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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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방식 정비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을 신청한 단지들이 대거 이탈한 가운데 공공재개발 후보지에서도 재검토를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공공재개발 시범사업의 후보지인 흑석2구역이 공공재개발 진행 여부에 대해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재개발 후보지의 ‘대표’격인 흑석2구역의 재검토 발언으로 공공재개발 자체에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흑석2구역이 공공재개발에 반발하고 있는 이유는 당초 예상보다 사업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흑석2구역에 용적률 450%, 최고층수 40층을 적용해 1,310세대 규모를 건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분양가는 인근 아파트 시세의 60%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당초 법적상한용적률의 120%를 적용하겠다는 발표에 비해 정부가 제시한 용적률이 낮다는 점이다. 흑석2구역은 준주거지역으로 법적상한용적률 500%에 120%를 적용하면 최고 600%까지 적용 가능하다. 하지만 예상보다 150% 가량 낮은 450%를 제시함에 따라 사업성이 대폭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층수도 정부의 발표와 달리 최고 40층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도 불만이다. 공공재개발 도입 당시 최고 50층을 허용하겠다는 방침과 달리 40층을 적용하는 것은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현재 서울시는 주거지역에 대한 최고 층수는 35층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5개 층을 높여주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분양가격은 사업성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지나치게 낮은 분양가를 제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근 아크로리버하임과 흑석한강센트레빌의 시세에 60%를 반영하면 분양가는 3,000만원대 초중반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추진위원회가 예상했던 4,000만원 가량의 분양가와는 차이가 크다.

흑석2구역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추가 공급량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분양가를 대폭 낮추면 사업성에서 차이가 없다”며 “임대주택이 늘어나는 등의 공익적인 측면까지 생각하면 되레 손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현재 제시된 사업계획은 확정이 아닌 시뮬레이션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SH서울주택도시공사 관계자는 “추진위원회에 제공된 정보는 확정된 사안이 아닌 개략적인 예시에 불과하다”며 “아직 사업이 진행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분양가 등을 확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공공재개발이 진행되면 사업성이나 분양가는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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