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지역이다. 시의 중동부에 위치해 있어 부천이나 서울과의 접근성이 높고,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경제적으로도 발전한 지역이었다. 그래서 일부 부평 주민들은 ‘인천사람’이 아닌 ‘부평사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부평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하는 방식인 셈이다. 특히 부평구에서도 부개동은 “부평이 열리는 지역”이라는 의미의 지명처럼 서울과의 접근성이 가장 높은 곳이다. 문제는 도시의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낙후지역이라는 이미지는 커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부개동 일대에 정비사업이 진행됐지만, 부동산 침체로 다수의 구역들이 중단·해제되는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최근 부개4구역이 이주·철거를 앞두면서 일대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부개동의 과거 명성을 되살릴 부개4구역 재개발의 김영삼 조합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김영삼 조합장 | 인천 부개4구역 재개발  [사진=이혁기 기자]
김영삼 조합장 | 인천 부개4구역 재개발  [사진=이혁기 기자]

▲지난해 10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사업은 어떻게 진행됐나=지난 2008년 추진위원회를 승인 받은 이후 이듬해인 2009년 말경에 정비구역이 지정됨에 따라 조합을 설립하기 위한 업무에 착수했다. 구역지정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을 정도로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2010년도에 조합설립인가, 2011년도에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등 사업이 신속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사업이 장기화됐다. 부평구만이 아니라 인천시 전역,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았던 시기였다. 조합원들이 재개발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조합은 끝까지 믿어준 덕분에 사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 지난 2019년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거쳐 조합원 분양신청을 진행하고, 지난해 10월 관리처분인가를 받게 됐다.

▲재개발사업이 사실상 8부 능선을 넘었다. 관리처분인가로 조만간 이주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현재 조합이 당면한 과제가 이주다. 재개발사업에서 이주·철거 단계는 사업성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한 시기다. 이주에 필요한 대규모 사업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이주·철거기간이 늘어나면 금융비용도 대폭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의 협조가 이뤄진다면 예정된 시기에 이주가 완료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4월 안으로 이주공고를 내고, 이주를 시작한다는 목표로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더불어 이주를 진행하면서 건축계획을 변경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장기간 사업이 지연됨에 따라 건축계획이 현재 아파트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설계와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최첨단 기술과 친환경 시스템을 적용해 단지의 가치를 높이는데 노력할 것이다.

▲지난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다. 특히 인천의 경우 시장 침체가 심각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부개4구역은 다수의 정비구역이 해제되는 상황에서도 재개발을 이어왔는데=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냉각되면서 인천지역의 정비사업이 모두 힘든 시절을 보냈다. 거의 모든 구역들의 사업이 중단됐고, 적지 않은 구역들은 해제됐다. 사실 우리구역도 정비구역 해제가 신청됐을 정도로 어려운 과정을 겪었다. 당시 조합에서는 사업비 조달이 원활하지 않아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그저 사업을 재개할 날을 준비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조합원들이 조합을 믿고 기다려준 덕분에 재개발을 다시 진행할 수 있었다.

부개4구역 조감도 [사진=부개4구역 재개발 조합 제공] 
부개4구역 조감도 [사진=부개4구역 재개발 조합 제공] 

▲부개4구역은 규모나 입지조건에서 부개동 일대에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역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나=우선 인천의 동측에 위치해 있는데다 지하철 7호선 굴포천역이 인접해 있기 때문에 서울과의 접근성이 높다. 지하철을 타면 환승을 하지 않아도 곧바로 서울로 이동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우리 지역은 부천시와 불과 1㎞도 떨어져 있지 않아 부천생활권에 속한다. 따라서 부천이나 서울 방향으로 근무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는 상황이다. 중동IC도 차량을 통해 5분이면 이용할 수 있어 각종 교통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더불어 구역 인근에 상동호수공원, 청운공원, 방촌공원 등 각종 공원이 조성되어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또 학군도 우수하다. 개흥초, 부광초, 부평중, 부흥중, 부광중, 부평고, 부광여고 등이 구역과 가까이 위치해 있어 안전한 통학이 가능하다.

▲재개발이 완료되면 어떤 주거지역이 될 것이라고 보나=무엇보다 아이들을 키우기에 좋은 단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구역의 경우 주변에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설들이 즐비하다. 우선 부천시민 문화동산이자 부천영상 문화단지가 위치해 있어 각종 영상문화제나 영화 등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생활이 불편한 상황이지만, 부천영상 문화단지에는 자동차극장을 운영하는 만큼 언택트 감상이 가능하다. 또 상동호수공원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으며, 테마파크인 웅진플레이도시 등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아파트가 1,000세대 이상의 대규모로 건설되는 만큼 대단지 조성에 따른 커뮤티니시설이나 공원을 이용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재개발을 장기간 이끌어오신 조합장으로서 정비사업의 발전을 위해 개선돼야 할 제도나 정책이 있다면=사실 낙후지역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의 책임은 공공에 있다. 하지만 정부가 낙후지역을 모두 정비하는 것은 인력이나 비용이 부족하기 때문에 민간에게 이양한 것이다. 따라서 지자체나 정부는 민간의 재개발사업에 최대한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더불어 조합원들의 개발이익을 과도하게 막는 제도들도 문제다. 재개발사업은 조합원들이 재산을 출자해서 진행하는 사업이다. 재산을 출자한 사람이 이익을 가져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럼에도 일부 일반분양자에게 더 많은 이익을 주는 정책이나 제도가 시행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고분양가 관리지역 지정만 해도 그렇다. 인천은 서울과 비교하면 분양가나 주택가격에서 큰 차이가 있다.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할만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기존 구도심을 정비하는데 악영향을 미쳐 슬럼화를 가속화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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