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경기 성남 서현어린이공원에서 1기 신도시 주민들이 2년 가량 늦춰진 1기 신도시 재건축 방안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분당시범단지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제공]
지난 22일 오후 경기 성남 서현어린이공원에서 1기 신도시 주민들이 2년 가량 늦춰진 1기 신도시 재건축 방안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분당시범단지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제공]

정부의 8·16대책 발표 이후 1기 신도시 주민들의 불만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던 1기 신도시 재정비 방안이 늦춰진데다, 리모델링 정책은 아예 빠져있어 연합회 등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정부가 마스터플랜 용역을 앞당기는 등의 성난 민심 달래기에 나섰지만, 대책 발표 이후 집값까지 하락하면서 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6일 윤 정부의 첫 부동산대책인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통해 1기 신도시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오는 2024년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5년간 270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목표에도 1기 신도시 재정비 물량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신도시 주요지역 주간 매매가 변동률(단위:%) [표=홍영주 기자]
■신도시 주요지역 주간 매매가 변동률(단위:%) [표=홍영주 기자]

이번 대책 발표 이후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 신도시의 주민들이 즉각 반발에 나섰다. 분당신도시 주민 100여명은 지난 22일 경기 성남 서현동 어린이공원에서 재정비 촉구 집회를 열고, 구체적인 재정비방안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온라인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 단체대화방인 ‘1기 신도시 재건축 공약 정상화 촉구 주민 연대’에는 이미 1,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정부가 사실상 공약을 파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시민은 “2024년 중에 마스터플랜을 내놓겠다는 것은 현 정부의 임기 내에는 1기 신도시 재정비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사실상 총선을 염두에 두고 표심을 이끌겠다는 탁상행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여기에 대책 발표 이후 1기 신도시의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실망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R114의 조사에 따르면 1기 신도시는 지난 12일까지 보합을 유지했지만, 발표 이후인 19일에는 0.0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남 분당의 경우 아파트가격이 0.04%로 하락폭이 가장 컸으며, 안양 동안구 평촌과 군포시 산본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1기 신도시 주민들의 민심이 심상치 않자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3일 1기 신도시 재정비 민관합동 TF를 확대·개편하고, 마스터플랜 수립 일정도 최대한 앞당기는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원 장관은 “내달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수립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등의 대책을 즉각 시행하겠다”며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장관과 5개 시장 협의회를 개최해 마스터플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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