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근 위원장 | 방화2구역 재개발 [사진=이호준 기자]
이종근 위원장 | 방화2구역 재개발 [사진=이호준 기자]

‘위기를 기회로’ 라는 격언은 흔히 쓰이지만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방화뉴타운은 지난 2003년 출범했다. 2구역은 2005년 재건축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됐지만 부동산경기 침체와 주민간의 갈등 등으로 십수 년 동안 사업이 정체돼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021년 일부 주민들이 정비예정구역 해제를 위한 동의서를 제출하면서 무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30~40년이 넘는 주택들이 즐비한 노후화된 주거환경에 지쳐있었다. 이에 이종근 위원장을 필두로 소수의 주민들은 발로 뛰어 구역해제 반대를 위한 동의서 징구에 나섰다. 구심점이 생기자 주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순식간에 주민 동의서를 75% 이상 확보해 직권해제 위기를 넘겨 사업이 재개됐다. 구역 해제 보류 공문이 내려온 직후 신속통합기획 공모 마감까지 남은 시간은 단 일주일. 이 위원장과 주민들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해 7일 만에 공모를 위한 동의율 60% 이상을 확보하면서 신청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신통기획안이 확정돼 이 위원장의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다.

 

방화2구역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방화2구역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기다리던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됐다. 신통기획 추진을 위한 동의율 60%를 1주일 만에 확보하는 등 주민들의 관심이 높은 사업장인데, 현재 소유주들의 반응은 어떤가=주민 반응이 아주 뜨겁다. 비록 지금은 부동산 경기가 하향세지만, 재개발사업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현 상황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신통기획 접수할 때만 해도 사업이 오랜시간 지체됐지만 사업지로 선정된 이후에는 그 어떤 구역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주민들도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우리와 같이 선정된 서울시 내에 다른 구역들보다도 정비계획 수립 과정이 신속히 추진되고 있다. 또 서울시와 강서구청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표=홍영주 기자]
[표=홍영주 기자]

▲그간 사업을 추진해왔던 경과에 대해 말씀해달라=지난 2021년 뉴타운 정비구역 해제의 위기에 처해있었지만 토지등소유자들과 합심해 어려운 시기를 이겨냈다. 사업에 대한 희망이 없던 일부 주민들이 구역해제 신청을 한 것이다. 구심점이 없던 차에 주변인들의 권유로 선두에 서게 됐고, 짧은 시간 동안 75%이상의 동의서를 확보해 구역해제 보류라는 결과를 냈다. 이후 주민투표를 거쳐 준비위원장이 됐고, 지난 30년 이상 토목·구조물해체 전문 건설업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이끌게 됐다. 구역해제 보류 공문을 받은 뒤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신청 기한까지 1주일이란 시간밖에 없어 초조했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1주일 만에 60% 이상의 동의율을 얻을 수 있었고, 후보지 선정에 성공했다. 현재 사업계획으로는 최고 16층 741가구 규모의 신축단지를 구상하고 있다.

 

방화2구역 일대 현수막(DL이앤씨, 현대건설) [사진=이호준 기자]
방화2구역 일대 현수막(DL이앤씨, 현대건설) [사진=이호준 기자]
방화2구역 일대 현수막(롯데건설, 포스코건설) [사진=이호준 기자]
방화2구역 일대 현수막(롯데건설, 포스코건설) [사진=이호준 기자]
방화2구역 일대 현수막(삼성물산) [사진=이호준 기자]
방화2구역 일대 현수막(삼성물산) [사진=이호준 기자]

▲방화뉴타운 출범이 2003년인데, 그간 사업이 지체된 이유와 앞으로의 당면 과제는=2003년 뉴타운, 2005년 재건축 정비예정구역 지정 등으로 사업이 시작됐지만 상가 일부 소유자들의 반대와 주민들 간의 갈등이 심했다. 이후에 국제금융위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십수 년 간은 거의 사업이 답보상태였다고 보면 맞다. 현재는 여러 과정들을 지나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고, 지난달 31일 신속통합기획안까지 확정되면서 어느 정도 사업계획도 나온 상황이다. 이제 정비구역 지정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목표는 올해 3분기 안에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받는 것이다. 관련해서 강서구청과 서울시에 지속적으로 주민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이제 구역지정을 마치면 신탁사 지정 고시, 건축심의 과정을 거쳐 2025년 초 쯤 시공자 선정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토지신탁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신탁방식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러 정비사업장들을 보고 깊은 고심에 빠졌다. 대다수의 주민들은 평생에 한 번 사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다. 경험 있는 사업시행자를 구해 재개발을 추진한다면 보다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지 않을까 여러 주민들과 논의를 거쳤다. 또 자금 조달 면에서도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면서 우리 구역은 신탁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신탁방식으로 방향을 정했고, 업무협약도 체결하게 됐다. 결과론적이지만 과거 뉴타운 당시보다 순 부담률이 줄고, 인센티브를 통한 용적률을 상향해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제반을 마련했다고 본다.

 

방화2구역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방화2구역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서울시는 방화2구역을 2종7층에서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고, 공원같은 주거지역을 짓겠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준비위원장으로서 원하는 ‘우리 아파트의 청사진’을 그려본다면=우리 주민들은 외부에서 보기에만 좋은 아파트를 원하지 않는다. 위원장이자 한 사람의 주민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로 거주하면서 느낄 수 있는 높은 삶의 질이다. 외부인들이 우리 아파트를 지나가면서 ‘멋지다’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 재개발 사업의 목적이 아니다. 우리 주민들의 목표는 현재의 낙후된 삶을 개선하고, 정말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어 그곳에서 사는 것이다. 공원같은 주거지를 건설하는 것도 좋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우리는 먼저 최근 신축 아파트에 필수적인 커뮤니티, 첨단 주차시설 등은 기본 전제로 두고 있다. 또 우수한 마감재를 활용한 시공으로 층간소음·누수·오수 등의 문제가 없는 ‘건강한 아파트’를 원한다.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가 최우선인 셈이다.

 

▲토지등소유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신속통합기획에 공모할 때처럼 단합된 마음으로 끝가지 함께 사업을 이끌어 나갔으면 좋겠다. 현재 구역 내에 극소수의 반대하는 주민들이 계신 것도 알고 있다. 준비위원장으로서 방화2구역의 전 주민이 일치단결해 우리 구역을 위한 재개발에 힘을 보태주시길 부탁드린다. 저도 건축업계에 30년 넘게 종사한 경험을 최대한 살려 투명하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단계별로 추진하여 시행착오없이 고품격 명품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 토지등소유자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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