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비사업에도 이른바 영끌 붐이 불고 있다. 영끌은 말 그대로 영혼까지 끌어 모아 집을 산다는 표현의 줄임말로 널리 통용되고 있는 단어이다.

8090세대로 대표되는 영끌 현상은 정비사업에 있어서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함께 발현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로 대표되는 정비사업은 조합원으로 구성된 법인체이다 보니 구성원의 권리·의무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는 사업이다. 이러한 특성상 다소 폐쇄적인 운영의 특성을 보였던 것 또한 사실이다.

영끌세대의 등장은 다양한 커뮤니티를 활용한 여론형성을 주도하고 있으며, 기존 폐쇄적 대면방식의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공개토론과 의견수렴의 장이 마련되는 순기능의 역할이 접목되고 있다. 특히 법령의 개정과 판례의 생성으로 정보공개가 의무화 되고 있어 밴드나 카톡방 등의 커뮤니티 활동은 정보의 공유와 여론형성 수단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커뮤니티 활동이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제도나 신기술은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하는 것은 사실이다. 단적인 예로 AI기술의 발달은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오지만, 노동시장의 위축을 불러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을 감내해야 하는 것과 같다.

커뮤니티를 통한 여론조성이라는 미명 아래 정비사업 현장이 투기꾼의 사냥감으로 전락하는 사례도 왕왕 발생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부산의 모 재개발구역이다.

일부 부동산업자를 주축으로 한 투기세력이 들어와서 커뮤니티를 통해 재개발사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조성해 불안심리를 조장하여 기존 조합원의 물건을 싸게 매입한다. 이후 일단의 세력을 형성하여 집행부를 교체하고, 교체된 집행부를 장악하여 시공자 교체의 수순을 밟는다. 집값상승을 부추긴 후 팔고 나가는 이른바 ‘먹튀 전략’으로 사업장을 망가트린 사례이다.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기존 조합원이 안고 가야 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사례는 영끌 투자세력이 기존 조합원의 물건을 매입한 후 사업의 특성이나 해당 구역의 사업여건은 고려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투자금 회수와 이익창출을 위해 조합을 비방하는 경우다. 정당한 사업비 지출과 필수 비용지출을 무조건적으로 저지하며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커뮤니티를 통한 여론호도를 일삼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

시대는 바뀌고 있다. 이러한 역기능이 있다고 하여 커뮤니티 활동을 막을 수는 없다. 사업주체인 조합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먼저 알리고, 정확한 정보의 전달을 통해 악용되는 커뮤니티 활동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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