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는 전국적으로 재건축·재개발 수주 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건설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했다. 정부의 저금리 기조에 따른 청약시장 회복과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 등의 호재로 전국에서 수주전이 진행됐다. 


또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을 앞두고 재건축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강남권 물량도 속속 등장했다. 그럼에도 신규 공공택지 공급 중단으로 중견 건설사들까지 정비사업에 뛰어들면서 시공권 확보를 위한 경쟁을 더욱 치열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 물량은 1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전체 수주금액이 약 9조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진 셈이다. 서울·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시공자 선정이 늘면서 무려 50곳에 달하는 현장에서 수주전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상반기 수주 물량이 증가한 것은 정부의 저금리 정책으로 청약시장이 살아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서울은 물론 부산, 대구 등 지방에서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면서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보였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백대 일의 청약경쟁율로 마감될 정도였다.


청약 열기가 높아지면서 그동안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구역에서도 시공자 선정에 성공했다. 공공택지 공급 중단으로 ‘먹거리’가 떨어진 중견 건설사들이 알짜 현장을 중심으로 수주에 나섰기 때문이다.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도 수주전이 늘어난 한 이유다. 분양시장이 장기 침체된 인천 등 일부 지역에서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건설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초기자금 부담이 적고, 안정적으로 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인천 미추8구역을 비롯해 송림1·2동, 부산 감만1구역, 천안 대흥4구역 등이 상반기에 시공자를 선정한 상태다.


강남권 재건축 수주물량은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이 예고되면서 일시에 사업이 진행된 이유가 크다. 올해 안으로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는 조합에 한해 재건축 부담금이 면제되기 때문에 상반기 내에 시공자를 선정하거나, 선정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했다. 강남 대치2지구, 서초 방배14구역 등이 대표적인 현장이다.


시공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건설사들의 수주 실적에도 변화가 생겼다. 먼저 상반기 수주 1위는 약 2조2,000억원을 수주한 대우건설이 차지했다. 대우는 1분기에만 △서울 신림2구역 △부산 감만1구역 △대구 파동강촌2지구 △경기 과천주공1단지 등을 시공권을 확보해 일찌감치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또 2분기에도 △서울 행당7구역 △경기 의왕 오전다구역 등을 수주했다.


2위는 현대건설이 약 1조1,000억원을 수주해 이름을 올렸다. 특히 고양 능곡6구역 도시환경과 십정5구역 재개발을 수주하면서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에서 강세를 보였다. 또 △부산 사직1-6지구 △평택 서정연립 △서울 대조1구역 등에서도 시공자로 선정됐다.


이어 롯데건설은 △서울 신림2구역 △대치2지구 △춘천 약사3구역 △부산 양정3구역 △서울 증산5구역 △서울 방배14구역 등에서 수주고를 올려 3위를 기록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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