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유행이 있듯이 아파트에도 유행이 있습니다. 최근 분양시장에서는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보다 다채로운 커뮤니티시설을 갖춘 아파트가 트렌드 세터로서 시선을 끕니다. 특화 커뮤티니시설이 왜 새로운 주거문화의 트렌드인지 짚어 봤습니다.

 

현대인들에게 있어 집은 ‘휴식공간’인 동시에 ‘가족’, 그리고 ‘나만의 공간’이라는 의미도 내포하나 봅니다. 예전에 비해 단순히 집에서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공간이자 나만의 공간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집방시대, 집에서 보내는 시간 늘어난 사람들=그리고 현대인 10명 중 8명은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충분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집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기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바람이 상당히 크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에 바뀐 일상 “집돌이, 집순이 양산”=온라인 쇼핑의 활성화도 이에 한몫을 합니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단일 소매업태 1위를 지켜오던 대형마트를 누른데 이어 올해 1~10월 누적 매출만 52조 5,648억원에 이르면서 첫 6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유통업계에서는 이런 성장 속도라면 2018년에는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은 현대인의 소비문화를 바꿔 놓다 못해 우리 일상을 바꿔 놓고 있는데요.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집콕족’(집에 콕 박혀 노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그것입니다.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속 가치 인정받는 커뮤니티시설=이처럼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스테이케이션’과 ‘원스톱 라이프’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집 또는 집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문화생활, 취미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시설의 가치가 높아진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인데요. 입주 2년차의 새 아파트를 분양 받아 이사한 김모씨(39)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전에 살던 아파트에는 주변에 마땅한 운동시설이 없어 근처 피트니스센터를 다녔지만 이 아파트로 이사 온 이후에는 커뮤니티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매일 빠짐없이 운동을 하고 있어요. 비용도 절반으로 줄일 수 있게 돼 만족하고 있고요.”

 

▲타워팰리스가 불러온 특화 커뮤티니시설의 보편화=또한 이러한 소비자 니즈와 주거문화 트렌드를 반영해 커뮤니티시설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변화발전하고 있는지 같이 알아볼까요? 우선 아파트 커뮤니티의 원조부터 살펴야겠죠. 우리나라에서 특화 커뮤니티 도입의 시초는 국내 최초 주상복합 아파트인 타워팰리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선보인 이 단지는 실내수영장과 사우나, 피트니스 등 당시 주거문화에서는 흔치 않았던 특화 커뮤니티를 선보여 국내 고급주거문화를 선도했다는 평을 들었는데요. 이후 타워팰리스의 특화된 커뮤니티시설을 선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고급 아파트부터 일반 아파트까지 이를 벤치마킹, 특화된 커뮤니티시설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쏟아지는 분양 물량 속 커뮤티니시설의 특징=하지만 이제는 특화 커뮤니티가 더 이상 고급 아파트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쏟아지는 분양 물량 속에서 이제는 웬만한 신축 아파트라면 피트니스, 아이들 공부방 정도는 없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보편화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건설사들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거나 재건축 등 수주 경쟁에서 조합원 표심을 얻기 위해 커뮤니티 시설의 대형화∙고급화로 차별화 전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고급 아파트에는 호텔급의 럭셔리 커뮤니티 시설을 선보이고 있을 정도니까요.

▲높아진 생활수준, 커뮤티니의 고급화 이끌다=높아진 생활수준이 커뮤니티시설의 고급화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셈입니다. 특히 해외여행 등을 통해 호텔 문화를 접한 경험자가 늘어나면서 ‘우리 집’ 커뮤니티시설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대욕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커뮤니티시설에 대한 수요자들의 요구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요. 수요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 기존 아파트 커뮤니티시설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수준의 특화된 커뮤니티시설을 선보이는 등 건설사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아파트 커뮤니티시설 진화는 어디까지=특히 최근 커뮤니티시설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게 특징인데요. 몸매관리와 건강 등에 대해 높아진 관심으로 단지 내 피트니스는 기본, 골프연습장, 실내체육관, 수영장까지 갖춰지는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고요. 실버 세대를 위해 단지 안에서 의료서비스가 가능한 단지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힐링 및 레저문화를 즐기는 특성에 착안해 스파나 텃밭, 캠핑장, 클라이밍장 등을 조성하는 경우도 있고 자녀 교육을 위한 어린이집, 별동학습관, 키즈카페, 독서실 등을 내놓는 아파트도 있습니다. 최근 입주민의 고품격 라이프를 지향하는 고급 아파트에서는 조식서비스와 카셰어링 서비스 등 생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가 아파트 가치 가른다=커뮤니티시설은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지난 2010년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에 수영장, 골프연습장, 스파, 피트니스센터 등 커뮤니티 시설을 갖춰 입주한 진접 금강펜테리움은 지역 시세 중 상위에 랭크돼 있고요. 지난 2013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에 입주한 용인 신동백 롯데캐슬에코는 지역 시세를 리딩하는 단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수영장과 골프연습장, 사우나, 개인 스튜디오, 영어 도서관 등 지역 내 최상의 커뮤니티시설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평입니다.

▲‘돈 먹는 하마’ 되어 버린 아파트 커뮤니티시설=하지만 문제도 있습니다. 아파트 부대시설이 고급화·대형화되는 가운데 지나친 관리비 부담으로 커뮤니티센터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는데요. 아파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단지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채 커뮤니티시설을 넣은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예를 들어 500가구 이하의 소규모 단지에선 관리비가 큰 수영장을 운영한다면 가구당 부담해야 할 금액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대단지 아파트에서는 중소단지에서 볼 수 없는 규모와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과 시설들을 갖출 수 있는데요. 수영장, 별동학습관, 캠핑장, 사우나 등 이런 시설들은 대단지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수영장은 대단지들 가운데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편입니다.

▲사는(buy) 집에서 사는(live) 집으로 패러다임 전환 속 커뮤니티시설은 변화중=이와 같이 최근 건설사간 품질 경쟁이 심해지면서 커뮤니티시설이 진화를 거듭해 다양해지고 고급스러워지고 있는데요. 앞으로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관점에서 집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 커뮤니티에 대한 요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전문가 K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하는 실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건설사들도 구색 맞추기식의 커뮤니티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하고 특색 있는 시설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커뮤니티 시설은 입주민들의 만족도에 반영돼 아파트의 가치를 높여주는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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