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운 사업이다. 이해관계자가 많고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어렵게 이뤄낸 사업 성공은 마치 오랜 겨울을 버틴 봄꽃과도 같다. 봄꽃의 한 종류인 광대나물의 경우 영하 20도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다가 땅이 녹자마자 하나 둘 꽃을 피운다.

경기 부천시 소사본1-1구역도 꽃을 피운 광대나물처럼 혹한기를 벗어나 따뜻한 봄을 맞이했다. 지난 4월 27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것이다. 재개발 추진에 나선 지 약 15년 만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2년 수도권을 중심으로 번진 출구전략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사업을 추진한 결과다.

부천에서는 출구전략 이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사업장만 80%가량에 이른다. 반면 소사본1-1구역은 재개발 찬성이 우세했고, 집행부는 주민화합과 사업성 향상에 중점을 뒀다.

거친 풍파 속에서도 파도를 가르는 배처럼 재개발 성공을 향해 항해 중인 윤광수 조합장을 만나 그동안의 사업 추진 과정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윤광수 조합장 | 소사본1-1구역 재개발 [사진=이혁기 기자]
윤광수 조합장 | 소사본1-1구역 재개발 [사진=이혁기 기자]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재개발 추진에 나선 지 무려 15년 만에 이룬 성과인데, 소감은

재개발 성공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소사본1-1구역은 2006년 11월 추진위원회승인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재개발 추진에 나섰다. 이후 2009년 5월 정비구역지정 고시를 거쳐 같은해 8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당시 재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 단기간에 사업추진이 가속화됐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정비사업 동반침체로 인해 사업은 표류됐다. 시공자의 조합운영비 등 사업비 대여가 중단되면서 사업도 사실상 멈춰 섰다. 이후 2018년 두산건설과 쌍용건설 컨소시엄을 새 시공자로 선정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소사본1-1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조합제공]
소사본1-1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조합제공]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과거 이 일대는 복숭아 밭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주택가가 조성된 시기는 1980년쯤이다. 당시 벽돌로 지어진 건축물들이 들어섰고, 이로부터 40년이 지났다. 외벽 곳곳에는 거미줄처럼 금이 가 있고, 다닥다닥 붙어있는 주택가 사이는 자동차들이 빼곡하게 주차돼있다.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소사본1-1구역은 주거와 상업시설이 혼재된 곳이다. 하지만 상업시설의 역할을 이행해낼 수 없을 정도로 근린생활시설 등이 노후 됐다. 따라서 주민 대다수가 재개발 추진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소사본1-1구역 재개발 주간 투시도 [사진=조합 제공]
소사본1-1구역 재개발 주간 투시도 [사진=조합 제공]

▲사실 사업시행인가를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걸림돌도 적지 않았을 텐데, 사업을 추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2012년 정비사업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서 부천시 일대가 시끄러웠다. 개략적인 사업성을 토대로 주민들에게 찬·반 의사를 물어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짓자는 게 핵심이다. 다행스럽게도 소사본1-1구역은 주민 상당수가 재개발에 찬성하면서 출구전략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출구전략 이후 부천시내 정비사업장의 약 80%가 해제됐던 만큼 사업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난 후 찾아온 두 번째 고비였던 셈이다. 당시 대의원으로서 이러한 상황을 몸소 체감했고, 조합 최선봉에서 사업을 정상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15년 조합장직에 출마했고 당선됐다. 당선 후 재개발 정상화를 위해 주민화합과 사업성 제고 방안 마련에 주력했다.

소사본1-1구역 사업계획 [표=홍영주 기자]
소사본1-1구역 사업계획 [표=홍영주 기자]

▲현재 사업성 측면에서 변화된 부분이 있는지

상당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 받는다. 2020년 정비계획 변경을 통해 용적률이 상당 부분 상승했다. 용적률은 기존 약 708%에서 약 761%로 53%p가량 올랐다. 그만큼 건립 가구수도 늘었다. 건립 가구수는 오피스텔을 포함해 약 1,500가구에서 2,008가구로 500가구 이상 증가했다. 전체 조합원이 499명인 점과 임대주택이 144가구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1,360여가구가 일반분양분으로 남는다. 따라서 사업성이 높다는 점은 개략적인 수치상으로의 계산만으로도 짐작이 가능하다.

소사본1-1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조합 제공]
소사본1-1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조합 제공]

▲소사본1-1구역의 신축 아파트 단지 청사진을 그려보자면

뛰어난 사업성에 힘입어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부천의 랜드마크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입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2,008가구 대단지가 건립되는 만큼 층간소음 차단시공을 통해 분쟁을 최소화하고, 충분한 일조량 확보 및 환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커뮤니티시설 역시 어린이집과 피트니스센터, 골프장, GX룸, 돌봄센터, 키즈스테이션, 실버라운지, 독서실 등 전 연령대가 여가생활 증진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로 채울 예정이다. 우수한 입지조건에 따라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인근에 1호선과 수인선이 지나는 소사역을 도보권에 두고 있다. 또 서울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부천 초입에 위치하면서 주요 도심지로의 이동이 용이하다.

 

소사본1-1구역 재개발 야간 투시도 [사진=조합 제공]
소사본1-1구역 재개발 야간 투시도 [사진=조합 제공]

▲앞으로 예상되는 일정은

부천시청에서 종전·종후 감정평가를 위한 2개 감정평가법인이 선정돼 업무 진행을 앞두고 있다. 감정평가가 완료 되는대로 종전자산감정평가 금액 및 분담금의 추산액 등을 산정해 조합원 분양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그리고 하반기 중에는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후 이르면 2024년 하반기 중 착공이 예상되고 있다.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SNS의 허와 실을 바로 알아야 한다. 주변 정비사업장에서는 조합원들을 호도 및 선동하고 반목과 갈등조장, 편가르기, 불확실한 정보 전달 및 확산 등 사업진행을 방해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폐단을 방지하고자 조합에서는 6월부터 직접 SNS를 개설하고 공식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조합원들을 대신해 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이 직접 주민들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시켜드리겠다는 게 핵심이다. 조합 SNS를 공식적으로 개설하는 만큼 소통과 건설적인 정보공유의 공간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린다. 조합은 항상 조합원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신뢰와 아낌없는 성원을 주시길 바란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위클리한국주택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