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그동안 사업은 어떻게 진행됐나=우리 단지는 지난 2003년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재건축을 추진했다. 하지만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강력한 재건축 규제가 시행됐고, 결국 사업은 지지부진해졌다. 여기에 리모델링제도를 완화하면서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두고 주민들의 의견이 갈렸다.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리모델링을 통해 아파트를 정비하자는 것이었다. 재건축을 반대한다기보다는 낡은 아파트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리모델링이 낫다고 판단하는 주민들이 있었던 것이다. 당시 재건축과 리모델링 추진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기 때문에 두 종류의 사업 모두 진행되지 못했다. 이후 MB정부에서 규제를 완화하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재건축을 추진하자는데 동의했다. 이에 따라 재건축사업을 다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안전진단 이후 10년 가까이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는데=종상향 문제로 구역지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초 우리 단지는 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현재 2종일반주거지역이기 때문에 1단계 종상향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당시 서울시 역시 종상향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단지 매봉산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층수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추진위에서는 층수를 줄여 정비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시기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으로 바뀌게 됐다. 박 시장이 서울시정을 집권하면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의 종상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종상향 문제로 수년간 정비구역을 지정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추진위원장으로 선임된 후 재건축사업이 신속하게 진행됐다. 비결은 무엇인가=비결이랄 것까진 없다. 단지 현재 상황에서 최고의 사업성을 찾아내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했다. 3종일반주거지역으로의 종상향 문제로 재건축이 추진되지 못한다면, 2종일반주거지역에서 사업성을 높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 도로나 공원 같은 기반시설 기부채납 비율을 줄이는 것으로 사업성을 제고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3종일반주거지역과 같은 수준의 사업성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당초 기부채납 비율이 11%였지만, 공원 면적을 줄여 7.3%로 낮췄다. 그만큼 조합원들의 지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층수도 20층을 확보해 건물 배치도 최적의 상태로 설계했다. 

▲구역지정을 받은 지 불과 2달도 걸리지 않아 창립총회를 개최했는데=인근 단지나 업체 사람들은 방배경남아파트가 재건축을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리모델링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있었던 데다, 구역지정을 받는데도 사업이 지체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합원들이 리모델링이 좋기 때문에 추진했던 것이 아니다. 당시 재건축규제로 어쩔 수 없는 차선책이었다. 하지만 재건축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에 조합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실제로 주민 90% 이상이 재건축사업에 동의한 상태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려던 주민이 오히려 재건축에 먼저 동의했다. 창립총회 참석비율이 75%에 달했다. 총회 안건들도 대부분 참석자의 95% 이상 동의로 의결됐다.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면서 힘들었던 점은=아직까지 상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가조합원과 아파트조합원이 다르다는 점은 인정한다. 사람이 다른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다를 뿐이다. 분양권이나 상가보상금 등에서 이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동의율을 충족하지 못해 제척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상가 동의문제로 사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분할 소송까지 진행한 상태다. 다만 조합이 설립된 이후에도 꾸준한 협의를 통해 상가와 아파트 주민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 상가는 구분소유자나 면적이 모두 5% 미만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미한 변경만으로도 통합이 가능하다. 협의만 잘 진행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방배경남아파트 단지의 최고 장점은 무엇인가=매봉산이 인접한 천혜의 자연환경과 편리한 교통여건을 꼽을 수 있다. 매봉산이 단지를 둘러싸고 있어 편안한 조망을 제공하고 있는데다, 서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 특히 방배3동에서는 성당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우리 단지가 매봉산을 오를 수 있는 유일한 입구이기 때문에 뒷마당처럼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각종 고속도로를 이용하기에도 편리한 교통망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배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지하철을 이용하기에도 편리하다. 또 단지 입구에 버스 정류소가 설치돼 있어 대중교통이 잘 발달돼 있다.

▲향후 지어질 아파트의 특화 방안은=우선 대부분의 세대가 남향과 4bay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우리 단지는 아파트세대수에 비해 비교적 면적이 넓은 편이다. 따라서 향후 건설되는 아파트는 대부분 남향으로 지어지게 된다. 여기에 작은 평수도 4bay 설계를 통해 입주민들이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또 단지 내에 유치원을 건설하는 것도 자랑거리다. 굳이 외부로 나가지 않더라도, 곧바로 아이들을 유치원에 맡길 수 있는 구조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유치원에 아이를 맡기는 가구가 젊은 층이 늘고 있다. 단지 외부 유치원이나 사설 업체에 아이를 맡길 경우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 단지는 출근길에 유치원이 있기 때문에 안전한 것은 물론 수준 높은 탁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초대 조합장으로서 조합 운영 방침이나 각오가 있다면=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신속한 사업추진을 최우선 목표로 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동안 주민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재능기부를 통해 주민들이 사무실에 나와서 많은 일들을 도와주었고, 총회도 주민들의 힘으로 진행했다.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도 주민들이 직접 전화와 방문 상담을 통해 징구했다. 주민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조합장으로서 주민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은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1=조합에서는 조합원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소식지를 책으로 만들어 발송하고, 우편을 통해 사업진행 과정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급박한 사안에 대해서는 조합원들에게 핸드폰 문자를 통지하고 있다. 클린업시스템 외에도 별도의 홈페이지를 통해 재건축 관련 자료도 제공하고 있다. 조합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사업에서 시간은 돈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조합원이 한마음으로 사업에 참여한다면 시간은 돈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독이 될 것이다. 관에서도 적극적인 행정을 약속한 만큼 조합원들의 협조가 있다면 성공적인 재건축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위클리한국주택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