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물량 급감·정부 규제 강화로

지방사업장 수주경쟁 열기 ‘후끈’

‘대형건설사 독무대’ 인식 벗고

중견건설사도 적극적 수주 도전장

광역지자체 지역업체 용적률 상향

저렴한 공사비·인센티브로 승부수


최근 정비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중견건설사들의 도전이 거세다. 정비사업은 이른바 ‘10대 건설사’로 불리는 대형건설사들의 독무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지방으로 눈길을 돌리자 지역건설사들이 ‘안방 지키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대형건설사들이 인지도 높은 브랜드와 아파트 품질을 내세워 수주에 나서고 있다면, 중견건설사들은 저렴한 공사비와 지역업체 참여 인센티브에 따른 개발이익으로 수주전에 가세하고 있다. 특히 주요 광역자치단체들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업체 참여 인센티브를 상향하면서 중견건설사를 지원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그동안 대형건설사와의 승부를 피했던 중견건설사들도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대형건설사들과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정비사업 수주 격전지,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동… 대형건설사 VS 중견건설사 대결 구도=지난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시공자 선정이 집중됐다. 따라서 올해는 서울의 물량이 대폭 감소함에 따라 중견사는 물론 대형건설사들도 지방의 알짜 사업장을 수주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수주전은 중견건설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양상이다. 그동안 정비사업은 사실상 대형건설사들이 독점하다시피 한 분야다. 아파트 브랜드를 앞세운 대형건설사들이 수주전에 나서면 중견건설사들은 알아서 경쟁을 피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신규 공공택지 공급이 중단됨에 따라 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대형건설사와의 수주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불과 2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중견건설사들이 다수 시공자로 선정된 상황이다. 대전 중촌동1구역 재건축(SK건설)과 인천 학익2구역(대우건설)을 제외하면 나머지 구역들은 도급순위 10위권 밖에 있는 건설사들이 시공권을 획득했다. 


천안 주공4단지 재건축(극동건설), 인천 학익4구역 재개발(금강주택), 대구 내당동 재건축(호반건설), 신암1구역 재개발(코오롱글로벌) 등에서 중견건설사가 선전한 상황이다.


▲지자체 지역업체 용적률 인센티브 상향… 지역건설사 ‘지원사격’=광역시를 중심으로 지자체들이 지역업체 참여 인센티브를 상향함에 따라 중견건설사들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실상 재건축·재개발을 대형건설사가 독식하면서 지역경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먼저 대구시의 경우 지난달 30일부터 지역업체 참여비율에 따라 최대 15%까지 용적률을 상향키로 했다. 종전에는 물리적·지리적 특성과 임대·소형주택 건설비율 등 8개 항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센티브를 부여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지역업체 참여비율만으로 용적률을 5~15% 차등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부산시도 지난해 ‘2020 부산광역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 변경’을 통해 지역업체 참여 용적률을 최대 20% 상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역업체의 도급공사 참여 비율에 따라 최고 15%의 인센티브가 적용되며, 하도급 공사를 지역업체에 맡길 경우 최대 5%가 추가되는 것이다.


대전시도 지역업체 참여 인센티브를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참여비율에 따라 5%까지 용적률 상향이 가능하지만, 대형건설사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견건설사들은 저렴한 공사비와 함께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는 지역업체의 장점을 활용해 대형건설사와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의 경우 아파트 브랜드로 인한 프리미엄이 최대 장점이지만, 조합원들의 이익을 수치화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역업체는 용적률 상향으로 직접적인 개발이익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합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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