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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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관련 수주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임에도 실제 착공은 오히려 줄어드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러·우전쟁 등으로 건설 자재가격이 급등한데다 주택시장 경기마저 하락하면서 착공을 미루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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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정비사업·리모델링 수주 규모는 무려 17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이 불과 반년 만에 6조9,000억원대의 수주고를 올려 창사 이후 첫 7조원 클럽 가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GS건설도 상반기에만 3조2,000억원대의 수주금액을 확보했으며, 롯데건설도 2조7,000억원대로 3조 클럽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또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 DL이앤씨 등도 1조원 이상을 수주하면서 1조원 클럽에 가입한 건설사가 6곳에 달하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가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 정책을 약속한데다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또 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소규모재건축 등 소규모주택정비사업도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수주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비사업 수주 규모가 소위 ‘역대급’인데 반해 착공 물량은 오히려 줄어들면서 주택공급에는 비상이 걸렸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착공 후 일반분양에 들어가야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분기 건축허가면적은 지난해에 비해 증가했지만, 착공면적은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1~4월 건축허가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으며, 주거용 허가면적의 경우 16.4%로 증가폭이 컸다. 하지만 건축착공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13.3%가 오히려 감소했으며, 주거용은 무려 28.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착공 물량이 감소한 이유는 코로나 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크다. 국제적인 원자재 가격이 승상하면서 건설 물가 상승률이 급격하게 오른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건설공사비는 12개월 연속 10% 이상 상승해 역대 최장 기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아스콘과 시멘트 자재가격은 지난 20년 동안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주택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이미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주택가격도 점차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의 주택가격은 더욱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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