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수표구역 [위치도=서울시 제공]
서울 중구 수표구역 [위치도=서울시 제공]

청계천 공구거리 재개발이 본격화한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구 중구 입정동 237번지 일대 ‘수표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구역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 변경 결정안’을 수정가결했다고 밝혔다.

이 곳은 조선 중기부터 궁궐과 관공서가 가까워 그 곳에 납품할 각종 물건을 만드는 장인들이 모여 자연스레 집성촌을 이룬 곳이다. 이후 일제강점기와 해방을 거쳐 1960년대 청계천을 중심으로 약 240곳의 공구상가가 형성돼 현재까지 청계천 공구거리로 불리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낡고 오래된 건축물이 밀집해 있고 화재와 안전에도 취약해 주거환경 개선 필요성이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지난 2010년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수표구역은2018년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면 철거형 재개발로 인한 공구산업 생태계 훼손과 기존 영세한 세입자의 내몰림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다 이번 정비계획 변경을 통해 청계천변과 충무로변 일부 건축물을 먼저 철거하고 대체영업장을 설치해 공사기간 동안 임시상가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세입자에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영업공간을 제공하는 한편 ‘공공임대산업시설 건립부지’를 기부채납하해 공사완료 전까지 공공임대산업시설을 조성하게 된다. 기존 도심산업과 영세한 세입자 등이 재입주할 수 있도록 단계적 정비와 순환형 이주대책을 반영한 것이다.

앞으로 공공임대산업시설 부지는 향후 세입자 등 입주대상자와 논의를 통해 용도와 규모, 임대료 등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수정 가결된 정비계획에 따르면 수표구역은 도심산업 및 영세세입자 보호대책과 함께 건폐율 50%(저층부 55%) 이하, 용적률 741.55% 이하, 높이 99.55m 이하의 업무시설을 신축할 수 있게 됐다. 또 건축물 내부에 옛길의 흔적을 담은 골목길과 미디어 아트월을 조성하고 가로활성화 용도와 연계하여 옛골목길 정취를 재현해 24시간 공공에 개방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세운지구와 을지로3가구역 재개발사업과 더불어 낙후된 청계천변 주변의 상권을 활성화하고 기존 도심산업 생태계와 영세한 세입자를 보호하는 상생·순환형 도심재개발의 선도적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노창 기자 par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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