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는 지난 3일 서울시 주관으로 진행한 토론회에 대한 소회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의 안전성에 대한 토론회=12월 3일 오후 2시에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강당에서 시민, 전문가, 시 및 자치구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안전성 이슈에 대해 구조·시공·설계·감리·도시계획 분야 전문가, 조합장이 토론자로 나와서 약 2시간 정도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미 시작 전부터 ‘안전’이라는 이유로 토론회에 대해서 관련 협회 및 사업을 추진하고 계신 추진위원장(조합장)님들의 우려가 있었고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약 200석의 자리는 시작 전 만석이 됐다. 또한 좌석이 없지만 들어와 벽에 서서 경청하는 열의도 보여줬다.

정시에 참여자 소개로 시작된 토론회는 자리가 만들어진 이유에 대해서 서울시 리모델링 팀장의 간단한 설명이 있었고 초청된 토론자들은 좌장이 정하는 순서로 본인의 경험 및 우려되는 사항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으나, 일부 토론자의 경우는 원론적인 내용의 발표로 참석자들의 거친 항의를 경험하기도 했다.

▲안전에 대한 이슈를 제기한 측 입장=“세계적으로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례가 없다. 리모델링에 경험 있는 업체가 참여해야 한다. 단면증설공법은 전용면적 축소로 어렵다. 해체에서의 손상을 예측하고 반영하기 어렵다. 발코니, 계단 등 철거 범위가 넓다. 1기 신도시에 사용된 모래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주민들에게 알려주고 사업을 진행해라. 철거량이 50%가 넘는다. 본인이 생각하는 리모델링이 아니다. 리모델링 준공 후 30년이면 다시 리모델링 해야 하는데 지금이라도 재건축으로 가자” 등이다.

▲관련 사업자 경험자나 조합 측 입장=“지금 시점에서 왜 이런 토론회를 개최하는지 저의가 의심스럽다. 20년 전부터 지금 우려되는 사항을 고민하고 해결하며 사업을 추진했다. 세계적으로도 많은 사례가 있으며 국내에서도 여러 현장에서 결과를 만들고 있다. 사업 초기부터 경험 있는 건축 및 구조설계업체와 협업을 진행 중이다. 도시계획 용적률 체계에 의해서 재건축사업을 할 수 없으므로 리모델링을 하는 거다. 리모델링 사업지 주민들을 무시하지 마라. 충분히 설명하고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등이다.

▲마무리=토론회는 안전이란 단어가 가지고 있는 부담감을 무기로 리모델링 사업의 근간을 흔들려는 섣부른 단면을 보여줬고, 토론자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준비를 한 여러 명의 조합장의 경험을 가지고 반박한 부분이 오히려 설득력이 있게 다가왔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경험한 2002년 강남의 △△사원아파트가 기존 7~8평에서 80평대의 대형평으로 리모델링 했을 때는 내력벽철거의 기준도 없어서 구조기술사와 시공사에서 제안하는 방식을 통해 철거와 구조보강을 진행했다. 그 결과 20년이 다 되도록 문제가 없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구체적인 기준들이 제도화되지 않았다는 것은 그동안 정부 및 관련기관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2023년 주택시장의 키워드는 LH, 리모델링, 사우디로 선정되었다는 기사가 있었다. 내년부터 경기가 더 어렵다는 분위기 속에 리모델링이 선정됐다는 것은 리모델링은 이제 시대의 큰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해석으로 느껴진다. 일반적인 사업보다 리모델링 사업이 설계 및 시공이 어렵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사례가 많이 없다고 불평하기보다는 앞서서 경험한 관련 사업자(시공자, 구조기술사, 설계자)들의 기술적 자문을 통해 구체적인 기준들을 만들면 되고, 법적 절차가 필요하다면 관련된 협회들이 적극적으로 대안을 만들어 추진하고 정부에서 이를 수용한다면 이른 시간 내 충분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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