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금천구 시흥동무지개아파트일대가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약 990여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재건축사업을 본격화했다. 특히 이 구역은 지난 2016년 서울시가 도입한 이른바 ‘정비사업 패스트 트랙’ 제도를 활용해 사업비용 절감과 사업기간 단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패스트 트랙이란 추진위원회 단계를 생략하고, 곧바로 조합을 설립하는 방식이다.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지 않는 만큼 조합설립까지 사업기간이 길어질 수 있지만, 시흥동무지개아파트는 동의서를 징구한지 불과 2개월만에 90%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실제로 이 구역은 지난 2016년 7월 9일 주민대표를 직접 투표로 선출하고, 주민협의체를 구성한 이후 창립총회까지 다섯 차례의 협의체회의를 통해 조합설립을 위한 준비업무를 진행했다. 이어 지난해 2월 정비구역이 지정·고시됨에 따라 3월 공공지원자 지원 정비사업전문관리 용역업체가 선정됐으며, 11월과 12월 두 달간 동의서를 징구해 90%가 넘는 동의율로 창립총회를 거쳐 지난 3월 13일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사업비용도 서울시와 구청로부터 전액 지원받아 조합을 설립한 만큼 조합원들의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시가 추진한 ‘창조적 정비사업’의 첫 시범단지로 선정되면서 정비계획 수립 등에 필요한 자금까지 공공자금이 투입됐다. 김원철 조합장을 만나 그동안의 사업 진행 과정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추진위 생략 후 직접 조합 설립하는
‘정비사업 패스트 트랙’ 방식 도입

주민 소통 위해 설명회 10여회 개최
동의서 징구 2달 만에 90% 이상 찬성

 

▲추진위원회 단계를 생략하고도 무려 90% 이상의 동의를 받기까지 불과 2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특별한 비결이 있나=동의서를 징구하기 전에 주민설명회나 밴드 등을 통해 주민들과 소통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주민설명회를 통해 사업추진 절차는 물론 사업 환경이나 조합원 분담금, 재건축에 따른 미래가치 등에 대해 설명했다. 총 11차례의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주민들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밴드도 마찬가지다. 주민들이 참여하는 밴드에서 정보를 교류하고, 재건축사업에 필요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금천구청장을 비롯한 담당 공무원들도 행정업무를 적극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조합을 설립할 수 있었다.

▲조합설립인가를 받기까지 신속하게 사업이 진행된 것은 물론 사업비용도 최소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우리 구역은 지난 2013년 말 서울시가 추진한 ‘창조적 정비계획사업’의 첫 시범단지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정비계획 수립에 필요한 사업비용 등을 시가 특별지원하기 때문에 사업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또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은 만큼 조합설립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공공이 부담했다. 각종 사업계획 작성은 물론 동의서 징구업무, 총회 등에 필요한 비용도 지원받았다.

▲추진위원회는 조합설립에 필요한 업무를 진행한다. 이 단계가 생략되는 만큼 어려운 점도 있었을 텐데=사실 정비사업 패스트 트랙만으로 사업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합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토지등소유자 3/4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사업을 추진한다면 정비업체나 설계업체, 변호사 등의 전문가를 협력업체로 선정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패스트 트랙의 경우 공공지원자가 선정한 정비업체 외에는 협조를 받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사업이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제도는 아니라고 본다.

▲무지개아파트 일대를 재건축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당장 주거환경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주변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지의 가치를 높이려면 재건축이 필요하다. 단지 인근에는 금천구청사가 위치해 있고, 신안산선 시흥사거리역도 들어설 예정이다. 또 롯데알루미늄 부지도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종합병원 등 의료단지도 들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주변개발 호재가 풍부한 장점을 살리려면 재건축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 당장의 재산가치보다는 미래가치를 보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근 남서울 한양아파트의 재건축 조합장을 맡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정비사업과 관련된 각종 교육에 열성적으로 참석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정비사업은 항상 새로운 사업이라고 할 정도로 급변하는 사업이다. 법령과 제도, 사업 환경이 시시각각 변화한다. 조합장이라면 사업추진 과정에서의 전문성은 물론 조합원과 소통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한다. 특히 조합장은 수천억원의 재산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주택정비사업조협회를 비롯한 유관기관의 교육과정에 수차례 참석해오고 있다.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우리 단지는 주거환경이 녹물이 나오고, 주차장 부족에 시달리는 등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주민들이 편안한 생황을 하기 위해서라도 재건축은 반드시 필요하다. 조합장 후보로 나서면서 약속했던 투명, 신속, 명쾌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제 조합설립인가가 고시된 만큼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된다. 조합원들의 협조와 참여, 지도편달을 부탁드린다. 재건축사업을 마치고 조합원 모두가 다시 이웃이 되길 희망해 본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위클리한국주택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