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마천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100층이 넘는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면서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초고층을 보유하게 됐다. 초고층은 곧 경쟁력이자 기술력을 의미한다. 도시를 대표할 초고층 건축물의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에서 초고층을 건설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2030 서울플랜’에 따라 층수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거용 건축물의 경우 35층 이상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잠실5단지가 고층을 적용한 정비계획에 대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준주거지역에 최고 50층이 허용되고, 총 6,400여세대가 들어서는 내용이다. 조합이 지난 2월부터 끈질기게 서울시와 협상을 벌인 결과물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잠실에서는 롯데월드타워에 이은 새로운 랜드마크가 건설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고층 아파트의 희소성이 높은 만큼 단지의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잠실5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이끌고 있는 정복문 조합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잠실주공5단지 정비계획안이 수개월의 기다림 끝에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조합장으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지난 2월 처음으로 정비계획안을 제출해서 9월 도시계획위원회 수권소위원회를 통과했으니 약 7개월 만에 심의를 완료한 셈이다. 다소 긴 시간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다른 구역과 비교하면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만은 아니다. 언론과 사람들에게 워낙 관심이 높은 단지이다 보니 몇 번의 협의사항을 거치는 것이 더 길게 느껴진 것 같다. 이번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것은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수권소위원회에서 논의된 사항을 적용해 정비계획을 받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정비계획안의 최대 특징은 ‘최고 50층’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층수제한 정책에 비춰보면 상당히 이례적인데=서울시는 ‘2030 서울플랜’에 따라 주거지역에 대한 층수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일반주거지역의 최고 층수는 35층이 한계이다. 기존에는 평균층수라는 개념을 도입해 최고층수를 높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 체제에서는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50층을 인정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희소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 단지도 처음부터 50층이 허용된 것은 아니었다. 당초 서울시는 50층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조합에서는 2030 서울플랜 등 층수 관련 규정을 검토한 결과 광역중심지역의 준주거·상업지역에 층수 완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찾아냈다. 따라서 잠실광역중심지역에 속해 있는데다, 일부 준주거지역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층수 상향이 가능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수개월간의 노력 끝에 50층을 유지한 채 일부 수정사항을 거쳐 심의를 통과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조합이 50층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기여율을 과도하게 양보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조합에서는 이번 정비계획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일부 언론에서 정비계획 상 50층을 받기 위해 도시계획위원회가 요구하는 공공기여를 모두 허용했다는 식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에 따라 몇몇 조합원들도 이번 정비계획으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히려 반대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최초 정비계획 상정안에는 일반주거지역의 공공기여율이 18.36%, 준주거지역이 39.47%로 전체 21.57%였다. 하지만 이번 정비계획안에는 일반주거지역 13.73%, 준주거지역 25.19%, 전체 16.5%로 오히려 공공기여율이 감소했다. 용적률도 최초 상정안과 비교하면 높아졌다. 당초 전체 평균 용적률은 315.02%였지만, 이번 정비계획안에는 323.87%로 상향됐다. 그만큼 사업성이 좋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도시계획전문가들도 “잠실5단지가 특혜를 받은 것과 다름없다”는 말을 할 정도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정비계획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물어보겠다. 이번 수권소위원회에서 국제현상공모를 진행하는 조건으로 정비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이 부분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국제현상공모는 잠실광역중심지역에 걸맞은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라는 뜻이다. 물론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차별화된 아파트를 건설한다면 단지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특히 50층이라는 고층 건물을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아파트 디자인을 모색해야 한다. 조합원들도 일반적인 아파트를 건설하기보다는 잠실지역을 대표하는 단지, 나아가 서울시를 대표하는 단지를 조성하길 희망하고 있다. 실제로 이미 지난달 30일 임시총회를 통해 국제현상공모 계획안에 대해 조합원들의 결의를 받은 상황이다.

▲이번 정비계획안에는 단지 내 도로를 추가 확보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은데=단지 내부에 도로가 건설된다고 표현하다보니 일부 조합원들이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주상복합건물과 일반 아파트와의 경계에 건설되는 도로다. 주상복합건물 뒤편에 신설되는 도로이기 때문에 오히려 상업시설을 이용하는데 편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주상복합건물은 단지 남측 올림픽로를 접해 건설될 예정이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대로변에서 상업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 알 것이다. 왕복 8차선 도로에서 차량을 이용해 상업시설을 들어오기 위해서는 복잡한 교통난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주상복합 후면으로 우회도로가 생긴다면 상업시설의 이용에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만큼 상업시설의 가치도 상승하게 되고, 결국 조합원들의 개발이익도 높아지게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아파트 단지 내에 도로가 줄어드는 만큼 교통 안정성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라는 큰 산을 넘었다. 향후 사업추진 계획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국제현상공모를 준비하기 위한 총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만큼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을 지정 받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국제현상공모는 조합이 단순하게 협력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아닌 서울시와의 협의를 통해 진행되는 업무인 만큼 절차도 복잡하다. 서울시가 마련한 계획에 따르면 내달 국제지명설계 공모를 공고해 내년 2월 당선자를 선정하는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 국제현상공모가 완료되면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등의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조합은 최대한 신속하게 업무를 진행해 사업기간 단축을 통한 개발이익 극대화에 매진할 것이다.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최고 층수 50층과 합리적인 공공기여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조합원들의 협조와 참여 덕분이다. 조합을 믿어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잠실5단지의 재건축사업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 조합원들의 의견이 모아질 때 재건축은 성공으로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앞으로도 많은 격려와 조언을 부탁드린다. 조합은 조합원들의 재산가치를 높이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조합사무실은 언제나 조합원들을 위해 열려있다. 궁금한 사항이나 의심하는 점이 있다면 조합사무실을 방문해 진실을 알아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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