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이 서울시내 재개발사업장 중 처음으로 신탁방식을 도입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곳은 지난달 27일 정기총회에서 사업대행자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토지신탁을 선정했다. 현재 조합원들의 신탁등기를 통해 사업대행자 지정·고시를 받기 위한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조합은 신탁방식으로의 재개발사업 전환 요인을 공사비를 포함한 사업비용 절감과 시간단축, 분양수익 증가 등을 통한 사업성 극대화를 꼽았다. 이와 함께 구역 내 종교부지 3곳과 재개발사업 관련 협의도 원만하게 이끌어내면서 본격적인 재개발사업 진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형용 흑석11구역 조합장을 만나 신탁방식을 도입하게 된 계기와 향후 예상되는 사업 일정 등에 대해 들어봤다.

최형용 조합장 | 흑석11구역 재개발
최형용 조합장 | 흑석11구역 재개발

▲흑석11구역은 서울시 내 재개발구역 가운데 처음으로 신탁방식을 도입한 제1호 사업장으로 주목 받고 있다. 신탁방식을 도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초기 사업비용 조달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심을 갖게 됐다. 흑석11구역은 서울시 공공지원제를 적용 받는 사업장으로서 사업시행인가 이후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다. 시공자를 선정할 때까지 소요되는 비용은 서울시 정비사업 융자금으로 조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집행부는 추진위원회 시절 시에서 10억원의 융자금을 지원 받아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조합 단계에서는 융자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시가 조합 존립에 관한 소송이 진행 중인 곳 등은 융자지원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당시 흑석11구역은 조합설립인가취소 소송에 얽히면서 시의 융자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신탁사들의 정비사업 참여가 가능해졌다. 조합은 사업대행자 방식으로 재개발사업을 추진할 경우 자금조달 문제 해소는 물론, 전문성 등을 통해 조력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사업대행자 방식 재개발사업에 대한 5번의 설명회를 거쳐 신탁방식 도입을 결정했다.

[그래픽=홍영주 기자]
[그래픽=홍영주 기자]

▲사업대행자 방식으로 재개발사업을 추진했을 경우 조합이 분석한 장점은=신탁방식 도입을 통해 사업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빠른 사업 진행으로 조합 운영비 등 불필요하게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시의 경우 공공관리제가 적용되면서 사업시행인가 후 시공자 선정이 가능하지만 신탁방식을 도입하면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사업대행자 지정·고시 후 시공자 선정이 가능하다. 따라서 사업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또 공사비를 절감시킬 수 있다. 사업대행자 방식은 신탁사로부터 사업 진행을 위한 조합운영비 등 초기 사업진행을 위한 자금을 조달 받고, 선정된 시공자는 순수 공사비만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사업대행자가 재개발사업 업무를 전담하고, 집행부는 조합원 이익 보호와 관리업무에 집중하면서 조합의 업무부담을 줄일 수 있다.

▲최근 구역 내 종교부지 3곳과의 협의도 원만하게 이끌어 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흑석11구역 내에는 총 3곳의 종교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당초 일부 종교시설의 경우 수차례에 걸친 협상에도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원활한 사업진행이 가로막혔던 상황이다. 조합 입장에서는 조합원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꼽아야하기 때문에 종교시설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수는 없었던 상황이다. 따라서 수차례에 걸친 협상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공생한다는 취지로 3곳의 종교시설 중 2곳은 현재 위치에 존치로 최종 결정됐다. 또 1곳은 이전하기로 협의를 마쳤다.

최형용 조합장 | 흑석11구역 재개발
최형용 조합장 | 흑석11구역 재개발

▲흑석11구역에 재개발사업이 시급한 이유는 무엇인가=흑석11구역은 열악한 주거환경에 주민들의 생활이 몹시 불편한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비좁은 골목길이 미로처럼 얽혀있어 화재가 발생하거나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골목 곳곳에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소방차나 구급차의 접근이 어렵다. 또 고령화 사회 기준인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인해 안전사고 가능성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다. 여기에 주택이 노후 되면서 수도관, 난방시설 등이 열악한 상태다. 이러한 안전상의 문제와 노후된 주거환경을 재개발사업을 통해 개선해 나가고자 한다.

▲흑석11구역이 갖춘 입지조건에 대해 말해 달라=우선 올림픽대로를 이용한 사통팔달의 교통 편리성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 구역 인근에 지하철4호선 동작역과 9호선 흑석역이 위치해 있고, 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용산역도 10분 거리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남쪽으로는 약 27만평에 달하는 국립현충원 외곽으로 근린공원이 위치하면서 숲세권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중앙대학교 병원과 흑석시장 등이 가까워 생활환경이 편리하다. 뿐만 아니라 인근에 중앙대학교, 숭실대학교, 총신대학교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우수한 교육환경을 자랑한다.

▲향후 사업 일정은=오는 9월 중 사업시행대행자 지정·고시를 목표로 조합원 신탁등기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동시에 종교시설 존치 및 이전 계획과 용적률 조정 등의 계획이 담긴 촉진계획 변경 업무도 진행하면서 10월 중 재정비촉진계획변경 고시도 목표로 두고 있다. 또 내년 8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같은해 10월 중 시공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2019년 2월에는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같은해 10월 착공 및 분양에 나서면서 최종적으로는 2022년 6월 준공을 계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현 시점에서 조합원들의 신탁등기 위임 동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원활한 재개발사업 진행이 가능하다. 흑석11구역 내 전체 토지면적 1/3 이상의 조합원이 사업대행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토지신탁으로의 신탁등기가 선행돼야 사업대행자 지정·고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조합은 조합원 이익 창출을 최상위 목표로 두고 재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신탁방식을 도입하기에 앞서 예상 공사비 절감액은 10% 이상 이뤄질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조합원들의 수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조합은 흑석11구역의 재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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