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재건축사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이후 수도권 곳곳에서 수평·수직증축을 적용한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려는 아파트 단지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재도입했고, 올해 안전진단을 강화한 데 이어 분양가상한제까지 시행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이후 리모델링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포구와 양천구 내 아파트 단지 상당수가 리모델링 관련 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조합설립을 위한 제반작업이 한창이다. 이미 시공자 선정을 앞둔 곳들도 포착되면서 리모델링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서초구 잠원롯데캐슬갤럭시1차와 용인시 수지초입마을 등이 해당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집값 안정화를 위해 내놓은 상한제가 리모델링에도 적용되면서 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목받는 수도권 리모델링 추진 사업장 [그래픽=홍영주 기자]
주목받는 수도권 리모델링 추진 사업장 [그래픽=홍영주 기자]

▲마포 서강GS, 내년 초 조합설립인가 목표… 양천 목동우성2 등도 사업설명회=수도권을 중심으로 수평·수직증축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려는 아파트 단지들이 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연한이 짧아 지은 지 15년이 경과하면 바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등의 이유로 각광받고 있다. 여기에 초과이익환수제 등 정부 규제 대상에 벗어났다는 점에서도 동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마포구 일대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리모델링 조합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먼저 신정동 서강GS아파트의 경우 내년 초 조합설립인가를 거쳐 하반기 시공자 선정을 목표로 두고 있다.


현재 추진위승인 단계로 583가구 규모로 구성됐고, 3개층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검토 중이다. 추진위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리모델링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을 거쳐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 징구 작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인근에 위치한 밤섬현대 힐스테이트 역시 리모델링사업 추진을 위한 제반작업이 한창이다.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219가구에서 30가구 안팎으로 가구수를 늘리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두 단지 모두 재건축보다 규제가 덜하고, 지은 지 20년을 넘긴 만큼 당장 사업 진행이 가능한 리모델링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양천구 목동우성2차도 리모델링 관련 설명회를 추진하는 등 조합설립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16일 목동우성2차 리모델링 사업개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목동우성2차는 양천구 목동남로4길 6-23 일대로 대지면적이 4만5,199.2㎡이다. 이곳에 용적률 389.97%를 적용한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지하4~지상21층 높이의 아파트 1,311가구로 다시 지어진다. 현재는 최고 18층 높이의 아파트 1,140가구로 구성됐다. 리모델링으로 171가구를 일반분양하는 셈이다.

잠원롯데캐슬갤럭시1차 전경 [사진=이혁기 기자]
잠원롯데캐슬갤럭시1차 전경 [사진=이혁기 기자]


▲잠원갤럭시1차·수지초입마을 등 시공자 선정 목전=이미 시공자 선정이 가시화되고 있는 곳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재건축 후 리모델링 첫 사례’ 타이틀로 유명한 서초구 잠원롯데갤럭시1차아파트가 롯데건설을 시공 파트너로 선정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잠원롯데캐슬갤럭시1차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은 지난달 26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두 번째 입찰을 마감했다. 그 결과 시공권에 꾸준한 관심을 보였던 롯데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은 수의계약으로의 전환 방침을 정하고, 내달 중 시공자 선정 총회를 개최해 롯데건설 선정 여부를 묻는 조합원 투표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만약 롯데건설이 시공자로 선정될 경우 당초 재건축에 이어 약 17년 만에 리모델링사업까지 수주하는 셈이다. 롯데캐슬갤럭시1차는 지난 2002년 설악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탄생한 곳으로, 당시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캐슬’ 브랜드를 첫 적용했다.


이 단지는 3개층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256가구 규모에서 38가구 늘어난 294가구로 재탄생한다.

용인시 수지초입마을 전경 [사진=네이버 지도 갈무리]
용인시 수지초입마을 전경 [사진=네이버 지도 갈무리]


용인시 수지초입마을도 시공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시공권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포스코건설이 시공자로 유력하다.


조합은 지난달 13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두 번째 입찰을 마감한 결과 포스코건설 1개사가 참석했고, 이사회 등을 열어 수의계약 전환 방침을 정했다. 시공자 선정 총회는 오는 12월 14일 개최할 계획이다.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4~지상20층 높이의 아파트 1,860여가구로 재탄생 할 전망이다. 이중 240여가구는 일반분양분에 속한다.

▲일반분양분 30가구 이상이면 리모델링도 상한제 적용?… 협회, 특별법 제정 추진 통해 사업 활성화 도모=업계에서는 리모델링 추진이 확산되고 있는 반면, 상한제 등 집값 안정화를 위해 도입한 제도가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한국리모델링협회 차원에서 주택법 개정 및 특별법을 제정을 추진 중이다.


제·개정 법안 내용에는 상한제에서 리모델링을 제외시키고, 인·허가를 단축시키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근우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부위원장은 “당초 리모델링에 수직증축이 허용된 목적은 사업 활성화다”며 “늘어나는 가구수로 사업성 확보를 통해 주민들의 분담금을 절감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30가구 이상 일반분양이 발생하는 리모델링사업장을 상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당초 수직증축을 허용하면서 사업을 활성화시키겠다던 취지에 어긋난 것”이라며 “협회는 리모델링을 상한제에서 제외시키고, 안전성 검토 절차를 축소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특별법 제정과 주택법 개정을 국회 관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건의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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