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2조원’ 미래도시펀드 조성… 노후계획도시정비 자금 지원

27일 펀드 투자 정책 설명회 개최 올해 안으로 6,000억원 유치 예정 HUG 보증방식 대출형 펀드로 조성 대출이자로 수수료·투자수익 마련 조합 이어 신탁사도 대출 지원대상 총사업비 2%· 최대 200억원 지원

2025-03-28     심민규 기자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지난 27일 미래도시펀드 조성을 위한 투자정책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국토부]

정부가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정비를 지원하기 위해 12조원에 달하는 ‘미래도시펀드’를 조성한다. 올해 안으로 6,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액을 모집해 구역별로 최대 200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지난 27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미래도시펀드 조성을 위한 투자정책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투자자 모집을 위해 노후계획도시 정책과 미래도시펀드의 구조·지원 내용 등을 설명하는 자리로 정비사업 관련 공공기관과 연기금, 공제회, 은행, 보험사 등이 참석했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한국금융투자협회는 미래도시펀드 조성 지원과 부동산 금융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지난 27일 미래도시펀드 조성을 위한 투자정책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국토부]

그동안 정비사업은 계획비용과 운영비용, 공사비용 등 사업비용을 주민이 자제적으로 금융기관과 협의해 조달해왔다. 장기간에 걸쳐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정비사업의 특성상 공사 착공 이전에는 금융권 이용이 어려워 유관업체의 대여금 등을 이용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사업비용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반영되어 사업성이 악화되는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따라서 정부는 미래도시펀드가 조성되면 자금조달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의 전체 단계에서 필요한 비용을 미래도시펀드로 지원해 사업 성공을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그래픽=홍영주 기자

▲조합은 물론 신탁사까지 지원… 지원 비용도 기존 60억→200억원으로 상향=미래도시펀드를 통한 자금조달 대상이 조합은 물론 신탁사까지로 확대되고, 지원 비용도 최대 200억원으로 상향된다.

우선 지원대상사업은 재건축·재개발로 한정됐던 기존 대출상품과 달리 다양한 사업유형으로 확대했다. 노후계획도시를 전체적으로 재정비하는 노후계획도시정비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주택단지와 중심지구, 시설정비 등에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 지원시기도 기존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서 정비계획 수립 이후(시공자 선정 후)로 조기화하고, 규모도 확대한다. 그동안은 사업초기에 높은 리스크를 감내해야하는 만큼 민간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미래도시펀드를 통해 초기부터 사업을 지원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기존 초기사업비 대출은 조합에 대해서만 최대 60억원까지 가능한 반면 미래도시펀드는 신탁사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지원한도도 최대 200억원 수준으로 확대했다. 본사업비의 경우에도 대출한도 산정 시 공사비를 제외했던 기존과 달리 대출 총액에 공사비를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정비사업 공사비의 기성불 지급을 지원함에 따라 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조달 비용을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미래도시펀드 기본구조 [자료=국토부]

▲미래도시펀드, 모(母)·자(子) 구조로 HUG가 모든 대출 보증=이번 미래도시펀드는 모(母)·자(子) 구조를 바탕으로 사업시행자에게 대출을 시행하는 대출형 펀드로 조성된다. 펀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HUG가 모든 대출에 대해 보증한다는 계획이다.

대출형 펀드란 사업시행자에게 사업비용을 대출하고, 이자를 통해 수수료와 투자수익을 마련하는 펀드다. 투자자의 수익률은 이자에서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으로 일반적으로 HUG 보증부 대출금리를 감안하면 4% 수준으로 예상된다.

미래도시펀드는 연기금 등이 투자하는 모(母) 펀드와 사업비를 직접 대출하는 사업구역별 자(子) 펀드로 구성해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영한다. 또 투자유치를 위해 모·자 펀드 우선출자권 등을 부여하고, 모·자 펀드 전체에 지분유동화를 허용한다. 이를 통해 민간 투자자의 유연한 자금운영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더불어 투자자의 장기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사업경과에 따라 변동되는 자금소요를 고려해 필요 규모의 펀드를 지속적으로 조성하는 시리즈 펀드(1~N호)로 조성한다.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지난 27일 미래도시펀드 조성을 위한 투자정책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국토부]

한편 이번 투자설명회에서는 미래도시펀드의 조성방안과 투자전략, 리스크 관리방안, 운용사 선정 등 미래도시펀드 투자와 운영을 위한 세부 사항도 공개됐다. 또 1기 신도시 정비사업에 본격적으로 자금 소요가 발생하는 시점에 맞춰 대출을 시행하기 위해 올해 6월 중 운용사 선정계획을 공고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12월에는 6,000억원 규모의 1호 모펀드에 대한 투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진현환 국토부 제1차관은 “그동안 정비사업에서는 주민들이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시공자 등이 장기간 사업의 불확실성을 감당해야 했다”며 “미래도시펀드가 정비사업에 존재했던 사업시행자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등 지원조달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우수한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