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이 저물고 2022년 임인년(壬寅年)의 해가 다가왔다. 시장에서는 수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코로나 여파로 인해 정비사업을 포함한 부동산시장이 위축되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앞섰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부족한 주택공급에 따라 희소성 높은 신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았고, 시장은 과열됐다.

건설사들은 정비사업과 리모델링에서 ‘역대급 누적 수주액’을 기록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실적은 각각 5조원을 넘어섰고, 포스코건설도 4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리모델링의 경우 합산 누적 수주액이 9조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새 아파트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입주민들의 희망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해도 무방하다.

당초 정부는 ‘공급’에 초점을 두고 주택공급이 충분하다고만 진단했다. 그래서 정비사업을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분양가상한제, 초과이익환수제, 금융 등 각종 규제를 가해왔다.

시장 반응은 정부 바람과 반대로 흘러갔다. 부족한 공급으로 희소성만 높아지면서 주택가격은 수직상승했다. 정부 정책의 실패 요인은 수요층이 크게 비중을 두고 있는 부분을 간과했다는 점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삶의 질’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정비사업과 리모델링을 통해 아파트 트렌드는 단순히 집안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는 일상을 벗어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카페와 도서관을 포함해 입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커뮤니티시설과 쾌적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조경시설은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주차공간 확대로 불편함도 최소화시켰다.

주택공급도 이룰 수 있다. 리모델링만 살펴봐도 서울시 기본계획 재정비안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890여곳이 세대수 증가형 추진 대상이다. 이 단지들이 리모델링을 완료하면 약 11만가구 이상 주택공급이 가능하다. 이보다 일반분양분이 많은 정비사업의 경우 대규모 주택공급도 기대할 수 있다.

시대가 변했다. 정비사업을 투기의 원인으로만 진단하는 근시안적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새해에는 대선이라는 국가적 대소사를 앞두고 있다. 부동산시장 안정은 현 정부에 이어 새 정부에서도 풀어야할 숙제가 될 모양새다. 임인년 주택공급 확대와 함께 수요자들의 주거 선호도를 충족시킬 수 있는 주역은 정비사업이 되길 기대해 본다.

박노창 기자 par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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