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가 90% 이상의 높은 동의율로 조합설립변경인가를 받고, 건축심의를 준비하는 등 재건축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강맨션은 앞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뒤로는 남산을 배경으로 둔 ‘배산임수’ 명당자리에 위치해 있어 재건축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곳이다. 하지만 이 같은 지리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재건축사업이 처음부터 원활하게 진행돼왔던 것은 아니다. 지난 4월 창립총회를 개최하기까지 부족한 상가 동의율을 충족시켜야하는 등 풀어야 할 난제가 산적했기 때문이다. 송업용 조합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장본인이다. 송 조합장은 지난 2014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 상가동 동의서 확보에 집중했다. 결국 지난 2월 상가동 주민들과의 개인면담 및 릴레이 협의를 통해 재건축 동의를 이끌어 냈고, 지난달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송 조합장을 만나 그동안의 사업 추진 과정 및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다.

송업용 조합장 | 한강맨션 재건축
송업용 조합장 | 한강맨션 재건축

▲한강맨션은 준공된 지 40년이 지나면서 재건축 필요성이 꾸준하게 제기돼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사업을 추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대로변에 위치한 상가동과 대형평형을 소유한 일부 주민들의 재건축사업 동의서를 확보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우선 일부 상가 주민들은 재건축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영업 이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건축사업을 반대해왔다. 또 대형평형을 소유한 일부 주민들이 재건축 이후 로열층으로의 입주 조건을 내세우면서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집행부는 상가를 독립채산제 방식을 적용해 개발이익을 보장했다. 아울러 빠른 사업 진행을 통한 영업 손실을 최소화도 약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가 동의율 확보는 쉽지 않았다. 따라서 특단의 조치로 상가동 제척을 추진했다. 동시에 상가 주민들과의 개별 면담을 통해 지난 2월 상가동의 재건축사업 동의를 이끌어냈고, 결국 지난달 5일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또 조합은 로열층을 요구한 일부 동 주민들에게 토지분할소송 계획을 통보했다. 이후 해당 주민들이 마음을 바꾸면서 지난달 15일 총 90%의 동의율로 조합설립변경인가를 받은 상태다.

▲한강변에 위치한 만큼 한강맨션의 개략적인 사업성 검토 결과도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업성 분석 결과에 대해 말해 달라=한강맨션은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는 프리미엄을 갖췄기 때문에 개발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략적인 사업성을 분석해보면 공동주택 부문에서의 추정 비례율은 111%를 넘어섰다. 이 같은 수치는 인근 아파트 단지의 시세, 매매사례, 유사지역 분양사례 등을 참고해서 향후 일반분양가격으로 3.3㎡당 약 3,200만원을 적용한 결과다. 향후 한강변에 위치한 프리미엄을 적용한다고 가정하면 3.3㎡당 약 4,300만원에도 일반분양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높은 사업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 현재 독립채산제로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상가동의 추정 비례율은 192% 이상에 달한다.

▲한강 조망권 확보 외에 한강맨션이 갖춘 입지조건은=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에 속한다는 점이다. 한강맨션아파트는 앞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있고, 뒤로는 용산 가족공원과 남산이 배경을 이룬다. 특히 이촌동은 도시 속 고요한 도심으로도 불리는 곳이다. 실제로 한강맨션은 강변북로와 한강 및 남산 등 자연경관에 둘러싸여 도시 속 작은 도심을 형성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유흥업소 등 어린이와 청소년 유해시설이 없고 인근에 신용산 초등학교, 용강중학교, 중경고등학교 등이 자리 잡고 있어 교육환경이 우수하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4호선 및 경의중앙선 환승역인 이촌역 등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강변북로가 가깝기 때문에 교통의 요지로 평가 받는다.

송업용 조합장 | 한강맨션 재건축
송업용 조합장 | 한강맨션 재건축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 유예 기간이 올해 말로 종료된다. 제도 부활에 대한 조합의 입장과 대책은=우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폐지해야 할 제도라고 생각한다. 재건축사업에서 정부가 개발이익이 높다는 이유로 개인 재산을 강제로 환수해가는 것은 불합리하다. 향후 개발이익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정부에서 사업성을 보전해주지도 않는다. 이러한 가운데 조합은 올해 말 종료되는 초과이익환수제 유예기간에 맞춰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동시에 올해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지 못하게 될 경우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에 따른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물리적으로 올해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기 위한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수디자인 도입과 특화 설계에 따른 최고급 마감재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합은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을 통해 고급 마감재 적용에 따른 아파트 차별화와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조합원 이익 극대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서울시 차원에서 보완해야 할 제도적 장치가 있다면=35층으로 규정하고 있는 층수제한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조합은 건축심의를 준비 중인 가운데 서울시가 한강, 남산 조망권 확보 등을 이유로 규정한 35층 층수제한이 합리적인 정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건축학적으로도 스카이라인을 높고 굴곡을 형성하도록 조성하는 게 도시미관상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스카이라인이 높을수록 통경축이 확보되면서 자연과 구조물을 조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시는 35층 층수제한 규정을 통해 무조건 스카이라인을 낮추려고만 한다. 조합 입장에서는 시 정책을 따라야 한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올해 안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우선 시 건축심의 통과가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조합은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서 재건축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출발점에 서있다. 무엇보다도 조합은 주민들이 살기 좋은 친환경, 첨단 시설, 건축물들의 조화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아파트 건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향후 설계자 부문에서 외국계 컨소시엄을 영입해 아파트 건립을 위한 건축설계 작성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재건축사업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주민들 사이에서 떠도는 유언비어, 흑색선전 때문이다. 즉, 주민들의 신뢰가 성공적인 재건축사업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조합 집행부도 성공적인 재건축사업 추진으로 보답하겠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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