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귀성 위원장 | 시흥시 은행1구역 주택재개발 [사진=심민규 기자]
최귀성 위원장 | 시흥시 은행1구역 주택재개발 [사진=심민규 기자]

“추진위원회 승인을 축하드립니다-○○건설”

경축, 추진위원회 승인-△△건설”

경기 시흥시 은행1구역에는 대형 건설사들이 설치한 현수막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미 준공인가를 마친 시흥시 1호 재개발인 대야동재개발사업 이후 약 10여년 만에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반영된 결과다.

시는 지난 2020년 12월 ‘2030 시흥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고시하면서 8곳의 정비예정구역을 지정했다. 정비예정구역 중에서 추진위 승인의 첫 포문을 연 구역이 바로 은행1구역이다.

이 구역은 추진위원회 동의서 징구를 시작한지 불과 3주도 지나지 않아 무려 77%가 넘는 동의서가 접수됐다. 그동안 시흥시는 수도권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사실상 재개발의 불모지와 다름없었다.

인근 인천이나 광명, 안산, 안양의 경우 재건축·재개발이 원활하게 진행됐지만, 유독 시흥은 정비사업과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은행1구역이 구도심 정비를 위한 스타트를 끊으면서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1구역 재개발사업을 선두에서 지휘하고 있는 최귀성 추진위원장을 만났다.

 

최귀성 위원장 | 시흥시 은행1구역 주택재개발 [사진=심민규 기자]
최귀성 위원장 | 시흥시 은행1구역 주택재개발 [사진=심민규 기자]

▲추진위원회 승인을 축하드린다. 단기간 내에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는데

지난 5월말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해 6월 10일부터 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한 동의서 징구에 들어갔다. 이후 약 20일 만인 6월 29일 전체 토지등소유자 77.7% 가량의 동의서 징구를 완료했다. 조합설립 동의율이 75%인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에 높은 동의율을 확보한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1일 추진위원회 구성 승인을 신청했고, 시의 검토를 거쳐 7월 25일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추진준비위원회 임직원은 물론 주민들과 행정청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낙후된 지역을 개발하길 염원하는 주민들이 많다는 뜻이다.

 

▲재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이 상당하다. 무엇 때문이라고 보는지

주민들의 재산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현재 구역 내에는 이미 공실인 주택이 적지 않다. 사람이 살기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점차 낙후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장마에 비가 새는 집이 다수 발생했다. 물이 찬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가도 낡아 상권 활성화가 어렵긴 마찬가지다. 주차문제도 심각하다. 골목길 곳곳에 세워둔 차량으로 인해 통행이 어려운 곳들이 많다. 화재가 발생한다면 소방차 진입이 어렵거나 늦어져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낮에도 통행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정도로 주거환경이 심각하다. 특히 밤에는 좁은 골목길에 가로등마저 부족해 우범지대처럼 느껴진다.

 

▲추진위원장이나 조합장은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추진위원장을 맡게 됐는데

젊다고 표현하기에는 다소 나이가 있지만, 다른 구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인 것은 맞는 것 같다. 사실 재개발이나 건축·건설과는 무관한 일을 해왔기 때문에 추진위원장은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주변에서 재개발을 맡아달라는 권유가 많아서 위원장직을 맡게 됐다. 처음에는 위원장이 어울리지 않고, 재개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도 없어서 거절했다. 그럼에도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요청을 하셨고, 기왕 재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면 성공적으로 진행해보자는 마음으로 나서게 됐다. 추진위원장을 맡은 이상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재개발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재개발과 관련된 공부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재개발은 추진위원장이나 조합장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선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배가 목적지에 안전하게 당도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된다. 재개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추진위원장이 전문적인 지식이 없다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없다. 재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협력업체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전문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추진위원장이나 조합장이 사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협력업체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재개발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법령이나 실무 등을 익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흥시 은행1구역 주택재개발 지역 [사진=심민규 기자]
시흥시 은행1구역 주택재개발 지역 [사진=심민규 기자]

▲조합설립에 필요한 동의서는 이미 확보한 상황이다.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는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11월에 주민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주민들의 협조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내년 3월쯤에는 조합을 설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사업시행인가 이후에나 시공자 선정이 가능하지만, 우리구역은 조합을 설립하면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다. 현재 다수의 대형건설사들이 구역 내에 추진위원회 승인 축하 현수막을 달아놓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 예상대로 조합이 설립될 경우 이르면 내년 봄, 늦어도 상반기에는 시공자 선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벌써부터 대형건설사들이 수주를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주민들에게 최대의 이익을 제공하는 건설사가 선정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다.

 

시흥시 은행1구역 주택재개발 위치도 [그래픽=홍영주 기자]
시흥시 은행1구역 주택재개발 위치도 [그래픽=홍영주 기자]

▲은행1구역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현재 인근 은계지구의 보금자리주택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무려 200만㎡에 달하는 대규모 면적에 1만3,000여 가구를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우리 구역은 은계지구와 도로 하나를 두고 인접해 있는 만큼 신도시 규모의 개발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대규모 개발로 인해 중앙난방을 이용할 수 있는데다, 도로나 공원, 상업시설 등 기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더불어 기존 교통망도 양호해 차량을 이용하면 불과 10분 이내에 IC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주변에 이미 초·중·고교가 설립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들 교육에 우수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얼마 전 한 노모께서 저에게 고생한다며 빵을 사먹으라고 쌈짓돈을 쥐어주신 일이 있었다. 차마 돈을 받지 못하고 거절했는데, 어르신께서 돈이 적어서 그러느냐며 눈시울을 붉히셨다. 재개발을 진행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하고 있는데, 그런 노력을 알아주셔서 보람을 느꼈다. 이 자리를 빌려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번 일로 재개발에 대해 더욱 사명감을 가지고 성공시켜야겠다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지금처럼 주민들이 단합해 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사업은 분명 성공할 것이라 생각한다. 시흥시 모범 재개발이 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해 주민들에게 최대한 많은 개발이익과 최고의 아파트를 선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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