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균형 있는 국토발전, 서민 주거안정 실현,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서비스 제공, 글로벌 항공강국 실현 등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재건축·재개발 등 주택정비사업은 다수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업인 만큼 모두를 충족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보니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주택정비과는 각종 민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토부 뿐만이 아니라 지자체 공무원들도 주택정비사업 관련 부서를 기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어려운 근무환경 속에서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총괄하고 있는 전인재 주택정비과 사무관은 보다 많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책과 제도는 현실이 반영됐을 때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업계가 끊임없이 요구한 동별동의율 완화 등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개정되기까지 숨은 일꾼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 사무관을 만나 재개발·재건축 관련 정책의 흐름과 향후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동별요건 완화·오피스텔 허용 등

도시정비법 개정 위해 ‘동분서주’


탁상행정 아닌 현실 정책이 중요

업계 의견 반영 위해 꾸준히 소통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도시·주택정책의 비중성 높아


표창이나 모범조합 발굴 등으로

투명·신속한 정비사업 유도할것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제 공포 절차만 남겨두고 있는데요. 이번 개정안의 의미와 주요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19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재건축 동별 동의요건 등 정비사업과 관련된 불합리한 규제가 해소된 것을 무엇보다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번 도시정비법 개정안에는 규제 해소, 사업성 제고, 사업 투명성 향상 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이 담겨 있습니다. 먼저 재건축 동별 동의요건으로 대표되는 불합리한 규제가 정비될 것입니다. 또 기부채납 현금 납부 허용과 재건축·재개발 오피스텔 공급 허용 등으로 사업성을 높여 조합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조항들도 신설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자체가 검인하는 동의서를 사용하도록 하는 검인동의서 제도와 정비사업의 전문가가 조합 운영에 참여하는 전문조합관리인 제도 또한 도입되는데 이를 통해 사업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정비사업이 전반적으로 신속하게 추진되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도시정비법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 국토교통부 주택정비과가 앞장서서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위원회 심의까지 무난하게 진행됐지만,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겨진 뒤에는 험난한 여정의 연속이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하실 말씀도 많을 것 같은데=주택정비과가 가장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은 과찬입니다. 다만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최대한 열심히 뛰어 다녔다는 것만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법안 통과가 늦어지면서 국회는 쳐다보기 싫었던 적이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법안 통과 이후 다른 업무로 국회를 방문했는데 마음이 참 편하더군요. 법안 통과 과정에서 여러 국회의원님들과 국회 입법조관, 조합들, 한국주택정비사업조합협회 등 정비사업과 관련된 모든 분들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법안이 개정되길 바라는 열망이 간절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입니다. 국회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충돌하고, 우여곡절을 겪었던 만큼 개정 법안의 가치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각종 규제 철폐를 표방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재건축·재개발도 규제 완화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선 재건축·재개발 추진위원회와 조합들은 규제 완화로 인한 수혜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아마도 규제완화 범위를 시·도조례로 위임하다보니 조합의 기대치에 못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인데요, 용적률 완화나 임대주택 비율 완화 등의 법안이 마련됐지만, 서울시가 가로막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국토부와 서울시의 신경전도 종종 벌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중앙정부에서는 전국적으로 적용되는 제도와 기준을 만들고, 지자체에서는 위임사항을 지역 실정에 맞게 운영하다보니 발생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일부 법령 조항은 입법 취지와는 다르게 운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의 정비사업 담당부서와 정기적인 포럼을 개최하는 등 정책을 논의하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정부의 정책과 지자체의 현실에 맞는 현실적인 제도가 만들어진다면 정비사업이 보다 투명하고,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법령과 조례가 불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면 앞으로도 신속하게 정비해 나갈 것입니다.


▲사실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전 국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탁상행정이 아닌 현실을 반영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무 종사자들과 업계의 의견을 조금 더 반영해 달라는 목소리가 있는데요. 주택정비과에서는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는지=이번 도시정비법 개정 업무를 진행하면서 조합과 업계 그리고 주민들의 의견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정책은 단순히 민원 처리용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토부에서는 정비사업 관련 주요 정책을 결정할 경우 지자체와 전문가, 업계 등으로 구성된 포럼을 수시로 개최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주택정비사업조합협회를 비롯한 정비사업 관련 단체들의 주장과 요구 사항, 현실적인 문제 등에 대해서도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와 무관하게 정비사업과 관련된 의견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시면 열심히 검토하겠습니다.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정비사업은 주민들의 재산을 출자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그만큼 주택정비과에 제기되는 민원도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민원을 처리하다 보면 시간이 부족해 업무를 처리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공무원 사이에서는 일종의 기피부서일텐데요. 업무처리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또 어떤 경우에 보람을 느끼시는지=제가 중앙부처에서 일하는 공무원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아직까지 중앙부처에 제가 직접 민원을 넣어 본적은 없었습니다. 중앙부처에까지 민원을 넣는 경우라면 상당히 절박한 상황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비사업은 재산권이나 주거권과 직결되는 사업이다 보니 안타까운 사연이 많습니다. 민원을 시원하게 해결해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가장 안타깝습니다. 비록 문제를 해결해드리지는 못하더라도 잘 들어드리고,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오히려 죄송스럽기도 하지만,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이나 제도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많은 분들에게 혜택이 가고,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재개발·재건축은 가용택지가 부족한 구도심의 재생을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수단입니다. 하지만 비리나 각종 의혹 등이 자주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재개발·재건축 관련 종사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정비사업의 역할은 도시·주택 정책에서 그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입니다. 각자의 생각이 다른 조합원의 의견을 모으고, 장기간이 소요되는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일은 단순한 개인의 재산권 행사가 아닌 지역에서 반드시 필요한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이고, 투명하게 정비사업을 이끌어 가시는 분들이 그 노력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면 표창을 마련하고, 모범 사례 등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입니다. 


또 정비사업에 필요한 교육을 강화해 종사자들의 역량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정부의 정책이 많은 분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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