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에 칼 뽑은 원희룡=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에 대한 합동점검에 들어간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린 은마아파트 주민 간담회에서 행정조사권을 비롯해 행사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국토부 제공]
은마에 칼 뽑은 원희룡=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에 대한 합동점검에 들어간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린 은마아파트 주민 간담회에서 행정조사권을 비롯해 행사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국토부 제공]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을 놓고 정부와 갈등을 겪고 있는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합동점검에 들어간다. 이번 행정조사는 지난 23일 원희룡 장관이 은마아파트 주민들과 만나 강경한 입장을 내비친 직후 이뤄지는 것이다.

당시 원 장관은 노선 우회를 요구하는 주민과의 간담회에서 “근거 없는 주장으로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면 사법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한 세대의 1만분의 1밖에 안 되는 지분을 가진 분이 앞장서서 국책사업을 좌지우지하려는 것, 공금을 동원한 불법적 행동을 하고 있는 데 대해 행정조사권을 비롯해 국토부가 행사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원 장관의 이런 발언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02년 추진위원회 설립 이후 은마아파트는 처음으로 조사 대상이 된 것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29일 추진위에 행정조사를 사전통지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토부와 서울시는 강남구청, 변호사, 회계사, 한국부동산원과 함께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내달 7일부터 16일까지 추진위 및 입주자대표회의 운영실태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추진위에 대해서는 재건축사업 추진을 위한 용역 계약, 회계처리, 정보공개 등 운영실태 전반에 대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및 운영규정 준수 여부를 조사하고,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해서는 장기수선충담금 집행 등 공동주택 관리 업무처리에 대해 공동주택관리법 준수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합동점검을 두고 ‘사실상 보복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단지를 관통하는 GTX-C 노선 공사로 인해 자칫 재건축사업이 타격을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님비로 몰아가는 분위기에 불만이 쌓이고 있다.

게다가 최근 35층으로 통과된 정비계획을 초고층으로 변경하는 데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강남구 대치미도아파트의 경우 최고 50층까지 지을 수 있는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됐고, 여의도 시범아파트도 최고 65층 높이로 탈바꿈하는 신통기획안을 주민들에게 선보인 바 있다.

한편 지난달 19일 시는 제11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은마아파트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 이날 통과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최고 35층 33개동 5,778세대(공공주택 678세대)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박노창 기자 par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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