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차가운 칼바람이 거세지고 있지만, 충북 제천시에는 재건축 훈풍이 불고 있다. 정비사업의 불모지였던 제천에서 최초로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단지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청전·시영아파트 공동재건축이 그 주인공이다. 제천은 충청북도에 속해있으면서도, 강원도와 경상북도가 인접한 도시다. 도시의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정비사업 자체가 시행된 적이 없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재건축사업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청전·시영아파트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매가격이 2~3배 이상 올라 미래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청전·시영아파트의 공동재건축을 이끌고 있는 김태린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에게 현재 사업진행 정도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김태린 위원장 | 청전·시영 통합재건축 [사진=추진위 ]
김태린 위원장 | 청전·시영 통합재건축 [사진=추진위 ]

제천에서 처음으로 재건축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진행 단계는 어디까지 진행됐나


청전·시영아파트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제천시 최초의 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약 6개월 전인 지난 5월 30일 예비안전진단 동의서를 접수해 청전주공1단지와 시영아파트 모두 예비안전진단에서 D등급 판정을 받았다. 더불어 시청으로부터 두 단지에 대한 통합재건축을 승인받아 공동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 현재 약 4개월 정도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는 정밀안전진단 용역 계약을 체결해 안전진단 준비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청천아파트 전경 [사진=추진위 제공]
청천아파트 전경 [사진=추진위 제공]

▲‘제천시 최초 재건축’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부담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 재건축을 추진하는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시행되면서 재건축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과거와 달리 막무가내로 재건축을 진행하는 것이 아닌 법적인 절차와 방법에 따라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사람들은 재건축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제천에서 처음으로 재건축을 진행하는 만큼 청전·시영아파트가 모범 사례로 기억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다수의 주민들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지만, 향후 주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재건축의 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다. 주민들이 원하는 아파트가 건설될 수 있도록 재건축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 최대 목표다.

 

시영아파트 전경 [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시영아파트 전경 [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청전주공1단지와 시영아파트 모두 40년이란 세월을 버틴 아파트다. 주민들이 생활하는데 불편함도 많을 것 같은데


청전주공1단지는 지난 1980년, 시영아파트는 1982년에 준공된 만큼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각 세대 내에 누수가 빈번하게 발생해 곰팡이와 함께 생활하는 가구가 많고, 도시가스조차 들어오지 않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또 건물 외부에도 균열이 발생해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제천지역은 지진단층대의 영향권에 위치해 있는데, 실제로 올해 2.4 리히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2개 단지 모두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아 불안감이 높다. 올해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아파트 붕괴 사건이 발생해 세간의 관심이 모아졌는데, 현재 두 단지가 지어진 연한과 비슷해 재건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모아졌다.

 

 청전·시영아파트 개요 [표=홍영주 기자]
 청전·시영아파트 개요 [표=홍영주 기자]

▲청전주공1차와 제천시영아파트가 통합재건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통합재건축을 추진하는 이유는


처음에는 청전주공1단지만을 대상으로 재건축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지근 거리에 있는 시영아파트가 청전주공1단지와 건축년도가 2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당시 청전주공1단지 주민과 막역한 관계인 시영아파트 주민과 우연히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 주민분의 도움으로 시영아파트의 외관과 내부를 직접 살펴보니 청전주공1단지와 노후화가 비슷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시영아파트 주민들도 재건축에 대한 열망이 뜨겁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두 단지가 인접해 있는 만큼 재건축을 할 경우 재건축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대단지 건설에 따른 장점도 있다고 판단해 공동재건축을 추진하게 됐다.

 

아파트 외부 균열 [사진=추진위 제공]
아파트 외부 균열 [사진=추진위 제공]

▲향후 재건축 사업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앞으로 어떤 아파트로 재탄생하게 되나


현재 제천시는 인구가 13만2,000명에 불과한 중소도시에 속한다. 또 인근 도시보다 고령의 인구가 많은 편이라 청전·시영아파트의 입주민들도 노인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어르신들이 모든 일을 보실 수 있도록 ‘올인원 퍼실리티’를 마련할 계획이다. 젊은 세대의 주거환경도 신경을 써야 하는 만큼 1인 가구를 고려한 소형 평형 아파트도 건설할 예정이다. 또 입주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조식·석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호텔형 아파트와 단지 내에서 페이닥터가 상주해 간단한 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도 단지 내에 빨래나 독서 등 모든 편의시설을 갖춰 남녀노소가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아파트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청전주공1차·시영아파트 전경 [사진=추진위 제공]
청전주공1차·시영아파트 전경 [사진=추진위 제공]

▲청전주공1차·시영아파트의 입지적 장점은 무엇인가


제천의 구도심으로 이동할 수 있는 대중교통과 아이들이 통학할 수 있는 학교, 생활에 밀접한 편의시설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청전·시영아파트가 위치한 청전동 일대는 인구가 밀집된 도심지역 중 하나로 직주근접성이 높은 곳이다. 또 제천의 관광명소로 잘 알려진 의림지와 근접해 있으며, 드림팜 랜드 조성에 따른 호재도 예상된다.

 

▲끝으로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재 재건축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과 향후 구체적인 계획, 재건축을 통해 지어질 아파트에 대한 청사진 등을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대단위 인원이 모일 수 없어 설명회나 공청회를 진행하지 못하는 실정이 안타깝다. 코로나 시국이 안정되면 재건축에 대한 홍보와 공감, 소통을 위해 입주민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특히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이 재건축에 대한 많은 관심과 근심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어르신들의 의견을 반영해 재건축을 진행할 계획이다. 조만간 입주민 여러분과의 소통 창구를 계획하고 있으니 꼭 뵈었으면 한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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