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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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추진위원회가 승인되면서 재개발이 시작됐지만 사업진행이 안 돼 답보상태로 10년이 넘게 있었습니다. 주차나 주거 질은 말할 것도 없고, 밤만 되면 어두운 골목을 매일 불안한 마음으로 지나다녀야 합니다. 이런 곳이 개발을 안하면 어디가 해야된다는 겁니까”

서울 영등포구 신길제2구역은 30년이 훌쩍 넘은 다세대·연립주택들로 구성됐다. 좁은 골목은 밤이 되면 우범 지대로 변모하고 천장에 비가 새거나 아직 푸세식 화장실을 쓰는 집도 있을 정도로 개발이 시급하다. 이곳은 지난달 18일 종상향에 성공해 총 2,786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사진=이호준 기자]
서울 영등포구 신길제2구역은 30년이 훌쩍 넘은 다세대·연립주택들로 구성됐다. 좁은 골목은 밤이 되면 우범 지대로 변모하고 천장에 비가 새거나 아직 푸세식 화장실을 쓰는 집도 있을 정도로 개발이 시급하다. 이곳은 지난달 18일 종상향에 성공해 총 2,786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사진=이호준 기자]

서울 영등포구 신길제2구역 주민들의 고통은 ‘현실’이었다. 주거환경이 비슷했던 신길뉴타운과 길 하나를 두고 맞닿아 있는 이웃이지만 현재 그들의 낮과 밤은 분명히 다른 시간이 됐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제2구역은 30년이 훌쩍 넘은 다세대·연립주택들로 구성됐다. 좁은 골목은 밤이 되면 우범 지대로 변모하고 천장에 비가 새거나 아직 푸세식 화장실을 쓰는 집도 있을 정도로 개발이 시급하다. 이곳은 지난달 18일 종상향에 성공해 총 2,786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사진=이호준 기자]
서울 영등포구 신길제2구역은 30년이 훌쩍 넘은 다세대·연립주택들로 구성됐다. 좁은 골목은 밤이 되면 우범 지대로 변모하고 천장에 비가 새거나 아직 푸세식 화장실을 쓰는 집도 있을 정도로 개발이 시급하다. 이곳은 지난달 18일 종상향에 성공해 총 2,786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사진=이호준 기자]

낮 기온이 32도까지 오른 초여름, 신길제2구역 재개발 현장에 들어섰다. 이른 더위에 땀을 식히는 사이 낡은 전봇대에 임차인을 찾는 쪽지가 눈에 들어왔다. 서울 한복판에 방2개·보증금500만원·월세20만원이라니. “세상에 좋고 싼 집은 없다”는 격언이 떠오르며 세입자의 삶이 어떨지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고개를 드니 요즘 시대에 보기 힘든 기와지붕이 곳곳에서 세월을 버티고 있었다. 지붕이 무너졌거나 그물과 벽돌로 임시 수선해놓은 집도 더러 보였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제2구역은 30년이 훌쩍 넘은 다세대·연립주택들로 구성됐다. 좁은 골목은 밤이 되면 우범 지대로 변모하고 천장에 비가 새거나 아직 푸세식 화장실을 쓰는 집도 있을 정도로 개발이 시급하다. 이곳은 지난달 18일 종상향에 성공해 총 2,786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로 재개발될 예정이다.[사진=이호준 기자]
서울 영등포구 신길제2구역은 30년이 훌쩍 넘은 다세대·연립주택들로 구성됐다. 좁은 골목은 밤이 되면 우범 지대로 변모하고 천장에 비가 새거나 아직 푸세식 화장실을 쓰는 집도 있을 정도로 개발이 시급하다. 이곳은 지난달 18일 종상향에 성공해 총 2,786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로 재개발될 예정이다.[사진=이호준 기자]

언덕을 조금 오르자 다닥다닥붙은 주택들 사이로 좁은 골목이 개미굴처럼 형성돼있었다. 골목으로 들어서자 녹슨 자전거와 방치된 건축물 쓰레기가 통행을 불편하게 했다. CCTV와 가로등이 없는 골목은 야간에 취약지역으로 변모할 것이 분명했다. 이곳은 지난 2010년 아동 성폭력으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김수철 사건’이 일어났던 곳이기도 하다. 어둠 하나로 주민들의 생존권과 안전할 권리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제2구역은 30년이 훌쩍 넘은 다세대·연립주택들로 구성됐다. 좁은 골목은 밤이 되면 우범 지대로 변모하고 천장에 비가 새거나 아직 푸세식 화장실을 쓰는 집도 있을 정도로 개발이 시급하다. 이곳은 지난달 18일 종상향에 성공해 총 2,786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사진=이호준 기자]
서울 영등포구 신길제2구역은 30년이 훌쩍 넘은 다세대·연립주택들로 구성됐다. 좁은 골목은 밤이 되면 우범 지대로 변모하고 천장에 비가 새거나 아직 푸세식 화장실을 쓰는 집도 있을 정도로 개발이 시급하다. 이곳은 지난달 18일 종상향에 성공해 총 2,786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사진=이호준 기자]
서울 영등포구 신길제2구역은 30년이 훌쩍 넘은 다세대·연립주택들로 구성됐다. 좁은 골목은 밤이 되면 우범 지대로 변모하고 천장에 비가 새거나 아직 푸세식 화장실을 쓰는 집도 있을 정도로 개발이 시급하다. 이곳은 지난달 18일 종상향에 성공해 총 2,786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사진=이호준 기자]
서울 영등포구 신길제2구역은 30년이 훌쩍 넘은 다세대·연립주택들로 구성됐다. 좁은 골목은 밤이 되면 우범 지대로 변모하고 천장에 비가 새거나 아직 푸세식 화장실을 쓰는 집도 있을 정도로 개발이 시급하다. 이곳은 지난달 18일 종상향에 성공해 총 2,786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사진=이호준 기자]

기자의 키보다 낮은 천장을 가진 집들은 어린이가 한 명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높이의 현관문이 유일한 진입로였다. 구멍난 벽에는 쓰레기가 우겨넣어져있고 집주인이 집을 비운지 오래돼 문틈에는 관리비 고지서가 여러 장 겹쳐있었다. 열린 현관문 앞에는 쓰레기뭉치가 이 집이 공실임을 알리고 있었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통과 현수막 [사진=이호준 기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통과 현수막 [사진=이호준 기자]

신길제2구역은 지난 2007년 8월 처음 재개발 추진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장기간 사업이 표류해왔다. 지난 2020년 조합설립인가를 받기까지 13년이 걸린 것이다. 신길제2구역 박흥신 조합장은 조합설립 후 꾸준히 종상향을 준비했다. 조합설립 후 2년여 시간이 지나 지난달 18일 제2종일반주거지역에서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에 성공했다.

이 구역은 영등포구 신길동 190-1번지 일대로 면적이 11만6,898㎡에 달한다. 여기에 재개발을 통해 최고 35층 높이의 아파트 18개동 2,786가구 규모의 대단지가 들어선다. 당초 계획은 1,772가구 규모였으나 이번 종상향으로 약 1,000가구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공공주택 규모도 증가했다. 315가구에서 366가구가 추가되면서 총 681가구의 공공주택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교통·생활 등 인프라가 우수해 벌써부터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코오롱글로벌 등 건설사들이 시공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후화된 지붕이 무너져 내린 모습 [사진=이호준 기자]
노후화된 지붕이 무너져 내린 모습 [사진=이호준 기자]

신길제2구역 박흥신 조합장은 “우리 구역은 동네 골목도 엄청 좁고 대부분의 집이 낙후돼 개발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조합설립 동의율이 80%를 넘길 정도로 주민들의 재개발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31일 대의원회에서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 업체 선정을 논의했고 앞으로 투트랙으로 신속하게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호준 기자 leejr@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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