급균형, 임대사업 환경 등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

한편, 국토부는 주민의결 등을 거쳐 기존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 추진을 철회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할 계획이다.




인천, 공모에 최대 10곳 관심


전국 각 지자체 중 공공지원 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을 위한 공모에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인천시다. 당초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을 통해 일부 지지부진한 사업장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공공지원 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는 국토부 주거복지로드맵에 맞춰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먼저 공공지원 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 공모에 나선 상황이다.

시에 따르면 이달 31일까지 관내 조합들에게 공모 관련 서류를 접수 받은 뒤 내달 초 평가를 거쳐 국토부에 해당 사업장을 후보구역으로 추천할 계획이다. 이후 국토부는 내년 3월 말 최종 사업구역을 선정·발표에 나선다. 현재까지 시는 인천지역 내 100여곳의 사업장 중 8~10곳에서 공모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시 관계자는 “장기간 정체되고 있는 정비사업장에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제도를 활용하겠다”며 “이달 말까지 공모 신청을 받은 뒤 국토부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천지역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장이 몰려 있는 곳이다. 지난 2015년 청천2구역과 십정2구역이 시범사업장으로 지정된 이후 송림초교주변구역, 금송구역 미추8구역 등 총 11곳에서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이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청천2구역과 십정2구역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아 이주 단계가 진행 중으로,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송림초교주변구역과 미추8구역은 임대사업자와 매매계약을 체결했으며,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준비 중이다. 나머지구역들은 우선협상대상자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거나 목전에 두고 있다.



공공성 강화만… 부작용 우려


정부가 공공지원 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을 통해 공공성을 강화한 반면, 지지부진한 정비사업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정책 배려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지원 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에서 공공성 강화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사업성 저하를 우려한 건설사와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자의 참여도가 저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초 뉴스테이의 핵심은 침체된 사업장에 대한 용적률 상향으로 사업성을 높여 건설사들의 참여를 독려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상향된 용적률만큼 조합원분양분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분양분은 기업형 임대주택 임대사업자가 일괄 매입해 8년 동안 임대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했다. 시공자로 선정된 건설사로서는 단순 도급 공사비만 부담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없기 때문에 부담 없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공공지원 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에서는 사업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 빠졌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공공지원 주택에 대해서만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이 경우에도 공공임대 기부채납 등 공공기여를 의무화했다. 아울러 지역별 여건에 따라 용적률 상향분의 50%에 대해 공공임대로 기부채납하거나, 상응하는 금액을 현금으로 납부토록 정했다. 초기 임대료를 규제한 부분도 기업형 임대사업자들의 사업 참여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자는 “당초 뉴스테이에서 임대료 인상률이 연 5%로 제한된 상황”이라며 “공공지원 민간임대를 통해 초기 임대료까지 규제하면 의무 임대기간 8년 동안 전체적인 사업수익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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