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3.3㎡당 공사비 1,000만원 시대가 열렸다. 서울 서초구 방배삼호아파트12동13동 가로주택정비사업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곳에서 책정된 공사비는 3.3㎡당 1,153만원으로, 정비사업 역사상 최고 금액이다.

조합은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 적용을 통해 호텔에 버금가는 최고급 아파트를 건립하겠다는 구상이다. 강남권에 위치해 있다는 입지조건을 살린 단지 고급화를 통해 가치를 상승시키겠다는 것이다.

일반분양분이 30가구 미만으로 분양가상한제도 적용되지 않아 개발이익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조합의 전략이다.

시공자 선정을 앞두고 있는 용산구 한남2구역 역시 고급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조합이 산정한 예정 공사비는 3.3㎡당 770만원 수준이다. 역대 재개발사업장 중 최대 금액으로 산정된 사례다.

한강변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장점을 살린 최고급 아파트 건립으로 조합원 만족감을 높이고 일반분양 수요층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이곳 역시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일 현장설명회에는 롯데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참석하면서 시공권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단지 고급화 추세는 지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지방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최고급 아파트를 건립해 단지 가치를 상승시키겠다는 조합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존 시공자와의 계약 해지에 나서기도 한다. 새 시공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기존보다 높게 책정된 공사비를 감안하면서까지 말이다.

조합들의 목적은 단지 고급화를 통한 개발이익 극대화다. 건설사들에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지 고급화만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 개발이익 극대화에는 부동산시장 호황이라는 특수성도 뒤따라야 한다.

만약 시장에 거품이 빠진다면 개발이익 극대화를 위한 고급화 전략은 약이 아닌 독이 될 수도 있다. 분양시점에서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면 미분양 등에 대한 부담은 조합원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계적인 펜데믹 현상과 금리 등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할 수밖에 없는 부동산시장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부담 가능한 적정 공사비 산출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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