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쌍용건설이 건설명가 재건을 위한 본격 시동에 나섰다. 법정관리를 거치며 하락했던 국내 신용등급도 회복됐고, 작년 초에는 싱가포르에서 최고 신용등급인 BCA A1 등급을 따냈다. 싱가포르 최대 규모 민간은행인 UOB(United Overseas Bank)와 최상위 신용등급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보증한도 약정도 체결했다. 올해 슬로건을 ‘새로운 도약 글로벌 쌍용!’으로 정하고 세부 방침으로는 시장 변화 대응, 수주 역량 강화, 양질의 수주 확대, 소통과 화합으로 정했다.

▲ICD 날개 달고 해외 수주로 재도약=쌍용건설(회장 김석준)은 2015년 초 자산 규모 230조 원(2015년말 기준)의 세계적인 국부펀드 두바이 투자청(ICD)을 최대주주로 맞이한 이후 글로벌 건설명가로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실제로 2015년 12월 두바이에서 미화 총 12억2,000만 달러(약 1조4,500억원) 규모의 고급건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들은 현지에서 맹활약 중인 세계적인 건설사와 각각 J/V(Joint Venture)로 수주하면서 쌍용건설이 리딩(주관사)하는 조건이다. 이런 배경에는 고급건축분야의 압도적인 시공실적(Track Record)과 기술력, 아울러 대주주인 ICD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작년 1월에는 싱가포르 LTA(Land Transport Authority 육상교통청)에서 발주한 도심지하철 TEL 308 공구를 미화 2억5,200만 달러(한화 약 3,050억원)에 수주했다.

쌍용건설이 주간사로 75%의 지분을 갖고 현대건설(25%)과 JV를 구성한 이 프로젝트는 최저가로 입찰하지 않았음에도 비가격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수주에 성공했다.

이는 쌍용건설이 현존하는 최고 난이도 지하철 공사로 평가 받는 싱가포르 도심지하철(DTL) 921공구와 1km에 불과하지만 공사비가 무려 8,200억 원에 달하는 싱가포르 마리나 해안 고속도로의 성공적인 완공을 통해 고난도 토목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한 도심지하철 현장에서는 세계 최초로 1,600만 인시 무재해를 달성하는 등 2009년 이후 싱가포르에서만 총 6,000만 인시 무재해를 기록할 만큼 탁월한 안전관리능력까지 보유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

작년 말 두바이에서는 두바이투자청이 발주한 미화 1억7,000만달러(한화 약 2,000억원) 규모의 데이라(Deira) 해안지역 복합개발 건축공사(1단계 3지구)와 싱가포르에서 홍릉그룹(Hong Leong Group) 산하 CDL(City Developments Limited)이 발주한 Forest Woods 콘도미니엄 공사를 미화 8,200만달러(한화 약 1,000억원)에 수주했다.

▲국내 턴키 시장 재진입 및 주택사업=ICD가 두바이, 싱가포르, 한국을 잇는 3개 허브 전략을 토대로 쌍용건설을 글로벌 건설사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밝힌 이후 국내서도 고난도 고부가가치 토목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5월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한 ‘수도권(Ⅱ) 광역상수도 용수공급 신뢰성 제고사업 제2공구’를 1,327억원에 수주한데 이어 8월 해양수산부가 발주한 ‘포항신항 스윌 개선대책 시설공사’를 813억원에 수주하며 턴키 시장 재진입에도 성공했다.

쌍용건설은 두건의 턴키공사에서 경쟁사보다 월등한 설계 점수를 받아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 가격경쟁을 피하고 설계에 집중했다는 점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민간 영업 분야에서는 지난 2015년 이후 서울, 분당, 인천, 평촌, 부천, 광주 등지에서 재개발·재건축, 리모델링 등의 도시정비사업 총 8건 6,410가구 약 8,500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2017년 2월에는 약 3,500억원 규모 인천 십정5구역 주택재개발사업(뉴스데이)을 두산건설,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으로 수주하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경북 구미시 국가산업 확장단지6BL 일대에 ‘구미 확장단지 쌍용 예가 더 파크(The Park)’ 757가구의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섰다. 이번 분양은 2012년 6월 '울산 화봉지구 쌍용 예가' 이후 만 4년 만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입증된 시공능력에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향후 서울, 수도권, 지방 대도시 등 입지가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도시정비뿐 아니라 민간 분양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용등급 상승=지난해 공공입찰 기업신용등급 A- 과 올해 5월 주택도시보증공사(舊 대한주택보증) A+를 획득했고, 건설공제조합, 엔지니어링 공제조합 보증 업무도 정상화 됐다. 지난 6월에는 NICE 신용평가에서 실시한 기업신용평가 결과 ‘BBB 안정적 등급’도 획득했다.

이번에 부여 받은 등급은 ICD의 안정적인 발주에 기반한 우수한 신규 수주와 영업실적 개선 전망, 재무구조 개선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해외에서는 2015년 초 싱가포르에서 정부발주공사 참여 신용등급 중 최고인 BCA A1 등급을 회복한 데 이어, 7월에는 싱가포르 최대규모 민간은행인 UOB(United Overseas Bank)와 최상위 신용등급의 수수료율을 적용 받는 보증한도 약정도 체결한 바 있다.

▲인재 채용 및 교육 강화=쌍용건설은 저유가 및 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건설명가의 주역으로 성장할 신입사원을 2년 연속 채용했다(2015년, 2016년 신입사원 채용, 2016년 하반기 인턴사원 채용 총 140여명, 2017년 3월 현재 경력사원 채용 중).

해외사업 확대는 물론 국내 최상위권의 토목사업과 민간영업 강화를 위해 약 110여 명을 채용했으며, 이들은 해외 지사 및 국내외 현장 등에서 직종별 실무연수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수행했다.

회사 경쟁력 강화와 개인 역량 강화를 위한 직원 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영어와 아랍어, 스페인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어, 베트남어 회화과정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해외 파견을 앞 둔 직원은 8주간 합숙하며 영어회화와 현장의 공정 및 계약관리, 계약과 협상 스킬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 받는다.

이 밖에도 임원 교육, 고직급자 집중교육, 공사수행 역량강화 교육, 직급별 직무교육, 전화 영어회화 과정, 직무 및 외국어 관련 사이버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쌍용건설의 교육 프로그램 강화에는 김석준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해외에서 세계적인 건설사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에 어학능력까지 갖춘 글로벌 인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교육제도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노창 기자 par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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