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호 추진위원장 |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정비사업 [사진=심민규 기자]
강경호 추진위원장 |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정비사업 [사진=심민규 기자]

부산 연제구 일대의 ‘재건축 대장주’로 불리는 망미주공아파트의 조합설립이 가시화하고 있다. 연산5구역으로 명명된 망미주공은 지난 2021년 추진위원회 승인 당시 이미 전체 토지등소유자의 약 67% 가량이 재건축에 동의한 바 있다. 현재 추진위에서는 조합설립을 위한 준비절차를 마치고, 동의서 징구 작업에 돌입함에 따라 조만간 법적 동의율을 충족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망미주공은 부산 최초의 친환경 아파트로 혁신적인 단지 설계가 적용된 단지다. 필로티와 테라스 등 당시 유행했던 성냥갑 아파트와는 달리 차별화된 건축 방식을 통해 명품 아파트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준공 38년차를 맞이하는 노후아파트로 주민들이 생활에 불편함을 겪는 것은 물론 입지조건에 비해 저평가를 받아야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추진위는 연제구 최고의 아파트로 재건축해 제2의 도약을 하겠다는 목표다. 연산5구역 재건축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강경호 추진위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강경호 추진위원장 |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정비사업 [사진=심민규 기자]
망미주공아파트 조감도 [사진=추진위제공]

▲망미주공아파트는 부산 최초로 1층 단독형 테라스를 적용하거나, 필로티 구조를 도입하는 등 혁신적인 아파트라는 평가를 받았던 곳이다. 하지만 현재는 오랜 시간을 버텨온 노후아파트인 만큼 주민들이 많은 불편함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재건축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우리 단지는 준공 당시만 하더라도 시험적인 설계와 공법을 적용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 당시는 최대한 많은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성냥갑 모양의 아파트가 양산되던 시기였다. 하지만 테라스형 아파트라는 상징적인 설계 외에도 산의 경사면을 활용한 배치 구조, 넓고 쾌적한 환경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최고의 아파트라는 명성도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차량이 늘어나면서 주차난을 겪고 있고, 층간 소음으로 인한 주민간의 분쟁도 증가하고 있다. 또 식수 오염과 화재에 대한 불안, 배관·배전 문제도 심각하다.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재건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픽=홍영주 기자]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데다 아파트의 특수성 등으로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추진위원장으로 나서게 된 계기가 있는지=지난 2013년 3월 추진위원회 발족 후 추진위원장이 불과 2달 만에 사임하시면서 자리가 공석이 됐다. 재건축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높은 상황이었음에도 선장이 없는 상태로 사업을 진행해야 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같은 해 10월 주민모임에서 추진위원장으로 추대해 지금까지 재건축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이 건축설계사무소에서 15년, 건설사에서 20년을 근무한 저의 전문성을 인정해주신 것 같다. 또 망미주공 입주자대표회의 대표회장을 2회 역임한 것에 대해 많은 경험을 겪고, 단지에 대한 애정이 있다고 판단하셨던 것이다.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재건축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주민들은 재건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관심이 많을 것 같다. 그동안의 사업진행 과정과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지난 2015년 10월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17년에는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조건부 재건축이 확정됨에 따라 2020년에는 부산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듬해 1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또 지난해 4월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아 현재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 징구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조합설립동의율을 거의 충족한 상황이어서 상반기 내에 창립총회를 개최해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도시정비법에서 정한 일몰기한으로 인해 이달부터 정비구역지정 해제 기한연장 신청 업무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설립이 임박한 만큼 건설사들의 관심도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 시공자 선정 일정과 중점을 두는 부분은=3월 내 조합설립동의가 마무리되면 4월에 조합 임·대의원 후보등록 등을 절차를 거쳐 5월 창립총회 개최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합이 설립되면 최우선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업무가 시공자를 선정하는 것이다. 시공자는 재건축사업의 최대 협력파트너다. 따라서 조합원들의 재산가치를 극대화하고, 재정착을 제고할 수 있는 건설사를 선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명한 경쟁입찰을 통해 조합과 조합원들에게 최고의 제안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조합의 역할이다. 천혜의 입지조건을 갖춘 연산5구역을 최고의 주거명품단지로 조성할 수 있는 기술력과 노하우를 가진 훌륭한 파트너가 선정되길 바란다. 더불어 시공자 외에도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비롯해 각종 심의를 진행하기 위한 우수한 업체를 선정해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강경호 추진위원장 |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정비사업 [사진=심민규 기자]
강경호 추진위원장 |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정비사업 [사진=심민규 기자]

▲연산5구역만의 입지적 장점이나 개발 호재는 무엇인지=우리 구역 인근에는 1만평이 넘는 대규모 근린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이른바 ‘숲세권’ 단지이자, 유치원부터 초·중교가 사실상 단지 내에 위치해 있는 ‘초품아’다. 또 배산과 수영강의 사이에 위치해 말 그대로 배산임수의 명당 위치다. 다양한 생활편의시설도 풍부하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밀집해 있는 센텀시티 생활권인데다 코스트코, 이마트트레이더스, 망미중앙시장 등도 이용하기 편리하다. 또 광안대교가 한눈에 보이는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단지 내에서 광안리 불꽃축제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쾌적한 조망권을 자랑한다. 더불어 부산 지하철3호선 망미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다양한 도로교통망이 지나는 사통팔달의 입지도 갖추고 있다.

 

▲토지등소유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지난 2013년 추진위원회를 발족한지 올해로 딱 10년째가 된다. 주민들이 재건축을 많이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추진위원장으로서 상반기 내에 조합을 설립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추진위원장이니까 당연히 조합장이 될 것이란 단편적인 인식은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그동안의 노력을 토지등소유자들이 인정해주셔서 조합을 맡으라고 명하시면 충실히 이행하겠다. 조합장으로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주민들의 화합과 협력을 이끌어내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단지를 건설하는데 앞장서겠다. 10년의 세월을 묵묵히 기다려주신 토지등소유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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