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대규모 재건축구역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송파구 잠실5단지가 무려 3년 만에 교육영향평가 승인 결정을 받고, 미성·크로바는 스카이브리지 등의 문제로 1년 반 이상 발목을 잡았던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또 서초구 방배 신동아도 847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건축계획안을 확정했다. 장기간 사업이 정체됐던 강남 재건축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스피드 주택공급’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파구 잠실5단지 조감도 [자료=클린업시스템]
송파구 잠실5단지 조감도 [자료=클린업시스템]

▲잠실주공5단지, 3년여 만에 교육환경영향평가 해결 난제 풀려 사업 탄력 기대


잠실주공5단지가 재건축의 난제였던 ‘교육환경영향평가’를 해결함에 따라 사업 정상화가 기대되고 있다.

교육청 교육환경보호위원회는 지난 9일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사업에 대한 심의에서 교육환경영향평가 승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단지는 지난 2018년부터 교육영향평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무려 3년간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교육영향평가가 지속적으로 보류·재심의된 이유는 신천초 부지 이전과 기부채납을 두고 서울시와 교육청이 신경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교육청은 신천초 위치를 단지의 서측으로 이전하면서 부지를 늘려 기부채납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학교 부지를 과도하게 기부채납할 경우 임대주택 공급량이 줄어드는 만큼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조합은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교육청이 교육환경영향평가를 부당하게 미뤄왔다는 주장이었다. 법원에서도 교육청의 잘못은 인정해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의 판결에도 교육청과 서울시의 줄다리기는 계속 됐고, 교육영향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정비계획 심의도 지연됐다. 조합원들은 물론 정치권과 구청장까지 나서서 심의 이행을 요구했지만 교육영향평가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가 기존 입장에서 한발 양보하면서 물꼬가 터졌다. 이번 심의에서 교육청의 요구대로 초교 부지를 확보하는 내용으로 통과가 된 것이다. 신천초 이전예정지와 신설예정 초·중학교 부지를 각각 8,000㎡씩 확보하겠다는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잠실5단지의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확정되면 건축심의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 따라 준주거지역의 상업비율이 낮아지면서 사업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정비계획과 건축심의 등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교육환경영향평가 문제가 해결된 만큼 신속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자료=서울시]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자료=서울시]

▲미성·크로바, 건축심의 통과로 연내 착공 기대… 방배 신동아도 847세대 건설계획 확정


잠실 미성·크로바가 건축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연내 착공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는 지난 10일 건축위원회를 개최해 송파구 신청동 17-6번지 일대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사업에 대한 건축심의를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의 시공자인 롯데건설은 당초 스카이브리지 3개소와 미디어파사드, 커튼월 등의 특화설계를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시가 위화감을 조성하고, 분양가 상승이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로 설계변경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완·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장기간 사업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19년 상반기 이주를 마쳤음에도 설계안 미확정으로 2년이 넘도록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지난해에는 설계안에 대한 내부 갈등으로 조합 임원이 교체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조합이 시의 지적사항을 최대한 반영한 설계안을 마련하면서 심의가 급물살을 탔다. 이번 설계안에는 스카이브리지 1개소와 커뮤니티 라운지, 커튼월, 중앙공원, 실내체육관, 수영장 등의 고급화 방안은 유지했다. 또 롯데타워를 마주한 입지를 활용해 전체 14개 동에 6m 이상 필로티를 적용했다. 실내 층고도 보통 아파트보다 25~30㎝ 높인 260㎝로 개방감을 높이는 설계도 적용됐다. 초고층에는 롯데타워를 조망할 수 있는 펜트하우스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미성·크로바는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 306.59%를 적용해 1,850가구(임대주택 포함)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196가구는 3~4인 가구를 위한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한다. 층수는 지하3~지상35층으로 예정됐다.

 

서초 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자료=서울시]
서초 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자료=서울시]

서초구 방배 신동아도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재건축이 현실화하고 있다. 건축계획안에 따르면 서초구 방배동 988-1번지 일대에 위치한 방배 신동아아파트는 용적률 299.98%를 적용해 847세대(임대주택 포함)를 건설할 예정이다. 임대주택으로 59~84㎡ 규모로 110세대를 공급하는데, 배치·평면·입면·마감재 등이 분양주택과 동일한 소셜믹스를 도입한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스피디한 주택공급을 통해 서울시의 주택시장을 신속하게 안정화시키면서도 차별없는 양질의 임대주택을 공급해 소셜믹스를 구현했다”며 “세계적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친환경 건축계획을 통해 서울시민을 위한 공공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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