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서민 가계에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난방비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생활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거주할 아파트만 잘 골라도 관리비는 물론 난방비, 교육비 등을 절감해 생활비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당장은 큰 절감효과가 없어도 매달 줄어드는 생활비가 오랜 기간 쌓이면 목돈이 되어 돌아올 수 있습니다. 함께 알아볼까요.

 

▲식료품비, 주거비, 교육비 부담… 전체 지출의 70%=보험개발원이 16일 발표한  ‘2016 은퇴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4050세대의 가구당 평균 지출은 연간 약 4000만원이었고 이중 70%는 식료품비, 주거비, 교육비 등 소비지출이었다고 합니다. 나머지 30%는 세금과 각종 공적연금 및 사회보험료가 차지했습니다. 월급통장을 두고 ‘월급이 잠시 머물다 가는 정류장’으로 표현하는 이유가 이 때문인가 봅니다. 올해는 설상가상으로 집값 하락과 시중 금리 인상까지 점쳐지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욱 더 팍팍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집집마다 천차만별… 관리비 다른 이유=아파트 공화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는 이미 재건축을 마친 노후아파트를 제외하고 1980년대 건립된 아파트부터 최근 입주한 아파트까지 다양한 세대의 아파트가 존재합니다. 단지 규모, 노후 상태, 운영관리체계를 비롯해 난방방식, 직원수, 계단식과 복도식 건물구조, 부대시설 등에 따라 가격 편차가 달라집니다. 같은 세대여도 차량 보유대수, 층 등에 따라 관리비가 달라지고 일부 단지의 경우 사우나, 수영장, 놀이방 등의 편의시설에서도 별도의 관리비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럼 관리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 함께 알아볼까요?  

 

▲대단지 아파트 관리비에서도 규모의 경제 효과=단지규모가 클수록 관리비는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규모와 상관없이 아파트 관리에는 전기기사, 열관리기사, 정비기사, 생활 전반을 다루는 인력, 경비인력 등 다양한 인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소규모 단지여도 필수 인력이 소요되는 만큼 세대수가 많으면 규모의 경제 면에서 비용 효율이 높아져 관리비가 절감될 수 있습니다. 대단지 중 사우나, 수영장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커뮤니티 시설이 있을 경우 시설을 더 싸게 이용할 수 있지만 관리비 액면 가액은 높아진다는 사실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초고층, 계단식, 2면개방형 등 건립방식에 따라 희비 교차=아파트 건립 형태도 관리비 희비를 가르는 요소가 됩니다. 가령 2개 라인이 엘리베이터를 나눠 쓰는 계단식과 여러 세대가 함께 쓰는 복도식,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초고층 등의 경우 관리비가 더 들게 됩니다. 내집 거실에서 탁 트인 조망과 개방감을 확보할 수 있어 인기가 높은 2면, 3면, 4면 개방형 세대의 경우 벽체가 적어 일반 세대보다 추위에 취약해 난방비가 2배 이상 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 G동의 ㎡당 관리비는 4,597원으로 서울 평균(2,486원)의 2배에 달했습니다. 

 

▲개별난방, 지역난방 등 난방 방식도 관리비 영향=난방 방식은 크게 지역난방과 개발난방으로 나뉩니다. 지역난방은 대형 발전소에서 배관을 통해 각 가정에 온수와 열을 공급해주는 방식으로 한겨울에도 적정 실내 온도를 유지할 수 있고 온수 사용이 자유롭습니다. 하지만 따끈하게 허리를 지질 정도로 온도를 높이기는 어렵습니다. 개별난방은 각 세대마다 보일러가 있어 실내온도를 자유롭게 조절하고 장기간 미사용시 보일러를 조절해 관리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한국 도시가스 협회는 기준 지역난방 사업자 연 공급량과 같은 양의 개별난방을 사용한다는 가정하에 지난해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한 조사에서 개별난방(도시가스) 가격이 지역난방(집단에너지)보다 14~26% 싸다는 통계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뿌리 깊이 박혀있는 지역난방이 저렴하다는 인식을 깨는 결과인데요. 필요 없는 난방 사용을 줄이고 스스로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어 비용 효율이 더 높았던 것이 이유로 풀이됩니다. 

 

▲노후아파트 NO… 신축아파트 관리비 효율 높아=노후화된 아파트의 경우 난방비, 수선유지비 등 더 많은 비용이 들기도 합니다. 통합 관제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 인력으로 구멍을 메워야 하고 자체 발전 등의 설비가 없어 공용관리비 절감이 어렵고 전력소비가 많은 여름이나 겨울철에는 정전사태까지 빚어지곤 합니다. 새 아파트를 구입하는데 비용이 더 들기는 하지만 오래 거주하면 할수록 관리비가 줄어들게 되는 점이 노후차량보다 새차 유지비가 적게 드는 원리와 같습니다. 

 

▲이왕이면 에너지 절감설계 아파트 골라야=IT기술 발전으로 사물인터넷 시대까지 열리면서 에너지 절감설계 아파트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설계 단계부터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이 도입되고 있는 추세인데요. 주로 공용관리비를 절감하는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비롯해 CCTV를 활용한 보안시스템, LED 전등과 조명제어 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서초구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는 태양광발전시스템으로 아파트 경관 조명 전기사용량의 약 12% 가량을 대체한다고 합니다.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에는 에너지 사용 목표량 도달 시 알림 기능이 있는 래미안 능동형 에너지 절감 시스템(REMS)이 적용됩니다. 

 

▲주차대수 넉넉한 아파트=주차대수도 꼭 확인해봐야 할 사항입니다. 아파트에 따라 주차대수가 1.0대 미만에서 4대 이상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합니다. 주차대수가 적은 단지는 늦은 귀가 시 주차공간을 찾아 헤매고 2중, 3중 주차도 불사해야 하는 불편함은 물론 잦은 주차 분쟁을 감수해야 합니다. 비용부담도 발생하게 되는데요 주차대수가 적은 단지의 경우 차량 증가 시마다 월 2~3만원 가량의 추가 비용을 물리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관리비 부담도 커지는 만큼 아파트를 고를 때 반드시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단열창호, 고단열재 등 마감재 활용 따라 관리비 절감효과 높아=혹한이 휩쓸고 지나간 겨울이면 어김없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리비 폭탄을 맞았다는 글이 올라옵니다. 평상시 20만원 하던 관리비를 50만원 가까이 물게 되면 가계가 휘청거리게 되죠. 더욱이 지난 11월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평균 6.1%인 가구당 월평균 기존 3만2,427원에서 3만4,185원으로 1,758원 인상되면서 수요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는데요. 주택업계는 분양 판촉 및 입주민 만족도 제고를 위해 세대별 냉난방비 절감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로이(low-e)유리, 고단열재 등 단열 설계를 강화해 난방비 다이어트를 꾀하고 있습니다. 

 

▲관리주체의 투명성, 운영 효율도 따져볼만=난방열사 영화배우 김부선씨는 동대표 등 아파트 관리 대표가 상당기간 난방비를 내지 않았다는 폭로를 한 바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아파트 관리 주체들이 난방비리를 비롯해 관리 및 운영에서 많은 폭리를 취하고 비용은 입주민들에게 전가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공사업체와 수의계약을 맺거나 알뜰장터 운영, 재활용품 판매로 얻은 수입을 쌈짓돈처럼 유용하는 등 2015년 서울시 공동주택 상담실에 접수된 운영관리 민원만 1만1,026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www.k-apt.go.kr)을 이용하면 전국의 아파트 관리비 현황을 비교해 분석할 수 있습니다.  

 

▲교육비, 여가비, 레저비 절감은 덤=단지내에 국공립 어린이집,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이 설립되는 아파트의 경우 초등학교까지의 교육비를 거의 들이지 않고 단지 안에서 자녀 교육이 가능합니다. 자금력을 요하는 새 아파트인 만큼 신설되더라도 기존 명품 교육시설 못지 않게 수준 높은 교육이 가능해 실속파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셔틀버스 운영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공립 교육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안에 위치해 통학 안전은 물론 셔틀버스도 필요 없어 1석 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구요. 

 

▲제대로 된 생활비 절감효과 누리려면 옥석 가리는 안목 필요=갈수록 팍팍해지는 현대인의 고달픈 삶. 내집 마련할 때 옥석만 제대로 가려낸다면 턱밑까지 차오른 생활비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관리비, 난방비가 절감효과가 크고 덤으로 여가·교육·레저비까지 줄일 수 있는 아파트를 골라 생활비를 줄여나가면 추후 목돈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생활비 절감을 위해 선행돼야 할 생활 수칙은 사용하지 않는 콘센트는 잠그고, 실내에서 두터운 옷을 껴입으며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하는 등 절약하는 습관을 갖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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