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도마-변동 재정비 촉진구역 일대 [그래픽=홍영주 기자]

死灰復燃(사회부연). 다 탄 재가 다시 불이 붙는다는 사자성어다. 사그라든 줄 알았던 대전 서구 도마·변동 재정비촉진지구의 재개발 사업 열기가 다시 타오르고 있다. 본래 이곳은 지난 2007년 8월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며 사업이 시작됐다. 무려 221만9,102.5㎡에 달하는 대규모 면적에 총 17개 구역이 재개발 각축전을 벌였다. 하지만 2000년대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정비사업도 침체기를 맞으면서 결국 지난 2015년 11개 구역이 일몰제로 사라지는 대규모 해제사태를 겪었다. 하지만 최근 ‘대·대·광’으로 일컬어지는 대전·대구·광주 일대의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도마·변동구역에도 정비사업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의지가 높아지며 정비구역 지정 입안 제안을 하는 등 여러 구역이 정비사업을 재추진하고 있다. 12구역이 지난해 3월 최초로 다시 구역지정이 되면서 재개발의 물꼬를 텄다. 뒤이어 4구역, 5구역이 지난해 말 함께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가장 최근엔 올 4월 13구역이 정비구역으로 돌아왔다.

도마·변동 재정비촉진지구 4·5·12·13구역 현황 [그래픽=홍영주 기자]
도마·변동 재정비촉진지구 4·5·12·13구역 현황 [그래픽=홍영주 기자]

▲정비구역 해제 후 ‘웰컴백’ 4·5·12·13구역 등 재개발 초입… 존치관리구역에서 정비구역 지정 노리는 2·6-1·15·16구역


정비구역 해제로 재개발 사업에 제동이 걸렸던 대전 서구 도마·변동 일대가 최근 정비구역으로 재지정되는 등 재개발 불씨가 다시 살아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해제 후 최초로 구역지정을 신청한 12구역만이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상태로 모두 사업 초입에 접어들었다. 4·5·13구역은 정비구역이 재지정된 후 추진위원회 단계로 조합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재개발 재추진 소식을 알린 곳은 12구역이다. 이 구역은 서구 도마동 166-1번지 일대로 면적은 9만9,928㎡이다. 여기에 지하3~지상35층 높이의 아파트 13개동 1,688가구를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지난 4일 시공자선정총회를 통해 GS건설·DL이앤씨 컨소시엄에 시공을 맡겼다.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로는 제이앤케이도시정비를 선정한 바 있다. 오는 2024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두고 있다.

12구역 조합 관계자는 “최근 시공자 선정 총회를 여는 등 사업 단계별로 순항 중”이라며 “올해 건축심의 제출을 마치고 내년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4·5구역은 지난해 말 함께 정비구역으로 재지정되며 사업 출발선에 섰다. 4구역의 경우 서구 변동 63-5번지 일대로 18만1,962.6㎡의 3구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사업장이다. 여기에 지하2~지상38층 높이의 아파트 21개동 3,296가구가 들어설 전망이다.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는 제이앤케이도시정비가 맡는다.

4구역 조합 관계자는 “지난 3월말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고 현재 지자체에서 추정분담금 프로그램 입력을 검토 받고 있는 중”이라며 “이후 조합설립 동의서를 징구해 올해 안에 조합 설립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5구역도 15만7,572㎡의 대규모 구역으로 서구 도마동 75-6번지 일대에 위치했다. 이곳에 지하2~지상38층 높이의 아파트 2,874가구를 건설할 예정이다. 지난 6월말 주민총회를 열어 정비업체를 선정하는 등 조합설립을 준비 중이다. 지난 4월 추진위원회를 승인받았다. 지난 6월 25일 열린 총회에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로 제이앤케이도시정비가 선정됐다.

가장 최근 정비구역으로 재지정된 13구역은 서구 도마동 317-139번지 일대로 면적은 17만8,107.4㎡이다. 도마·변동구역 중 세 번째 규모로 꼽히는 대규모 사업장이다. 용적률 264.51%를 적용해 지하3~지상33층 높이의 아파트 3,210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다. 지난 4월 정비구역지정, 6월에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최근에는 설계자,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세무·회계사무소 등 협력업체 선정 절차에 돌입하면서 사업 시작단계에 있다.

정비구역 지정을 노리는 등 사업을 재추진 중인 구역들도 있다. 지난 2015년 존치구역으로 변경되면서 재개발이 암초에 부딪혔던 2·6-1·15·16구역이다.

2구역과 6-1구역은 이미 구역지정 신청을 마치고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구역은 지난 2월 서구청에 입안제안을 하고 협의 중에 있으며, 15구역은 7월 주민 동의서 징구를 목표로 사업 진행 중이다. 두 구역은 당초 12만5,215㎡, 11만9,525㎡가 계획됐다.

도마·변동 재정비촉진지구 1·3·6·8·9·11구역 현황 [그래픽=홍영주 기자]
도마·변동 재정비촉진지구 1·3·6·8·9·11구역 현황 [그래픽=홍영주 기자]

▲해제 피한 6개 구역, ‘도마e편한세상포레나’로 재탄생 알리는 8구역 등 대다수 마무리단계


기존 사업 진행 구역들은 대다수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러 재개발을 매듭짓고 있다. 특히 8구역은 DL이앤씨·한화건설 컨소시엄의 ‘도마e편한세상포레나’로 도마·변동지구에서는 처음으로 일반 분양까지 마쳤다.

서구 도마동 179-30번지 일대 10만2,769.1㎡규모의 8구역은 최고 34층 높이의 아파트 20개동 1,881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2019년 10월 일반분양을 마치고 착공에 돌입했다. 지난 1일 관리처분계획을 변경하며 사업 내실을 다지는 등 마무리를 준비 중이다.

도마·변동의 최대면적을 자랑하는 3구역은 서구 변동 9-4번지 일대의 19만2,861㎡에 3,463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조성한다. 지난 2017년 1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사업시행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시공자는 지난 2018년 포스코건설·현대건설·GS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서구 도마동 145-8번지 일대의 11구역은 7만6,249㎡의 면적으로, 지하4~지상35층 높이의 아파트 11개동 1,558가구를 계획했다. 지난 2월 철거를 시작해 7월 내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공자는 지난 2017년 호반건설이 선정됐다. 지난 5월 말 조합원 동호수 추첨을 마치고 6월 24일 건축면적 수정을 골자로 사업시행계획을 변경했다. 당초 올해 안에 분양을 계획했으나 분양가를 두고 HUG와 조합의 이견차가 커 분양을 연기할 전망이다.

1구역의 경우 10만5,527.5㎡ 규모로 서구 가장동 38-1번지 일대에 위치한다. 지하2~지상38층 높이의 아파트 15개동 1,779가구가 건립될 예정이다. 지난 2019년 6월 사업시행인가, 2020년 9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올해 3월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을 시공자로 낙점했다. 1구역은 ‘힐스테이트더퍼스트’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 한다.

1구역 조합 관계자는 “시공자 교체 후 본계약 협상을 거의 마무리 짓는 단계”라며 “올해 11월 이주 시작, 내년 말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6구역은 서구 도마동 86-66번지 일대로 구역면적 2만8,898㎡에 총 533가구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2019년 5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같은 해 9월 계룡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했다.

9구역은 서구 도마동 181-1번지 일대로 면적은 4만4,402.4㎡이다. 여기에 용적률 275.39%를 적용해 지하3~지상34층 높이의 아파트 7개동 818가구가 건립된다. 지난해 11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올초 감정평가를 받고 관리처분인가를 준비 중이다. 시공은 한화건설·한진중공업 컨소시엄이 맡는다.

9구역 조합 관계자는 “지난 3일 관리처분계획 총회는 마치는 등 관리처분인가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며 “올해 12월 이주, 내년 5월 철거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마·변동 일대는 대전 2호선 트램과 충청권 광역철도 등 교통개발 호재를 끼고 있다. 2호선 트램의 도마역은 도마·변동지역 중심지에 개통될 예정이다. 또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29일 철도산업 심의위원회를 열어 충청권 광역철도 2단계 신탄진~조치원, 3단계 강경~계룡,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경기 동탄~청주공항 광역철도 등을 4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한 바 있다.

이호준 기자 leejr@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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