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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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손을 맞잡고 서울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의 리모델링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총 공사비만 약 7,090억원 규모다. 현대·삼성이 리모델링 수주를 위해 손을 맞잡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는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 1, 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만큼 금호벽산아파트는 국내 ‘빅2’ 건설사간에 리모델링 협업을 통해 랜드마크로의 재탄생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수주로 현대건설은 리모델링과 정비사업을 포함한 누적수주액이 3년 연속 2조원을 넘어섰다. 삼성물산도 점차 커지고 있는 시장 규모에 맞춰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리모델링 부문에서만 6,000억원이 넘는 규모를 수주했다.

 

금호벽산 리모델링 조감도 [조감도=컨소시엄 제공]
금호벽산 리모델링 조감도 [조감도=컨소시엄 제공]

▲‘빅2’ 현대·삼성, 남산·한강 조망 살린 고품격 스카이 커뮤니티 신설 등 특화계획으로 조합원 표심 사로잡았다


선호도 높은 브랜드와 시공능력 1, 2위를 다투는 ‘빅2’ 건설사간에 협업. 조합원들의 표심은 예상대로였고, 이변은 없었다.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가 리모델링사업 시공자로 현대건설, 삼성물산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지난 28일 금호벽산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은 시공자 선정 총회를 열고 현대건설·삼성물산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는 조합원 1,132명이 참석한 가운데 1,117명이 현대·삼성 컨소시엄 선정에 찬성표를 냈다.

컨소시엄측은 금호벽산아파트에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적용하고, 명품 주거 공간 및 커뮤니티시설을 갖춘 리모델링 특화계획을 제안하면서 조합원들의 표심을 얻었다.

먼저 주거공간의 경우 조망형 창호와 고성능 단열재를 적용해 주거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커뮤니티 특화계획으로는 남산과 한강조망이 가능한 스카이라운지, 골프연습장, 피트니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고품격 스카이 커뮤니티 2개소를 신설한다. 또 카페테리아, 도서관, 프라이빗 스터디룸, 공유 오피스 등 입주민만을 위한 통합 커뮤니티를 조성해 단지 가치를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삼성은 조경디자인 역량을 극대화하는 등 자연 친화적인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지상 주차공간은 전부 지하화 한다. 대신 지상에는 7개의 테마가든을 품은 3곳의 클러스터를 조성해 명품 조경을 제공하고, 단지를 순환하는 1.5km 길이의 산책로는 서울숲 남산 나들길과 연결한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금호벽산아파트는 금호동 533 일대로 대지면적이 약 8만4,501㎡이다. 이곳에 수평·수직·별동증축을 동반한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5~지상23층 높이의 아파트 1,963가구 규모로 다시 짓는다. 현재는 지하3~지상20층 높이의 아파트 1,707가구 규모로 구성됐다. 늘어나는 256가구는 일반분양해 조합원 분담금 절감을 도모할 예정이다. 총 공사비는 7,090억원 규모다. 이중 지분률은 현대가 60%로 4,254억원, 삼성이 40%에 해당하는 2,836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그래픽=홍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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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리모델링·정비사업 누적수주액 3년 연속 약 2조원 돌파


이번 수주로 현대건설은 리모델링과 정비사업을 합산한 누적수주액이 3년 연속 약 2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리모델링의 경우 지난해 12월 전담팀을 구성한 이후 6,500억원에 달하는 성과를 올렸다.

실제로 현대는 이번 금호벽산 수주에 앞서 올초 용인시 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사업장에서 첫 수주 신고식을 치렀다. 총 공사비는 약 2,280억원 규모다.

이 외에도 시공자 선정이 임박한 리모델링사업장에서 시공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장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아아파트, 용산구 이촌 코오롱아파트, 강촌아파트, 강동구 선사현대아파트, 수원시 신명동보아파트 등이다. 이중 신명동보아파트의 경우 지난 20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1차 현장설명회에 현대가 단독으로 참석하면서 시공권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는 정비사업에서도 강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서울 마포구 합정동 447번지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장에서 시공자로 선정된데 이어 대전 도마·변동1구역에서 현대엔지니어링과 손을 잡고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대구 신암10구역과 부산 범천4구역 등의 사업장에서도 단독으로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누적 수주액은 총 2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삼성물산도 리모델링 수주에 적극적인 행보… 올해 약 6,300억원 규모 수주


삼성물산도 점차 커지고 있는 리모델링시장 규모에 맞춰 적극적인 수주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미 리모델링 부문으로만 누적 수주액 6,000억원을 넘어 섰고, 하반기 목표로 두고 있는 주요 사업장들의 시공권 확보에 성공할 경우 1조 클럽 가입도 넘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의 경우 지난 6월 주택본부 산하에 리모델링사업소를 신설하는 등 전담팀을 구성했다. 이후 약 한 달 만인 지난 7월 총 공사비 3,475억원 규모의 서울 강동구 고덕아남아파트의 시공자로 선정됐다. 이번 금호벽산 시공권 확보를 통해 올해 리모델링으로만 총 6,300억원 규모를 수주한 셈이다.

삼성도 하반기 시공자 선정을 앞둔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의 시공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들 사업장으로는 서울 용산구 이촌 코오롱아파트, 서초구 잠원동아아파트 등이 꼽힌다.

삼성은 다수의 리모델링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수주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005년 래미안 방배 에버뉴, 2014년 래미안 대치 아이스턴, 래미안 청담 로이뷰를 성공적으로 준공한 경험을 자랑한다.

이와 함께 삼성은 올해 정비사업 부문에서도 알짜배기 사업장들을 중심으로 선별·수주해오고 있다. 올초 서초구 도곡삼호아파트를 시작으로 부산 명륜2구역 재건축사업을 수주했다. 현재까지 리모델링과 정비사업을 합산해 약 7,226억원 규모를 수주한 상태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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