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1주년] 상위 1% 아파트는 누가 지을까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한남 등 올해부터 내년까지 시공자 줄입찰 압구정, 역대급 하이엔드 단지될 듯 목동은 14곳 중 10곳 정비계획 나와 성수는 ‘한강 르네상스 시즌2’ 순항 한남5, 한남뉴타운 내 마지막 주자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건설사들의 진심이 담긴 수주 경쟁은 연례행사 정도로 치부됐다. 1년에 2회 내외의 빈도로 경쟁이 펼쳐지고, 사실상 수의계약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올해는 연초임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가 출동하는 등 이미 두 차례나 총력전이 발발했다.
한남뉴타운 4구역에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성남 은행주공아파트에서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의 승자가 가려진 것이다.
건설사들이 이익률을 포기하면서까지 시공권에 공을 들이는 때에는 해당 사업장을 수주한 뒤 누릴 수 있는 많은 이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수주액 규모가 높거나, 사업성과 입지가 남다른 구역들이다.
앞으로는 이런 ‘진심 수주전’을 더 자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 제일의 알짜배기 현장들의 시공자 선정 시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우리나라 최고 땅값 압구정과 전통 부촌 여의도, 학군의 메카 목동, 한강 르네상스의 성수, 뉴타운 최강자 한남 등이 시공자 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지금도 모든 단지가 수십억대를 넘나드는 압구정에는 유례없는 하이엔드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추정 비례율이 60~70%대를 기록하기도 하지만 의미없는 숫자라는 평가다. 재건축을 마치면 역대 최초로 ‘3.3㎡당 3억원’ 시대가 열릴 가능성도 있는 곳이다.
대장주인 압구정3구역의 경우 공사비만 약 6조원으로 예상된다. 해당 구역을 수주하게 되면 사상 최초로 연내 ‘10조 클럽’에 가입하는 건설사를 보게 될 수도 있다. 압구정 재건축구역들이 입찰에 나서는 해에는 여러모로 정비업계에 한 획을 긋게 될 확률이 상당하다.
오랜 시간 잠잠했던 여의도와 목동도 초고층 계획안 마련과 안전진단 완화, 지구단위계획 마련 등으로 탄력 받고 있다. 여의도에서는 이미 2곳이 시공자를 선정했고, 목동에는 최초의 조합이 상반기 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5층 층수 제한으로 인해 수 년간 건축심의 단계에 머물렀던 성수전략정비구역에도 볕뜰 날을 맞이했다. 각 구역은 층수 제한 폐지와 함께 정비계획 변경에 착수했고, 관련 절차가 조만간 마무리될 경우 시공자 선정에 돌입할 수 있다.
4개 구역 중 3개 구역에서 경쟁 구도가 형성된 한남뉴타운에도 마지막 주자 5구역이 대기하고 있다. 비록 DL이앤씨가 1·2차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는 등 입지를 공고히 했지만, 조합원 일부는 경쟁구도를 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노후했음에도 가진 입지만으로 앞으로의 행보가 훨씬 기대되는 서울의 노른자위 사업장들에 업계의 이목이 모인다.
이호준 기자 leejr@ar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