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주민들 만나서 사업 설명

밤에는 사무실 출근해 업무 매진

구역 넓고 골목 많아 이동에 불편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며 주민 설득

조합설립동의율 75% 달성 목전

동의서 징구 불과 30여장만 남아

올해 안으로 창립총회 가능할 듯


미아2재정비촉진구역이 조합설립동의서 징구 업무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이르면 올해 안으로 조합설립이 가능해 본격적인 재개발사업을 예고하고 있다. 당초 이 구역은 지난 2004년 서울시 도시·주거환경 정비기본계획에 미아9구역이란 명칭으로 정비예정구역을 지정받았지만,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면서 사업추진이 지연됐다. 하지만 지난 2010년 재정비촉진계획안이 결정·고시됨에 따라 추진위원회 변경 승인을 거쳐 현재 조합설립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법적 조합설립동의율이 거의 확보되면서 조합설립인가가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다.


한영웅 위원장의 하루는 자전거로 시작된다. 좁은 골목길 사이를 누비며 주민들을 만나는 일은 저녁까지 이어진다.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주민들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그의 신념 때문이다.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없다면, 해가 질 무렵에야 사무실을 찾는다. 남들은 퇴근할 시간이지만, 한 위원장에게는 제2의 업무가 시작되는 시간인 셈. 낮에 처리하지 못한 일을 저녁 늦게까지 진행하고 나서야 퇴근길에 나선다는 것이 추진위 관계자의 귀띔이다. 인터뷰 당일에도 가쁜 숨을 내쉬며 사무실에 들어선 한 위원장을 만날 수 있었다.


▲조합설립동의서 징구가 한창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어떤 상황인가=구역지정 절차를 3번이나 겪으면서 사업추진이 늦어지게 됐다. 아마도 첫 구역지정을 토대로 사업을 추진했다면 이미 입주를 했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후 촉진계획이 수립되기까지 사실상 사업이 지연됐다. 지난 2010년 재정비촉진계획이 결정되어 추진위원회 변경 승인을 또 받았다. 현재 조합설립동의서를 약 30장 가량만 징구하면 조합설립동의율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늦어도 올해 안으로는 창립총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동의서 징구를 한다고 들었다. 구역이 넓어서 차량이나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것이 편할 텐데, 굳이 자전거를 이용하는 이유가 있나=우선 돈이 안 들지 않나.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는 이야기이지만 유지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래도 주민 사업이기 때문에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 구역의 경우 차량이 지나갈 수 없는 골목길이 많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있다. 길을 가다가도 아는 사람을 만나면 언제든지 자전거를 세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주차공간이 없어도 무방하다. 낮 시간동안 주민들을 만나는 것이 업무인데 자전거만한 교통수단이 없다. 건강까지 좋아지는 것은 덤이다.


▲업무시간 대부분을 주민들과 만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조합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토지등소유자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더구나 주민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구역지정 변경절차가 진행되다보니 사업이 많이 늦어졌다. 따라서 현재로써는 주민들과 만나 사업에 대해 설득하고, 참여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해가 지기 전까지는 주민들과 소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역을 돌면서 급한 업무가 있을 때는 사무실을 방문해 처리를 한다. 또 주민들을 만나고 저녁시간에 사무실로 출근해 업무를 보고 퇴근한다. 남들 퇴근시간에 사무실로 출근한다고 보면 된다. 남들과 똑같이 일을 하면서 사업이 더 빠르게 추진되길 기대하는 것은 도둑놈 심보나 다름없는 것 아닌가.



▲재개발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구역이 워낙 낙후된 상황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생활하기에 많은 불편함이 있다. 주택을 건설한지 40년이 넘는 건물이 적지 않은 상태다. 단순히 수치로 40년이지 실제 건축물을 보면 상상 이상으로 낡았다. 노후화된 주택은 유지·보수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또 도로와 주차장이 부족해 통행에도 어려움이 있다. 소방도로는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좁은 골목길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재산증식이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고시된 촉진계획안에 따르면 우리 구역에는 총 2,870가구로 예정됐다. 하지만 조합을 설립하면 용적률 상향 등을 적용해 총 3,686세대를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비계획이 예정대로 변경된다면 조합원들의 분담금도 줄어들 것이다.


▲미아2재정비촉진지구만의 장점이 있다면=우선 더블 역세권이라는 입지적인 장점이 있다. 지하철은 물론 경전철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서울 전역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여기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각종 상업시설 등이 밀집해 있어 생활에 필요한 물품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특히 단지 내에 유치원에서부터 중학교까지 들어서는 최초의 단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심하고 자녀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강북아파트로는 최고 높이인 35층까지 건립이 가능하기 때문에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자랑거리다.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우선 주민들을 만나면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 동의서가 한 장 한 장 제출될 때는 물론이고,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한 주민은 제 낡은 자전거를 보시고, 주저없이 자신의 자전거를 타라고 내어주셨다. 가식적으로 주민들에게 대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해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이 되도록 하겠다. 토지등소유자분들도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주길 바란다.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는 멀리 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추진위를 믿고 사업에 동참해주시길 바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위클리한국주택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