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상담을 받으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 ‘구두로는 합의가 되었는데 계약서를 쓰지 않았습니다. 법적 구속력이 있나요?’이다. 계약은 청약에 대해 승낙이 이루어져 대립하는 의사가 합치되면 성립한다. 성립한 계약에 흠이 없으면 효력이 있다. 서면을 통해 의사합치가 있을 필요는 없다. 매매계약, 증여계약, 교환계약, 임대차계약 등 대부분의 계약이 그렇다. 최근에 나온 하급심 판례를 예로 들어보자. EBS가 영상제작업자 A씨와 사이에 공개방송 진행과 관련된 계약 체결을 교섭하고 있었다. A씨가 계약서 초안을 만들어 EBS 담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들이 조합을 결성하여 스스로 사업주체가 되어 사업을 시행하는 것이다. 조합원이 된다는 것은 단순한 수분양자의 지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업주체로서 이익을 갖고 손실이 나면 책임을 져야 한다. 주택조합에 조합원으로 가입하라는 권유를 받으면 그 추진 주체가 누구인지 본다. 대부분은 시행대행사라는 업체가 나서서 사업을 추진한다. 그 업체를 믿을 사람이 없으니, 시행대행사는 건설업체를 끌어들인다. 시공사의 후광에 기대어 조합원을 모집하고 지주들을 설득한다. 조합원으로 가입하려는 사람은 건설업체인 시공사를 신뢰하여 현물
주택 임대차보호법이 있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도 있다. 주택과 상가 말고 임대차 계약이 많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농지이다. 1998년 통계를 보면 임차농가(자경을 겸하는 경우 포함)는 전체 농가의 68%, 임차 농지면적은 총경작 면적의 41%이고 평균 임차료는 연간 농작물 생산액의 18.5%에 이른다. 소작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헌법에서 소작제도를 금지하는 까닭에 농지 임대차는 원칙적으로 금지해 왔다. 오늘날에는 농업인구의 고령화, 기계화로 인해 소작의 폐해보다는 임대차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예외적으로 농지 임대차가 허용된다. 농
이웃 건물 또는 토지 소유자들끼리 생기는 분쟁은 ‘이웃관계’(상린관계)를 규율하는 민법 규정에 따라 정리된다. 이웃 사이에 이해관계를 조절하여 원만히 사용·수익하도록 만든 기준이 되는 법 조항이다. 인접 토지 사이의 경계와 관련해서는 나뭇가지나 뿌리의 제거 문제, 이격거리와 차면시설 문제가 있다. 모두 상린관계 규정에 따라 해결된다. 경계선이 어디인가를 두고 생기는 분쟁은 자못 심각하다. 이웃 서로가 경계 침범 사태를 모르고 지내다가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침범 사실을 발견한다. 침범 당한 면적이나 금액이 문제가 아니다. 침범 당한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나타나는 변태적 거래 행태 중의 하나가 다운계약서·업계약서이다. 실제 거래가격보다 매매대금을 낮추어 적는 것을 다운계약서, 높여 적는 것을 업계약서라고 한다. 다운계약서는 매도인의 양도소득세, 매수인의 취득세를 아끼려고 작성하고 업계약서는 매수인이 나중에 처분할 때 양도소득세를 줄여보겠다고 작성한다. 부동산을 매매하는 경우 부동산거래신고법에 따라 60일 이내에 실제 거래대금을 신고하고 거래대금을 실제로 지급하였음을 증명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다운계약서나 업계약서를 걸러내기 위한 장치다. 이 자료를 허위로 제
부동산을 미등기 전매하는 경우에 양도소득세가 중과될 수 있다. 소득세법에 따라 과세표준의 70%에 해당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 미등기전매, 소득세법의 표현에 따르면 미등기양도자산이란 자산을 취득한 자가 그 자산 취득에 관한 등기를 하지 아니하고 양도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해당되는 사례를 보자. B는 토지소유자 A로부터 토지를 13억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B는 A에게 계약금 1억원을 지급한 상태에서 C에게 이 토지를 24억원에 매도한다는 내용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C로부터 계약금 3억원을 지급받았다. B는
계약이 성립한 후에는 당사자 일방이 마음대로 해제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계약은 지켜야 한다(pacta sunt servanda)”는 계약의 구속력이 있기 때문이다. 매매계약에서는 이 구속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일정액을 계약금으로 거는 계약금계약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계약금계약은 계약금이 실제 교부될 것을 요건으로 하는 이른바 ‘요물계약’이다. 당사자 사이에 계약금을 주고받은 단계에서 계약을 해약하려면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야 한다. 이 경우의 계약금을 해약금이라고 한다. 계약금계약만 성립되고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된다. 앞으로 시행되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서 법제화되었다. 신규로 체결되는 임대차계약에는 물론 금년 5월 13일 당시에 존속하고 있는 임대차계약에도 적용된다. 인테리어와 시설 같은 투하자본으로 인한 이익, 영업주의 노력으로 부가된 무형의 가치, 점포 위치에 생기는 프리미엄에서 생기는 것이 권리금이다. 건물 자체의 위치가 좋아서 생기는 부분도 있고, 임차인의 자본투하와 영업상의 노력에 의해 생기는 부분도 있다. 각자의 기여 부분이 섞이다보니 임대인과 임차인의 계산이 어긋난다. 이제 임대
오피스텔이 투자수단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제까지 상가 투자와 아파트 투자의 틈새시장으로 보아 왔으나, 내용을 보면 어엿한 중심 시장의 하나로 봐도 무난하다.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오피스텔이 2014년말 42만호로 2010년 33만호보다 27% 늘었다고 한다. 오피스텔은 건축법 시행령에 나오는 건축물 구분이다. 업무를 주로하며 일부 구획에서 숙식을 할 수 있도록 한 건축물로서 국토교통부장관이 고시하는 기준에 적합한 것을 말한다. 오피스텔은 원칙적으로 업무시설인데 주택으로 이용하려는 수요가 많다보니, 구조와 용도가 주거에 적합
지역주택조합이 아파트를 분양하겠다며 조합원을 모집한다. 조합이 부지를 확보하여 아파트를 지으니 사업이 신속히 진행되고, 조합원들 땅에 아파트를 지으니 분양가도 저렴하다는 이유로 언론도 호의적인 보도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만한 위치에 싸고 좋은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이 쉬운 일인가. 이론상으로 좋은 것도 현실적으로는 나쁜 경우가 많다. 지역주택조합이 그런 예가 될 수 있다. 사업에 동참한 지주들도 최악의 결말을 겪을 수 있다. 지역주택조합은 주택법에 따라 설립되어 사업계획승인을 받고 분양을 한다. 주택법에는 조합설립인가, 정보공
깡통전세 우려로 임대차보증금을 시세보다 훨씬 낮추어 임대된 사례에서 보증금 3,200만원일 때 선순위 저당권자는 1,600만원을 날리게 된다. 보증금 시세 2억 원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보증금에 임대되었기 때문이다. 저당권자 입장에서는 소액임차인 3,200만원의 배당금에 대해 배당이의를 한다. 저당권자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짜고 배당받으려는 가장임차인이라고 주장한다. 임차인은 실제로 임대인에게 보증금 3,200만원을 지급하고 거주하였음을 입증한다. 가장임대차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저당권자는 이번에는 사해행위취소라는 무기도 꺼
최근 수도권 아파트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전세 물건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임대보증금도 치솟아 매매가 대비 임대보증금 비율을 의미하는 전세가율이 90%를 넘어 100%에 육박하는 사례가 속출한다는 뉴스다. 매매가 2억~3억원 아파트의 경우 임대보증금이 매매가와 불과 수백만 원 차이가 나서 그 돈에 취·등록세만 더하면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추후 집값이 조금만 하락해도 임대보증금이 매매가격보다 비싸게 될 수 있다. 매매가와 임대보증금 차이가 적어지면서 ‘깡통전세’로 인한 분쟁이 늘어난다. 깡통전세란 나중에 집이 경매로 넘어갈
맹지를 매입하여 개발행위허가를 받아 공장을 짓겠다는 사람(甲)이 상담을 해 왔다. 주변에 택지로 개발되고 있는 임야를 통하면 공로(公路)로 나갈 수 있다고 한다. 임야 소유자(乙)를 상대로 어떤 조치를 취하면 좋을지, 맹지인 자신의 토지에 공장을 짓지 못하는 일이 생기는 일은 없을지 하는 고민이란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민법상 주위토지통행권은 통로가 없는 토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기 위해 피통행지 소유자(乙)의 손해를 무릅쓰고 특별히 인정되는 것이다. 출입을 못하여 자신의 토지를 이용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러한
변호사로 취급하는 민·형사 송사, 자문에서 나름대로 ‘갑질’하려는 사람을 만난다. 특히 부동산 매매계약을 검토하다가도 제대로 ‘갑질’하는 사람을 만난다. 매수인과 매도인이 서로 필요하여 사고 파는 데 여기에도 갑과 을이 있다. 양쪽이 처한 상황이 다르니 한 쪽은 갑이 되고 다른 쪽은 을이 된다. 계약서에는 매도인을 ‘갑’, 매수인을 ‘을’이라고 표시하는데, 갑질은 계약서에 어떻게 표시되어 있는냐에 달린 문제가 아니다. 변호사로 어느 한 쪽 편을 들어 계약서를 검토하면서 의뢰인의 처사도 심한 갑질이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의뢰인이
매도인 홍길동은 토지를 계약금 3천만원, 중도금 7천만원, 잔금 2억원에 매도하기로 매수인 김갑돌과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이 잔금일에 잔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매매계약이 자동 해제된다”는 자동해제 조항을 두었다. 홍길동은 계약금과 중도금은 정해진 날짜에 받았으나 잔금을 제때 받지 못하였다. 홍길동은 잔금일을 연기해 주면서 김갑돌에게서 “매수인은 잔금을 언제까지 틀림없이 지급할 것을 확약하고, 만일 이때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매매계약이 자동적으로 해제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받았다.
지난호에서 매수인에 해당하는 채권자 ‘을’과 양도담보예약을 체결한 매도인에 해당하는 소유자 ‘갑’이 소유권을 ‘병’에게 이전해 준 사안에서 대법원이 배임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한 판례를 소개하였다. 이러한 구조는 부동산을 이중으로 매매하는 사안이 기본형이다. 부동산 이중매매를 배임죄로 처벌하는 이유는 법 이론적으로 복잡하다.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중도금을 받은 매도인 ‘갑’은 매수인 ‘을’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에 협력할 의무가 있다. 이 등기협력의무는 매도인 자신의 사무이자 타인(매도인)의 사무에 해당하는 이중의 지위를 가
계약 이후 중도금 받았는데 더 준다는 자와 계약했다면 형법상 배임죄로 처벌 받아 돈 빌리려 부동산 담보 약속 정작 이전등기는 딴 사람에 대법 “배임죄 책임 못 물어” 법령이 개정될 때 그 법령을 언제부터 시행하고 그 중 어느 규정은 어느 시점 이후의 행위에만 적용한다는 경과규정을 둔다. 소급 적용을 막음으로써 종전 법령 규정을 믿고 한 행동에 대해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자신의 행동이 법에 어긋나지 않고 그 법령에 따르면 불이익을 입을 일이 없을 것이라는 예측 가능성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법령 규정은 그대로 있는데 대법원
위약금 조항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는 손해배상을 받을 때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매도인이 단독주택을 팔고 아파트를 전세로 얻기로 하고 단독주택을 매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5,000만원을 받았다. 매도인은 아파트 전세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3,000만원을 지급하였다. 매매계약상 잔금 날 단독주택을 비워주고 그날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전세 잔금을 치르기로 했다. 잔금 날 매수인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 매도인은 아파트 전세 잔금을 치르지 못하였다. 단독주택 매매계약에는 위약금 조항이 없고, 아파트 전세계약에는 위약금
필자가 자주 받는 상담 사례가 있다. 부동산을 매수하기로 계약서를 쓰고 매수인이 계약금을 지급하였다. 부동산 임대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매도인이 언제까지 어떤 의무를 이행하기로 하였는데 그 날까지 이행하지 않고 시간만 흘러간다. 매도인의 의무는 근저당권 설정등기를 말소하겠다거나, 세입자를 내보내겠다거나, 인·허가를 받겠다는 의무일 수도 있다. 혹은 잔금 지급일까지 다른 의무도 이행하고 소유권이전등기도 해 주겠다는 의무일 수도 있다. 여하튼 매수인은 잔금 지급을 위해 준비를 해 두었는데 매도인은 의무를 이행할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
최근 상가 건물을 경매로 취득했는데 관리사무소로부터 전 소유자가 관리비를 체납했으니 납부하라는 독촉을 받았는데, 그 금액이 예상을 초과한다며 상담을 해 오는 사례가 많다. 사례를 보자. 의뢰인은 경매에서 상가 건물의 구분소유권을 낙찰 받았다. 관리사무소에서 약 5년 동안의 관리비가 체납됐다며 수천만원에 이르는 체납관리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단전·단수 조치를 취하겠다고 통보해 왔다. 상가가 활성화되지 못하다보니 장사가 안 돼 관리비를 연체하다가 경매가 들어오자 야반도주한 경우 관리단이 제대로 구성되지 않고 관리사무소도 관리를 부실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