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 총 3,804세대 대단지로 재개발

설계에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 컨소시엄 당선 하반기 부분 철거 들어가 연내 이주 완료 목표

2025-04-01     박노창 기자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조감도=서울시 제공]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구룡마을이 총 3,804세대 대단지로 재개발된다. 시는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의 설계공모 당선작을 공개하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구룡마을은 1970~1980년대 서울올림픽 개최 등으로 강남권 일대가 개발되자 철거민 등 사회적 소외 계층이 이주하면서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이다. 여러 갈등으로 장기간 개발이 지연되며 주거환경은 낙후되고 화재나 홍수 등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에 사업시행자인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 주관으로 설계공모를 진행했고,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과 행림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이 당선됐다. 당선된 업체는 공공주택의 기본 및 실시설계권을 받는다. 설계비는 약 154억원이며 설계 기간은 24개월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용도지역 및 토지이용계획 [자료=서울시 제공]

구룡마을은 2012년 8월 최초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개발 방식에 대한 의견차 등으로 난항을 겪었다. 그러다 2014년 12월 공공주도의 수용 방식으로 재추진하기로 결정하며 다시 본 궤도에 올랐다.

이후 2016년 도시개발구역 재지정, 사업시행자 선정 등의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토지주 및 무허가 판자촌 거주민과의 보상 협의를 거쳐 작년 5월 개발계획 변경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시는 개발계획 변경 당시 주변에 비해 저밀도(160~170%)였던 기존 개발 계획을 용적률 상향(제2종→제3종 일반주거지역) 등 규제 완화를 통해 세대수를 기존 2,838세대에서 3,520세대(682세대 증가)까지 늘린 바 있다. 3,520세대는 기존 거주민 재정착을 위한 임대주택 1,107세대와 장기전세, 공공분양 등으로 구성된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조감도=서울시 제공]

아울러 시는 이번 설계공모 당선작의 새로운 토지이용계획을 근간으로 개발계획을 변경할 방침이며 주택 공급 규모는 3,804세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은 보상비만 약 1조원으로 현재 토지 및 지장물 소유자들에 대한 협의보상 절차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5월 1일 구룡마을 내 토지 등 소유자들에 대한 보상계획 공고와 함께 본격적인 보상절차가 시작됐다. 현재 수용재결 과정에 있는 보상절차를 올 상반기까지 마무리하고 올 하반기부터는 빈집부터 부분 철거를 시작할 계획이다. 2023년 11월 30일 공고한 이주 대책에 따라 현재 거주세대 총 1,107세대 중 736세대가 선이주 완료(66.5%)했으며 미이주 세대 371세대(실제 거주 206세대)를 대상으로 이주를 독려하고 있다.

김창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구룡마을은 오랫동안 개발이 지연되어 주거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잦은 재난으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곳으로 빠른 사업 추진이 필요한 서울시의 숙원사업”이라며 “보상 및 이주 등 관련 절차를 신속 추진해 빠른 시일 내 양질의 주택 물량을 충분히 공급함으로써 해당 지역을 주거·녹지·교육시설을 고루 갖춘 양질의 주거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노창 기자 park@ar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