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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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증축형 리모델링 열풍이 불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1기 신도시에서 시작된 리모델링 열기가 지방광역시까지 확산되면서 각 자치단체들이 기본계획을 재정비하거나 수립하는 등 밑그림 마련에 나섰다.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서울시와 성남시다. 먼저 서울시는 지난 4일 ‘2025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 재정비안’에 대해 이달 19일까지 공람한다. 지난 2016년 기본계획을 수립한 지 약 5년 만에 타당성 검토를 거쳐 재정비에 나선 것이다.

이번 재정비안의 핵심은 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요예측과 공공성 확보에 따른 용적률 완화기준 마련, 사업 활성화를 위한 공공지원 강화 등이다.

먼저 시는 오는 2025년까지 시내 4,217개 단지 중 898곳에서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파악했다. 해당 단지들이 리모델링을 추진할 경우 상·하수도, 교통, 학교 등 기반시설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에 세대수 증가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형 공동주택 리모델링 운용기준도 수립했다. 공공성 확보를 통해 난개발을 방지하겠다는 게 골자다. 조합이 기반시설을 정비하거나 지역친화시설 등을 설치하는 경우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리모델링사업 활성화를 위해 사업비도 지원한다. 정비기금을 활용해 지원할 수 있도록 관계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조합 운영비와 공사비 융자 등 금융상품 개발에도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재정비안에는 업계의 우려가 높았던 ‘임대주택 의무건립’과 관련된 내용은 포함하지 않았다. 당초 시는 임대주택 등 구체적인 공공성 확보 방안에 대한 검토를 거쳐 이번 재정비안에 반영할 예정이었다. 임대주택의 경우 증가한 세대수에 따라 일정한 비율을 책정하는 방안이 유력했다. 하지만 일선 추진주체들의 반발로 섣불리 적용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 리모델링 현황 [그래픽=홍영주 기자]
전국 리모델링 현황 [그래픽=홍영주 기자]

성남시 역시 기본계획 재정비에 돌입한 가운데 의견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3월 고시할 예정이다. 시는 리모델링 추진 대상 단지를 2025년까지 294곳으로 파악했다. 이중 세대수 증가형은 137곳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기존 기반시설로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도시과밀과 이주수요 집중 현상을 막기 위해 허가 총량제를 도입한다. 2025년까지 2만2,657가구를 추진하되, 이 수치를 초과하면 허가 우선순위를 적용한다.

광주와 부산, 대구 등 지방광역시도 기본계획 수립 절차에 돌입했다. 광주의 경우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람·공고를 마치고 내달 중 고시할 예정이다. 부산에서도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용역업체 선정을 마쳤다. 해당 업무는 착수일로부터 10개월로, 내년 하반기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구도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연구용역비 4억원을 책정하는 등 행·제정적 지원에 나선다.

이처럼 대도심 자치단체에서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재정비하거나 수립에 속속 나서는 이유는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국내 리모델링 시장 규모를 지난해 17조2,900억원에서 2030년까지 3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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