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무지개마을4단지가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주거환경개선을 동반한 새아파트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곳은 시의 시범사업장으로서 1차 안전진단과 1차 안전성검토를 마치는 등 리모델링 선두 주자로 꼽히고 있다. 그런데 최근 생각지 못한 복병을 만났다. 2차 안전성 검토를 접수한 가운데 정부가 관련 규제를 강화한 것이다. 집행부는 2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하기 위한 보완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이주를 개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리모델링을 진두지휘 하고 있는 박기석 조합장은 정부의 안전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주민들의 염원인 사업 성공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박 조합장을 만나 무지개마을4단지 리모델링 현황과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개선해야 할 제도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우선 무지개마을4단지의 리모델링사업 추진 경과에 대해 말해 달라=무지개마을4단지는 지난 2015년 리모델링준비위원회를 발족한 후 주민설명회를 거쳐 같은해 창립총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듬해 포스코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했고, 1차 안전진단을 거쳐 2017년 1차 안전성검토를 통과했다. 지난해에는 권리변동을 위한 총회를 개최하고, 전체주민의 약 93%의 동의로 지자체에 사업계획승인 신청서를 접수한 후 시설안전공단에 2차 안전성 검토를 의뢰했다. 현재 2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하기 위한 보완 작업이 진행 중이다.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노후된 주거환경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크다. 무지개마을4단지는 지은 지 23년이 지나면서 노후화가 진행 중이다. 주민들은 누수, 층간소음 등에 대한 불편을 겪고 있다. 퇴근시간이 되면 주차 공간이 부족해 자동차들을 겹겹이 세워놓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실제로 현재 주차공간 비율은 전체 가구수의 0.5대에 불과하다. 리모델링을 통해 전체 가구수의 1.2대 비율까지 높아지기 때문에 주차난에 대한 걱정도 사라질 것이다. 주차장은 모두 지하화를 계획했다. 상층부는 아파트와 조경시설로 이뤄지기 때문에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무지개마을4단지가 갖춘 입지조건은=분당은 과거 신도시 조성 계획에 따라 개발된 곳으로, 기반시설이 양호하다.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에 대한 인프라가 잘 구축돼있다. 무지개마을4단지 역시 역세권에 속한다. 도보로 10분 거리에 분당선 오리역이 위치해 있다. 인근에 불곡초등학교와 구미초등학교가 가까워 교육환경이 우수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 생활도 가능하다. 북쪽에 탄천이 흐르고, 남쪽으로는 불곡산이 자리 잡고 있다.

▲2차 안전성 검토를 요청한 시기에 관련 규제가 강화됐다. 조합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조합은 2차 안전성 검토에서 보강공법에 대한 공인기관의 검증결과를 제출하라는 보완요청을 받았다. 현재 검증 방법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주민들이 아직 거주중이어서 시뮬레이션 등이 고려되고 있고, 검증실측에 대한 시기 조율도 원만하게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리모델링 초기 단계인 1차 안전진단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했다. 2차 안전진단 강화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정부의 리모델링 안전규제에 대한 일선 조합들의 재검토 요구가 나오고 있는데=분당지역은 리모델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사업장이 많은 곳이다. 이러한 시점에 2차 안전성 검토 절차를 강화시키면서 여러 현장들에서 사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분당 일대는 성남시에서 재정·행정적 지원에 힘입어 리모델링사업이 빠른 속도로 진행돼왔다. 2차 안전성 검토를 앞둔 사업장이 대다수다. 그런데 이제 와서 안전을 골자로 사실상 규제하겠다는 점은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주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지진 등을 대비해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공공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저비용·고효율이 핵심 요소인 리모델링 원칙에 어긋나고 있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다.

▲규제가 강화되기 이전의 기존 제도로도 지진 등을 대비한 안전성 확보가 충분한가=기존 제도로 안전성 확보는 충분히 가능하다. 리모델링은 1·2차 안전진단과 1·2차 안전성 검토 등 총 4번의 안전에 대한 확인과정을 거치고 있다. 어떠한 건축사업보다도 안전을 골자로 강력한 기준이 마련돼 있고, 엄격한 확인과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지진을 견디게 하는 내진설계도 현행 신축 아파트 기준과 동일하게 적용돼 설계가 이뤄지며, 공사 중에도 지속적인 구조전문가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2차 안전성 검토시 하중부담, 구조보강, 접합부의 경계조건 적합성 등 안전을 골자로 여러 가지 검증이 이뤄진다. 시공시 이를 토대로 보강공사가 이뤄진다. 이러한 점은 공청회에서 국내외 다양한 사례를 통해 검증된 바 있다.

▲원활한 리모델링사업 진행을 위해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제도는 무엇인가=정부가 안전성 확보에 대한 비중을 크게 두고 있다면 사업 초기 단계인 1차 안전진단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2차 안전성 검토 기준을 강화하고, 보완이 요구된다면 사업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1차 안전진단 및 안전성 검토 과정에서 진행했던 과정들을 똑같이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행부는 제도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리모델링협회를 통해 국토교통부에 전달한 상태다.

▲향후 리모델링사업 진행 계획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지난 3월 18일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교육환경평가 심의 적합판정을 받았다. 이제 2차 안전성 검토 통과시기가 관건이다. 현장실측방법 및 시기만 원만하게 해결되면 8월 중 사업계획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시공자와의 본계약, 분담금 총회 등을 거쳐 2020년 이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조합은 리모델링을 통해 명품아파트 건립은 물론 쾌적한 주거환경 개선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둘 것이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진행 과정에서 내력벽 철거 유예, 과도한 자료보완 요청으로 인해 사업추진에 다소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집행부는 원만한 사업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조합을 믿고 지켜봐 주신다면 함께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조합원 모두가 살기 좋은 단지로 만들 것을 약속드린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위클리한국주택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