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비사업 수주킹은 누가 될까. 뜨거운 정비사업 수주 열기가 신축년에도 지속되고 있다. 먼저 서울에서 첫 수주 포문을 연 건설사는 대우건설이다. 이달 동작구 흑석11구역과 상계2구역 시공권을 연달아 확보하는 등 지난해 다소 저조했던 수주실적을 올해 만회하겠다는 방침이다. 3년 연속 수주킹 자리를 꿰찼던 현대건설의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현대건설은 최근 신임사장으로 정비사업을 전담했던 윤영수 부사장을 선임하면서 재개발·재건축 역량 강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왕의 귀환’을 알렸던 삼성물산 역시 강남 도곡삼호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절대강자로서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 외에도 GS, 포스코, HDC현대산업개발, 롯데, DL이앤씨 등 대형사들은 우동1, 과천8·9, 개포한신 등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시공권 확보를 위한 각축전이 예상되고 있다.

[그래픽=홍영주 기자]
[그래픽=홍영주 기자]

▲대우건설, 서울 정비사업 수주 첫 포문… 이달 흑석11·상계2구역 2곳에서만 7,300억원 이상 수주고=새해에도 전국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일부 대형사들은 이미 수주 목표액을 설정하고, 올해 시공자 선정을 앞둔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수주전 참여 여부를 저울질 중이다. 상반기 시공권 확보에 집중하면서 하반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축년 1월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는 건설사는 대우건설이다. 대형사들 중 서울지역에서 가장 먼저 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1조 클럽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다소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이달에만 동작구 흑석11구역과 노원구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하면서 여유로운 수주 행진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2개 사업장에서만 무려 약 7,000억원 이상에 달하는 수주고를 올렸다.

이중 흑석11구역은 단독으로, 상계2구역은 동부건설과 손을 잡고 시공권을 따낸 상황이다. 공사비는 흑석11구역이 4,501억원, 상계2구역은 4,775억원이다. 상계2구역의 경우 대우건설 지분이 60%로 2,865억원에 해당된다.

▲지난해 ‘수주 킹’ 현대건설, 주택사업 전문가로 평가 받는 윤영준 부택사업본부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선임… 리모델링까지 사업 영역 확장=3년 연속 수주킹을 달성한 현대건설은 정비사업은 물론 리모델링에서도 수주 실적내기에 더욱 집중할 모양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신임 사장에 윤영준 본부장을 선임하는 등 왕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윤 신임사장은 30년 넘게 근무한 정통 현대건설맨으로 불리며, 주택통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정비사업 등 주택사업 부문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한남3구역 등 대형 사업장을 수주하면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한 점을 인정받기도 했다. 당시 윤 사장은 한남3구역 수주에 나서면서 직접 조합원이라고 밝히는 등 주목을 끌었다. 건설사 임원이 조합원으로 알려진 사례는 이례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현대건설은 신축년 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사업장에서 첫 수주 성과를 이뤄냈다. 이는 리모델링에 대한 단독 수주 첫 사례로, 올해도 수주킹을 놓치지 않겠다는 선언적 의미로도 해석되고 있다.

▲‘왕의 귀환’ 삼성물산, 강남구 도곡삼호 재건축 시공권 확보하면서 존재감 부각=정비사업에 5년 만에 화려한 복귀 신고식을 마쳤던 삼성물산도 올해 첫 수주에 성공했다. 규모는 작지만 강남권 알짜배기로 평가 받는 강남구 도곡삼호아파트 시공권을 따낸 상황이다.

단지명은 ‘왕의 귀환’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래미안 레벤투스를 제안했다. 레벤투스(reventus)는 ‘귀환’이라는 의미로, 도곡삼호에 대한 부와 명예 재탄생을 뜻한다. 래미안의 귀환을 단지명으로 삼은 것은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서초구 신반포15차아파트와 반포3주구 등을 수주하면서 단숨에 1조 클럽에 가입하는 등 업계에 정비사업 강자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상기시켰다. 이어 이번 도곡삼호 시공자로 선정되는 등 정비사업 강자로 다시 떠오른 것이다.

도곡삼호는 재건축사업을 통해 최고 18층 높이의 아파트 4개동 308가구가 들어설 전망이다. 공사비는 약 915억원으로 파악됐다.

▲전통강자 GS건설, 주주 목표 3조원 설정 및 정비사업 인력 확대… 공격적인 수주전략 펼칠 듯=GS건설은 아직 수주 소식은 없지만, 정비사업 인력을 확대하는 등 역량 강화에 나서면서 전통강자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GS건설은 올해 정비사업 수주 목표액을 3조원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달성했던 약 2조5,092억원의 수주 실적에 5,000억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정비사업팀도 기존 4개 팀에서 5개 팀으로 확대하고, 운영사업소도 4곳을 신설하는 등 본격적인 수주 레이스를 위해 신발 끈을 동여맨 상태다.

이와 함께 리모델링사업으로의 확장을 통해 목표했던 수주액 달성은 물론 주택사업 부문 정통강자로서의 이미지를 견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GS건설은 마포구 밤섬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장에서 시공자 선정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시공자 선정 총회는 공석으로 남아있는 조합장을 선출하는 등 집행부 재정비가 마무리되는 상반기 중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일에는 송파구 문정건영아파트의 리모델링사업 시공자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도 참석하면서 시공권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곳은 리모델링을 통해 최고 16층 높이의 아파트 626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입찰마감일은 오는 3월 4일이다.

▲포스코·HDC현산·DL이앤씨·롯데 등 대형사들 수주 타깃은… 우동1구역, 과천8·9단지, 개포한신 등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각축전 예상=포스코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SK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등 대형사들의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형사들은 올해 시공자 선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사업장에서 수주 릴레이를 펼쳐갈 예정이다.

시공자 선정을 앞둔 주요 정비사업장은 부산 우동1구역, 경기 과천8·9단지, 개포한신 등이 꼽힌다.

가장 시공자 선정이 임박한 사업장은 우동1구역이다. 지난 7일 재건축사업 시공자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 포스코건설, DL이앤씨, SK건설 등 대형사를 포함해 동원개발, 아이에스동서, 제일건설이 다녀갔다. 입찰마감일은 오는 2월 22일이다. 조합은 아파트 1,476가구 등을 짓는 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에서도 주요 정비사업장들이 올해 시공자 선정 절차를 밟는다. 강남구 개포한신아파트의 경우 오는 3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고 연내 시공자 선정에 나선다. 사실상 당해 유일한 강남권 재건축 물량으로, 다수의 대형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재개발사업장도 곳곳에서 시공자 선정이 가시화되고 있다.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내 3구역과 5구역에서 상반기 사업시행인가가 예상되고 있다. 인근 1구역도 건축심의를 준비 중이다. 이 구역들은 모두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 바로 시공자 선정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뉴타운 내 2·4·6·7·8구역 등이 모두 10대 건설사를 선정한 만큼 GS건설, 현대건설 DL이앤씨, SK건설 등이 향후 수주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 외에도 서울 강북권에서 마천4구역이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고, 경기권에서도 과천8·9단지가 상반기 조합설립인가를 앞두면서 시공자 선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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