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곡2구역 현장 [사진=심민규 기자]
부산 부곡2구역 현장 [사진=심민규 기자]

최근 건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조합과 시공자간 공사비 본계약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다. 가장 큰 갈등은 ‘어떤 물가지수를 적용하느냐’이다.

과거 대부분의 재개발·재건축조합들은 소비자물가지수를 적용하는 것으로 시공자를 선정했다. 당연히 조합은 가계약에 명시된 소비자물가지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시공자는 당시와 다르게 실제 자재가격 상승을 반영해 건설공사비지수를 적용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도 공사비 물가지수가 쟁점으로 떠오른 현장이 나타났다. 바로 부산 부곡2구역이다.

부곡2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달 31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했고, 포스코건설과 GS건설이 응찰했다.

입찰제안서 비교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3.3㎡당 공사비로 579만원을, GS건설은 525만원을 각각 제시했다. 공사비만으로 비교하면 GS건설이 3.3㎡당 약 50만원 이상 저렴하다. 공사비 총액으로는 약 986억원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유는 공사비 에스컬레이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양 사 모두 실착공 이후 공사비 변동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포스코건설은 예상 착공시기인 2024년 12월을 기준으로 공사비를 책정한 반면 GS건설은 소비자물가지수와 건설공사비지수의 산술평균값을 적용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결국 GS건설의 기준을 포스코건설과 동일하게 적용하면 입찰마감 이후부터 2024년 12월까지 소비자물자지수와 건설공사비지수의 산술평균값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의 GS건설의 경우 향후 실착공에 들어갈 시점에서 공사비가 대폭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조합의 공식 밴드에 올라온 내용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물가상승률은 소비자물가지수가 약 4.7%, 건설공사비지수가 약 11.06% 수준으로 두 물가지수의 산술평균치는 7.88%이다. 따라서 해당 상승률을 기준을 적용할 경우 1년 후 GS건설의 공사비는 525만원에 7.88%인 41만3,700원이 증가한 566만3,700원으로 올라간다.

이어 1년 후 물가상승률이 7.88% 다시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566만3,700원에서 44만6,300원 올라 611만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포스코건설이 제시한 착공시점인 2024년 12월까지는 6개월이 더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공사비는 24만700원(611만원×3.94%)이 상승해 약 635만원 수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2024년 12월 착공시점을 기준으로 공사비를 비교하면 포스코건설은 579만원으로 변동이 없지만 GS건설은 635만원으로 인상돼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GS건설은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영향을 반영하지 않은 계산 방식을 적용해 불합리한 공사비 예측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러·우 전쟁과 유가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일시적으로 상승한 만큼 향후 지난 1년간의 상승률을 바탕으로 2년 후의 물가를 예측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최근 물가인상에 따른 추가 공사비 이슈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부곡2구역 조합원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이달 말 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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