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은 말 그대로 ‘사업’인데도, 유독 임원에 대한 무료 봉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업은 적정한 보상이 이뤄져야 보다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정비사업의 효율적인 근로여건을 만드는데 한주협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한국주택정비사업조합협회의 허미경 회원지원부장은 정비사업 근무자에 대한 저임금구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건축·재개발은 조합원의 재산을 출자하는 사업이지만, 조합 근로자에 대한 처우는 열악한 상황이다. 따라서 협회가 매년 발표하는 ‘정비사업 상근 임직원 표준급여안’이 정착되면 효율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해 질 것이란 설명이다.

▲한주협이 매년 표준급여안을 발표하고 있는데=재건축·재개발 조합 근무자는 ‘3D 산업’ 근로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근무 여건이 열악하다. 실제로 일부 조합에서는 급여는 물론 식대마저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원들이 재산을 출자하는 만큼 사업비를 아끼라는 의도에서 봉사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업무에 매진할 수 없는 환경에서 성공적인 사업 결과를 만드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다. 표준급여안은 추진위·조합 상근 임직원이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근로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마련하게 됐다.

▲실제 일선 추진위·조합 임직원의 근로 여건은 얼마나 열악한가=협회에서 매년 상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수년째 근로여건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임직원 대부분은 40대 이상의 장노년층으로 지출이 가장 많은 연령대이다. 하지만 급여는 생활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추진위원회 단계에 있는 상근 임직원은 급여를 전혀 받지 못하는 구역들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반면 근무시간이나 업무량이 많기 때문에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에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임직원도 적지 않다. 업무 중요도나 근무조건 등에 비해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조합 임직원의 급여가 현실화돼야 하는 이유는=재건축·재개발은 사업이다. 그것도 수천억원의 자금이 오가는 대규모 건설사업이다. 따라서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은 사업 규모에 맞는 대우가 필요하다. 조합이 협력업체에 휘둘리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금전적인 부분에 있다. 조합원들의 당장의 이익을 위해 조합 임직원에 대해 적정한 보상을 하지 않는다면, 사업 전체적인 부분에서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자금이 확보되고, 현실적인 급여를 받는다면 사업도 지금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조합원들의 개발이익도 더 커질 것이다.

▲표준급여안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조합에서는 매년 한해의 예산안을 마련하고, 조합원들의 결의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봉사를 요구하기 때문에 적정한 급여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협회 표준급여안은 전국의 추진위·조합 근무자들이 받아야 할 적정 급여 수준이 담겨 있다. 공공기관 급여와 건설업계 급여, 소비자물가지수, 설문 등을 통해 산출한 만큼 조합원들의 이해를 구하는 근거자료로 활용하길 바란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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