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부촌으로 평가 받는 서울 강남구 일대. 주변은 디에이치 아너힐즈, 래미안 블레스티지, 루체하임 등 재건축을 통해 유명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섰다. 하지만 여전히 지어진 지 40년이 지나도록 노후주택단지로 남아있는 곳이 있다. 바로 강남권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평가 받는 일원동 대청마을이다. 최근 이 일대에서도 개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급격한 노후화와 난개발을 막자는 취지에서다. 과거 이곳은 공공재건축, 신속통합기획 등에 시동을 걸었지만, 제1종 및 제2종일반주거지역이라는 이유로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모아타운 사업지로 선정되면서 멈췄던 개발 시계추는 바삐 움직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모아타운으로 다시 개발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최선봉에서 사업 추진에 시동을 걸고 나선 송이철 모아타운 통합 추진위원장은 이곳에 ‘걷고 싶은 거리, 찾아오는 명소’를 구상하고 있다. 5곳의 가로주택정비구역에서 모아타운 추진을 통해 저평가 이미지를 탈피하고 ‘명품·프리미엄·랜드마크’ 수식어가 붙는 주거 1번지로 탈바꿈시키는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송이철 위원장 | 대청마을북측구역 모아타운 추진위 [사진=이혁기 기자]
송이철 위원장 | 대청마을북측구역 모아타운 추진위 [사진=이혁기 기자]

▲모아타운 사업지로 선정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상당하다. 대청마을로 불리는 이유가 있나=이 일대는 마을이 조성되기 전 일원2동 주민센터 위치에 99칸 한옥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탄천을 건너면서 잠실 일대를 바라보면 한옥 대청마루가 보인다고 해서 대청마을로 불리게 됐다. 지난 1980년대 개포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후 주변이 아파트로 개발되는 사이 일원동 일대 대청마을은 단독주택이 조성됐다. 이후 약 40년이 지나면서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단독주택 재건축, 공공 재개발, 신속통합기획 등을 모색했지만 제1종일반주거지역 등을 이유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에 저층 주거지를 대상으로 한 모아타운 공모에 일원동 619-641번지 등 총 5개 구역이 모여 신청했고, 지난해 11월 사업지로 선정됐다.

[표=홍영주 기자]
[표=홍영주 기자]

▲주거환경이 열악하다고 하셨는데 불편을 겪고 있는 사안은=누수와 주차부족, 침수 등 주택 노후화에 따른 불편을 모두 겪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대청마을 내 단독주택에 23년 동안 거주 중이다. 그동안 누수로 인해 매년 수리비가 급증했고 지난해만 해도 수천만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었다. 구역 내 신축 빌라 건립이 늘어나면서 부족한 주차문제로 이웃 간에 잦은 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 화재 등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야간 불법주차로 인해 소방차 진입 어려움에 따른 인명사고 위험성도 안고 있다. 특히 지하층 비율이 80% 정도로 매우 높다. 여름철에는 폭우로 인해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이 누수 및 침수 등의 피해를 입었다.

▲사업지 선정 후 주민들의 반응은 어땠는지=모아타운 선정을 반기고 있다. 과거 공공재개발 등을 신청할 때 동의율이 70%에 이를 정도로 열망이 높았지만, 탈락 후 주민들의 낙담과 실망이 매우 컸다. 이후 모아타운 대상지역으로 선정됐고, 개발 기대감이 매우 높다. 주택 노후화에 따른 누수, 난방비용 증가, 공실 등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표=홍영주 기자]
[표=홍영주 기자]

▲모아타운을 추진할 때 장점은 무엇인가=종상향을 통해 사업성을확보할 수 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장들이 모여 통합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브랜드를 통일한 대규모 단지를 조성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대청마을북측구역 모아타운은 5곳의 가로주택정비사업장이 통합으로 추진한다. 따라서 주민들이 원할 경우 각 구역별로 사업 추진 속도를 맞춰 동일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다. 이 경우 대단지 랜드마크를 건립하고, 단지 내 커뮤니티시설 공유와 함께 관리비 절감도 가능하다.

▲부동산시장 하락세가 감지되고 있는데 걱정은 없나=위기는 곧 기회다. 그동안 공공재개발 등 여러 가지 사업유형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고, 그 사이 주변은 랜드마크 건립을 지향한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섰다. 부동산시장은 싸이클 곡선을 그리기 마련이다. 하락이 있다면 반드시 상승기가 찾아온다. 현 시점은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을 위해 제반을 마련해야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진행된 사업 경과 및 주요 현안은=그동안 많은 일들을 수행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주민 50% 이상이 SH공공 참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또 사업지 내 단독주택 비율이 60% 이상인데, 단독주택 소유주를 상대로 감정평가 방법과 절차에 대한 설명회도 거쳤다. 단독주택 소유주 중 상당수가 사업 추진에 찬성하고 있다. 현재는 강남구청에서 용역 발주 예정인 관리계획 수립시 종상향 및 층수제한 폐지 등에 대한 주민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담당부서와의 협의 일정을 조율 중이다.

대청마을 전경 [사진=조합제공]
대청마을 전경 [사진=조합제공]

▲향후 펼쳐질 아파트 청사진에 있어 구상 중인 커뮤니티시설 등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주니어부터 시니어까지 전세대가 편하게 이용하면서도 랜드마크로의 부족함이 없는 아파트를 건립을 구상하고 있다. 높은 층고와 완벽한 환기 장치를 갖춘 헬스클럽, 비거리 30m인 골프 연습장, 최신식 사우나, 수영장, 독서실, 도서관, 식사 서비스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을 갖출 것이다. 대로변에는 스트리트카페 특화거리 조성을 통해 어느 정도 공공기여를 이루면서도 찾아오는 명소를 만들 계획이다.

▲앞으로 예상되는 일정은=관리계획이 수립된 후 주민들을 대상으로 모아타운 아파트 청사진이 담긴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구에서는 상반기 중 용역업체 선정 절차 진행을 앞두고 있다. 관리계획 지정·고시까지는 약 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대청마을북측구역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모아타운은 단순히 주거환경 정비를 위한 아파트 건립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안전하고도 꿈과 희망이 살아 숨 쉬는 큰 마루(대청)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걷고 싶은 길, 차 없는 보행자 우선의 안전한 단지, 찾아오고 싶은 장소가 있는 경관이 아름다운 명품아파트를 만들겠다. 고급스러우면서도 다양한 커뮤니티시설 설치를 통해 휴식, 건강, 주민 교류가 이뤄지는 단지로 탈바꿈 시키겠다. 국공립유치원, 노인주간보호센터, 공공도서관, 주민편의시설을 건설해 꿈과 희망이 살아 숨 쉬는 공간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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