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심의 반려로 장기간 사업지연 위기

집회·1인 시위… ‘칠전팔기’로 재시동

서울 중심 입지 조건에 대규모 사업장

5,660세대 신축 촉진계획 변경안 통과

조합_행정청 협조관계로 사업 가속도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이 ‘칠전팔기’의 도전 끝에 재개발을 본격화한다. 한남3구역은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요지로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이다. 뉴타운 내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한남대교 북단에 인접해 있는 만큼 강남과의 연계성이 높은 구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남3구역은 해제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한남1구역을 제외하면 뉴타운의 40%가 넘는 면적을 정비하게 될 예정이다. 한남3구역의 사업 성패가 곧 한남뉴타운의 성패를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하지만 그동안 사업추진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서울시가 새로운 한강변 가이드라인을 발표함에 따라 한남지구의 촉진계획도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한남3구역은 건축심의가 수차례 반려되면서 사업이 장기간 중단됐다. 이에 따라 조합과 조합원은 대규모 집회와 1인 시위를 전개한 끝에 서울시와 사업계획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촉진계획 변경안이 총회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수우 한남3구역 조합장을 만나 그동안의 사업 과정과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해 대규모 집회 이후 만 1년 만에 뵙는다. 당시 삭발식을 진행해 머리카락이 짧았는데, 지금은 헤어스타일이 삭발 전으로 돌아왔다. 사업도 제자리를 되찾은 것 같은데=지난 12일 정기총회에서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이 통과됨에 따라 조만간 건축심의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축심의를 두고 장기간 사업이 지연됐지만, 지금은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 통과된 촉진계획 변경안은 한남지구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지침안을 반영해 수정한 것이다. 대규모 집회와 1인 시위 등을 진행하면서 서울시와 협의한 결과를 도출했다. 시와 담당 공무원도 한남3구역 재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시와 구청, 조합이 협조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지었다.


▲집회 이후에 서울시장과 담당 공무원 등과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지난해 초겨울에 집회를 시작해서 여름까지 1인 시위를 펼쳤다. 집회 당시 1,0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참석했지만, 물리적인 충돌이나 불법적인 행동은 없었다. 모범적인 집회를 했기 때문에 시장을 비롯해 부시장, 담당 공무원과의 면담이 가능했다고 본다. 부시장과의 면담만 3차례나 진행했다. 직접 만나보니 감정적인 싸움보다는 이성적으로 서로 양보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었다. 조합이 시에 요구한 것은 신속하게 사업을 재개하는 것과 한남뉴타운의 입지조건에 맞는 세계적인 명품단지를 건설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우리 구역은 타구역 7~8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다. 따라서 단순히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서울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사업이다. 서울시가 충분한 지원을 약속한 만큼 사업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업이 재개되기까지 조합 집행부의 역할이 있었지만, 조합원들의 참여도 큰 힘이 됐다고 보는데=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었다면, 사업을 재개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건축심의 반려로 장기간 사업이 추진되지 못한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조합원들이 단합하고, 집행부를 신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얻은 것도 있다. 어쩌면 조합원의 단합을 이끌어 낸 것이 사업이 지연된 것보다 큰 수확일 수 있다. 조합도 조합원들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투명하고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소식지나 한남3구역 조합카페를 통해 조합원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귀담아 듣도록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도 조합원들의 단합이 이뤄진다면 분명 그동안 지연된 시간을 보상받고도 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촉진계획 변경에 대해 조합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기존 계획과 비교하면 분명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시의 정책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계획안에 대해 거의 모든 조합원들이 찬성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촉진계획 변경안 승인의 건이 참석 조합원의 약 92% 동의로 통과됐다. 총회에 시청 담당 공무원도 참여했는데 조합원들의 참여와 침착한 분위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물론 앞으로 조합이 사업성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설계업체와 정비업체 등 협력업체들과 함께 조합원들의 재산가치를 높이기 위한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또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 시공자와도 협의해 명품 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현재 조합에서는 어떤 업무를 진행하고 있나=총회에서 통과된 촉진계획 변경안을 시에 상정하기 위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2일 총회 이후 14일 변경안을 구청에 접수했으며, 지난 16일에는 시·구 합동회의까지 마친 상태다. 이와 함께 조합원들의 분양평형 선호도를 조사하기 위한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조합원 대부분이 중대형 평형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에 평형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서울시에서는 소형평형 위주로 단지를 구성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조합원이 원하는 평수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협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끝으로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조합원들이 있었기에 한남3구역의 재개발사업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합에서도 뼈를 깎는 고통을 참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용이 없어서 조합장은 물론 조합 임·직원들도 1년이 넘도록 급여를 못 받고 있지만, 불평·불만 없이 묵묵히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조합원들의 재산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사업이 끝날 때까지 최선을 노력을 다할 것이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재개발 속도 내는 한남3구역
5,660세대 규모 매머드급 명품단지
이르면 2월말 촉진계획변경 결정


한남3구역이 5,600여세대의 초대형 매머드급 명품단지로 탈바꿈될 전망이다.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장 이수우)는 지난 12일 정기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가결된 촉진계획안에 따르면 한남3구역은 구역면적 39만3,815㎡에 용적률 232%를 적용해 총 5,660세대와 판매시설,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립할 예정이다. 층수는 서울시의 한남재정비촉진계획 변경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지하4층~지상22층으로 계획됐다. 임대주택은 약 850세대가 공급된다.

특히 조합은 조합원들이 희망하는 주택규모와 단지 고급화를 위해 중대형 평형을 늘렸다고 밝혔다. 85㎡ 이상의 중대형 평수를 922가구로 전체 세대수의 약 16.2% 비율이다.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88% 이상이 30평대 이상을 희망한다고 답한 것을 반영한 것이다.

또 조합은 이번 촉진계획안이 총회를 통과함에 따라 향후 사업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이 구청에 접수된 상태로, 용산구는 약 2주간의 주민공람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1월 초에 공청회를 개최하고, 주민과 구의회 등의 의견을 수렴해 서울시에 재정비촉진계획안 상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2월 말에는 재정비촉진계획이 결정고시될 것으로 예상돼 건축심의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남3구역은 조합원들이 사업추진을 위해 단합하는 등 모범적인 현장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시에서도 적극적인 행정 서비스로 원활하게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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