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ICAO 국제기준 개정안 강력 반대”

비규제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포함 고도제한 대폭 강화하는 결과 초래 재개발·재건축사업 전면 중단 우려

2025-07-15     이혁기 기자
ICAO 국제기준 개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이기재 양천구청장 [사진=양천구 제공]

서울 양천구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기준 개정안에 대해 강력 반대한다는 공식입장을 15일 내놨다.

구는 올해 8월 4일 발효 예정인 ICAO 국제기준 개정안이 비규제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포함해 고도제한을 대폭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수십 년간 고도제한으로 인한 불이익을 감내해 온 주민들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는 조치라는 것이다.

이기재 구청장은 “많은 주민들은 항공기술 발전을 고려해 고도제한 완화로 개정될 것으로 기대해왔지만 이번 개정안은 그 기대를 정면으로 배반하는 결과”라며 “오히려 비규제 지역을 광범위하게 포함해 고도제한을 대폭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김포공항 반경 약 11~13㎞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을 ‘수평표면’으로 분류하고 45m·60m·90m 등으로 고도를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이 기준이 국내법에 반영될 경우 기존 비규제 지역이었던 양천구 목동을 비롯해 영등포구, 마포구, 서대문구, 부천시, 김포시 등 수도권 서남부 전역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 구청장은 “이는 현재 추진 중인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의 전면 중단을 의미한다”며 “주민들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뿐 아니라 서남권 지역의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중대한 위협”이라고 강한 우려했다.

구는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 △국토부의 반대 입장 공식 제출 △타국의 찬성으로 개정안이 채택된다 하더라도 국토부는 국내법 적용 시 수평표면, 직진입계기접근표면 등으로 인해 기존보다 강화되는 고도제한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 △서울시는 이번 사안을 특정 자치구의 문제가 아닌 수도권 서남부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각 자치구와 긴밀히 협력해 개정안 저지를 위한 공동 대응 등을 촉구했다.

이 구청장은 “국토부는 ICAO 개정안 적용시 일어날 사태에 대해 안일하게 판단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는 양천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수도권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