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업분야에서 MD(Merchandising)라는 말을 종종 사용하고 있지만 MD라는 것이 과연 무엇이고 왜 필요한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머천다이징이란 말은 원래 유통업 특히 백화점과 같은 소매업에서 주로 사용하던 말로써 마케팅 용어다. ‘상품화’라고 번역되며 쉽게 표현하면 “잘 팔리게 만드는 일”을 의미한다. 


백화점, 마트, 편의점과 같은 현대식 소매점 중 처음으로 태어난 것이 바로 백화점인데, 이들 소매점은 제조업체와 달리 스스로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고 제조업체가 생산한 제품을 들여다 파는 업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의 백화점들은 상품생산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고 일단 제조업체가 만들어낸 제품을 들여다 가격을 붙이고, 포장 잘 하고, 점포내에 멋있게 진열하고, 주변 지역에 전단을 뿌리고, 이벤트나 바겐세일, 끼워팔기 등 각종 판촉수단을 동원하여 물건을 판매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작업 즉 “물건을 잘 팔리게 만드는 모든 작업“을 바로 MD라고 일컫는다.


백화점은 1852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탄생하여 MD를 무기로 크게 성장·발전하여 유럽 각국에 퍼지고 1870년대부터는 미국에도 상륙하여 크게 번성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70년의 세월이 흐른 1927년경 그 유명한 씨어즈(Sears)백화점이 등장하여 단순한 MD를 뛰어 넘어 마케팅의 개념을 도입하여 백화점 스스로 상품 생산에도 관여하는 소위 ‘적극적 MD’를 하게 된다.


즉 당시까지의 백화점들은 모두 제조업체들로부터 단순히 물건을 들여온 후 “어떻게 잘 팔 것인가”하는 소극적 MD에만 몰두하였는데, 씨어즈는 당시에 이미 상품기획을 스스로 하여 제조업체들에게 “이러이러한 상품을 제조해 달라”고 주문하면서 소위 말하는 적극적 MD를 시작했던 것인데 그것이 벌써 90년전의 일이다.


즉 씨어즈는 90년전에 이미 “어떤 상품이 잘 팔릴 것인가”에 대해서 제조업체들이 의외로 잘 모른다는 점을 간파하고 스스로 상품기획을 하여 제조업체들을 자문하며 교육시키면서 제조업체들과 같이 연합하여 “아무 상품이나 만들지 말고 잘 팔리는 상품만 만들자“는 오늘날의 마케팅 개념을 유통업에 도입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씨어즈는 당시 백화점업계에 진출한 지 불과 2~3년만에 세계 최대 소매업체로 군림하게 되었고 1960년대 및 1970년대부터는 미국 제조업체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제조업체들을 방문하여 상품을 주문하면서 소위 ‘글로벌 MD’를 시작하였고, 그 덕택에 한국의 봉제업체 등 수많은 제조업체들 또한 엄청난 수출물량을 주문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그 덕택에 한국 경제 또한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1970년대에 우리 재벌기업들이 앞다투어 종합상사라는 회사를 만들고 ‘바이어’라는 말이 자주 나오고 대우그룹 등 수출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한 것이 바로 이러한 씨어즈와 같은 소매업체들을 상대로 우리가 대량 주문을 받아 수출하게 된 덕택인 것이다.


우리 국내에서는 30년전 즈음에 필자가 처음으로 국내 백화점업계에 이러한 씨어즈의 ‘적극적 MD’ 개념을 교육하였으며, 국내 건설·개발업계에 처음으로 MD라는 용어를 설명하고 개발업계에서도 MD를 도입해야 하며 특히 씨어즈가 시작했던 ‘적극적 MD’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그후 30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MD라는 개념은 국내에 제법 도입되었지만 아직도 소극적 MD에 그치고 있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면 개발사업에 있어 적극적MD라는 것이 무슨일을 하는 것인지를 다음호에서 살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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